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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의 김지호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는 스스로 찾아옵니다.”

 

 

 

 

글 / 이부영 (스포츠둥지 기자)

 

      국제대학 스포츠 연맹(International University Sports Federation, 이하 FISU) 동계유니버시아드 부책임자로 근무하는 김지호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업을 갖고 있다. 전세계로 출장을 다니며 멋진 호텔, 리셉션 등 화려해 보이는 생활, 전 세계인이 즐길 유니버시아드를 준비하는 일. 하지만 그는 지금 일을 쉽지 않게 구했다. 영국 러프보로 대학시절 여러시험에서 낙제를 하기도 했으며 수십차례 국제스포츠 기구취업에 도전했었다. 그는 국제기구에 들어가기까지 대한민국의 체육인으로써 경험했던 솔직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공유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주관하는 국제기구에 몸담고 있는 그를 비가오던 지난 8월 24일 스위스 로잔에 소재해 있는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서 만나 국제스포츠人터뷰를 진행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FISU 구경에 따뜻한 커피까지 대접해주셨다. Ⓒ이부영

 

국제대학스포츠연맹, FISU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서 동계유니버시아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201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까지 개최도시가 결정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주된 업무는 첫째로 각 조직위원회와 교류하는 것입니다. 2013년 (이태리 트랜티노), 2015년 (스페인 그라나다), 2017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조직위원회와 대회 준비가 잘 될 수 있도록 관리, 통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회 준비를 하기위해서 FISU쪽에서 제시하는 최소요구사항(Minimum Requirement)과 대회마다 규칙서(Regulation)가 있는데 이것에 맞게 대회 준비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가이드 하고 통제하는 일입니다. 즉,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들과 이메일이나 회의를 통해 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며 조직위원회와 대회 준비가 잘 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코디네이트 역할을 합니다. 그외에 여러가지 다른 회의, 세미나와 더불어 조직위원회가 대회 준비, 운영 계획 및 수립을 보다 수월히 할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식전달프로그램과 관찰자(Observer) 프로그램이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많네요. 그렇다면 이 많은 일들을 몇 명이서 진행하고 있습니까? 듣기로는 FISU직원이 100명이 못 된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다. 저희 FISU직원은 약 30명쯤이며, 동계유니버시아드는 저 포함 두 명이 맡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팀은 두 명 뿐이지만, 대회 때는 FISU직원들의 하던 업무가 대부분 바뀝니다. 예를 들어, 교육 부서에 있는 사람은 주로 FISU 포럼 관련 업무를 보지만 대회때는 의전(Protocol)이나 개•폐회식, 메달 수여식 등을 맡습니다. 직원들이 여러 대회를 통해 경험이 많아 대회가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이번 하계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 저는 9개의 종목을 맡았습니다. 종목은 다르지만 운영방식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경기장을 점검하고, 배정된 종목 회의에도 참석합니다. 물론 전체적인 대회 진행은 저희 부서에서 관리 합니다. 대회가 종료되면 대회에 투입됐던 직원들은 본인이 맡았던 업무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해당 대회 부서에서는 그 자료들을 취합해 조직위에 보내줌으로써 부족한 점, 개선점 등을 공유합니다.
 저희는 하나의 팀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FISU 동계유니버시아드 부서는 조직위원회와 국제연맹, 해당경기연맹과 함께 조율하며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떻게해서 FISU에서 일하게됐나요?
 다른 직원들에비해 저는 정말 특이한 경우 였습니다. 열심히 문을 두드렸더니, 결국 그 문이 열리더라고요. 영국에서 러프보러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와 대한바이애슬론연맹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3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평창 바이애슬론 월드컵대회가, 2009년 평창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의 테스트대회가 열렸는데 국제업무를 했던 것이 결국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 아마 그때 일을 많이 배웠던 것 같고, 당시 국제연맹직원들과의 만남이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 때 대회를 통해 알게된 지인을 통해 FISU에 지원하게 되었고, 간절한 마음에 FISU사무총장님께 인턴을 하고싶어 메일에 이력서를 보냈으니 확인 해 달라는 전화까지 걸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전화까지 하는 정성을 긍정적으로 받아주셨는지, 2주 후 에 다시 연락하라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정확히 2주 후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사무총장님은 웃으시며 인턴을 해도 좋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 그렇게 FISU에 2009년 8월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본인이 노력해야 해요.” Ⓒ 이부영

 

FISU에 일하면서 어려운 점을 없었나요?
제가 잘못하면 한국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가 형성 될 것 같아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했습니다. 동계스포츠 관련 경험이 있어 오자마자 관련 된 일을 했지만 인턴에게 주어지는 업무는 정말 간단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기구까지 왔는데, 그냥 허투루 여행이나 다니며 인턴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복사와 같은 소일거리들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겠다 싶었는데 잘 둘러보니 시간이 없어서 못 하고 있던 일들이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지하창고에서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데이터를 모아 동계유니버시아드 관련 통계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 동안의 노력 끝에 동계 전 종목 통계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일을 하다 피로하다 싶으면 회사를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직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차가워만 보이던 직원들이었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따뜻한 사람들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점차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찾아서 일을 하다보니 상사도 조금씩 일을 더 주기 시작했고 6개월차 되던 달에는 출장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보니 더 배워보고싶어 인턴종료 3개월 전 쯤 사무총장님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정직원이 되고싶다고 의사를 표했더니 사무총장님은 아직 3개월이나 남았다고 웃으시며 한 달이 지난 후 다시 찾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성실히 일하는 모습들을 직원들이 잘 봐주었는지, 사무총장님은 저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스위스에 있는 많은 국제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취업하는데 특별히 까다로운 점이 있나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증명할 수 있다면 까다롭지 않습니다. 이 말은 영어만 잘 한다고 국제기구에 갈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스위스 정부에서는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최대한 스위스 사람을 고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특별히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회사측에서도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일을 하는데에 있어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관련된 직,간접적인 활동들을 다양하게 해 봐야 합니다. 국제기구에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미디어, 방송, 스포츠, 도핑 등등이 있기 때문에 체육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혹은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 체대생이라도 충분히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 사무직이 아니더라도 국제 심판 혹은 안티도핑관련으로 국제대회에 참여할 수 있으니 지속적으로 방법을 모색했으면 좋겠습니다.

 

효율적인 취업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무작정 트랜드만 따르지 마세요. 남들이 한다고 따라하지 말고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관련된 기사, 책도 읽어보고 관련된 활동도 해보세요. 아직 뭐가 하고싶은지 결정을 못 한 친구들은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가능하다면 선견지명을 가지고 아직 남들이 손 대지 않은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아가 스포츠 관련 직업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포츠 하나 정도는 사랑해야 하고, 경기장에서 자주 경기도 보며 분석하려는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자원봉사로 참여하게 된다면 무작정 주어진 일만 처리하고 끝내려 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예를들어, 경기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 관객들의 반응, 심판들의 모습, 전광판의 구성,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에러사항 등에 관심을 갖고 본인이 느꼈던 점들을 한 장의 레포트로 작성해 해당 대회 조직위원회에 제출하는 방법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열심히 하면 기회가 찾아옵니다. 기회는 그렇게 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를 하며 형성했던 네트워크들이 나중에 분명 긍정의 화살로 돌아올 것입니다.   

 

 

NEST 국제스포츠리더 파이팅! 이부영

 

 

항상 물음표가 있어야한다. 중요한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필요한 존재가 되야한다. 무엇이 필요한지 잘 파악 하고 고민해보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김지호씨. 그와의 인터뷰 후 한가지는 확실해 졌다. 앞으로 자원봉사를 할 때 혹은 직장에서 ‘할 일이 없어!’ 라는 말은 진실, 사실이 아니라 바로 내가 느끼는 투정이라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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