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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유리 천장을 뚫어라]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 개강식을 다녀오다.

 

 

글 / 권순철 (스포츠둥지 기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유리 천장. 여성들 또한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 천장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스포츠계에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유리 장벽을 뚫기 위해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부터 시행되는 재단사업인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 과정’의 개강식이 8월 3일 올림픽파크텔 런던홀에서 개최되었다. 개강식에는 여성 스포츠 리더 과정 교육생 13명과 송강영 재단 이사장, 양구석 팀장이 참석하였다.

 

 국민의례로 개강식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송강영 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송 이사장은 “토요일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 교육에 참여해 주어 감사하다. 다들 귀한 시간 낸 만큼 바라는 것들이 있을 것인데,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교육생들에게 환영의 인사말을 건네었다.

 

송강영 이사장의 인사로 개강식이 시작되었다. ⓒ 권순철

 

올해 부터 시행되는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 어떻게 추진되었나?

여성의 고학력화, 사회 각 분야의 여성진출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 활동의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여성 경제 활동 현황은 저활용,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

특히 스포츠 분야의 경우 축구, 복싱, 유도, 레슬링, 스키점프, 역도 등 거의 모든 종목에 여자 부문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종합대회 종목 남녀 구성 비율이 거의 동등하고 올림픽 전체 메달 수의 32.4%가 여자 부문에서 올린 성과이다. 하지만 전체종목 대비 여자부문 구성 비율 및 국내 여자선수들의 역대 성과와 비교하면 여성지도자, 주요 체육 단체 임원 및 국제경기대회 선수단장 배출사례는 미미하다.

 

역대 올림픽 국가대표 여성 지도자 및 본부임원 수 ⓒ 체육인재 육성재단

 

- 사업의 필요성

이런 실정을 파악한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는 스포츠계의 여성 대표성 제고와 여성 인력 활용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생각되어 이 교육과정을 개설하게 되었다. 특히, 여성 스포츠 인재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사회변화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여성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여성 스포츠 지도자 배출을 목표로 삼고, 스포츠계에서 여성들 간의 유대성 강화 또한 꾀하였다.


- 사업 목적 및 내용

 위 사업의 목적은 국제 및 국내 스포츠분야에서 활동할 여성 리더의 육성이다. 이 과정을 통해 국제심판, 지도자, 국내외 체육 관련 단체 행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가 배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스포츠 분야 전문가 육성 및 차세대 과정과의 연계를 통해 여성 스포츠 리더들의 사이에 네트워킹을 통해 여성들이 좀 더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운영 방식 및 교과목

성적우수자 중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교육생은 국제 스포츠 컨퍼런스 및 총회 참석 지원이 이뤄질 것이다. (차세대 1명 + 리더 2명) 재단 유관사업과 연계 교육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교육생들의 열의 또한 대단할 것이다.

교과목의 경우 1기인 만큼 선행사례가 없으므로, 교육생들의 선호 과목으로 구성되었다. 이날은 ‘여성 스포츠계의 현황과 발전과제’, ‘소통리더십 이론과 실전’, ‘대중연설/PPT 발표능력 향상’ 수업이 진행되었다. 국내 최고의 강사진들이 양질의 강의를 선보였다.

 

- 교육생들의 기대

Q. 위 교육에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요?

김나라 - 국제 여성 스포츠 임원으로 진출하고 싶어서 위 과정을 듣게 되었다. 개인으로 혼자 하면 안 되니까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 내가 열심히 하면 재단이 뒷받침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교육 외에도 재단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서, 국제 스포츠 정책 관련 교육과정 또한 개설해 주길 기대해 본다.

 

Q. 여성 스포츠 리더로서의 장점?

김나라 -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은 남성이 가지지 못한 부드러움이라 생각된다.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면 리더로서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성 리더는 이제 막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장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성 리더가 많이 배출 되어서 스포츠계에서 음과 양의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교육생들의 포부

교육생들의 자기소개 및 인생 설계 발표 또한 있었다. 미리 준비해 온 만큼 교육생들의 포부 또한 대단하였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13명 교육생의 자기소개 및 포부를 들어보자.

 

 

좌측 이윤영 / 우측 김나라  ⓒ 권순철

 

 

이윤영

나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5년을 지낸, 아이스하키 1세대이다. 운동하면서 여자 선생님께 배워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여자 선생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지도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에 여성 스포츠계 선배님들을 알 기회가 없었으며, 접할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 교육과정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어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배님들과 교류하고, 많이 배울 것이다.

현재 평창 올림픽 조직위 재직 중이다. 올림픽때 아이스하키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 장기 목표는 5년 내 올림픽 성공적 유치가 목표 및 역량 강화를 통해서 국제연맹 진출하는 것이 내 장기 목표이다.


김나라

나는 체조 선수출신이다. 이 자리에 계신 박찬숙 선생님은 동경의 대상인데,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 늘 넘치는 에너지로 여러분들의 기쁨조가 되어드리겠다!

실기 적으로 많은 것을 가졌지만, 이론적으로는 많이 부족한 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체육대학교 졸업 후 미국에 가서 많은 공부를 했지만, 막상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보니 대인관계에 대한 목마름이 많았다. 이 과정을 통해 이런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현재 한국 스포츠계에서 여성들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 여성 스포츠인들이 많이 나와서 서로가 밀어주고 끌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부터 정신 차리고 좋은 위치에 있어야 많은 친구와 선·후배들을 끌어 줄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지원하였다. 사람 만큼 좋은 재산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20년 동안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노력하겠다. 선생님들께 많이 배우고 싶다. 소통이 중요하니, 부족하거나 가르쳐주시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

 

좌측부터 박명숙 - 권미경 - 이연정 ⓒ 권순철

 

 

박명숙

나는 탁구 선수 출신이다. 현재도 일주일의 반은 탁구 가르치고, 반은 행정직 업무를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 교육과정이 생겨 다시 나를 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아 지원하였다.

나는 목표를 크게 3가지로 구성해 보았다.

1. 나의 1차 목표는 내년 5월에 뉴질랜드에서 대회가 있는데, 11월 30일이 등록 마감일이다. 한국에서도 50~60명 참여하는데 등록이 문제없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참가 선수단을 잘 인솔해서 다녀오는 게 목표다.

2. ‘2014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세계베테랑탁구대회’ 의 개최지를 결정하는데, 이 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3. 가장 큰 목표는 현재 국제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레프리에 도전할 것이다. 레프리의 경우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기초가 없다 보니 힘들고 언어의 장벽에 계속 부딪힌다. 하지만 학생인 아들보다 주부인 엄마가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남편이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권미경

나는 15년 동안 탁구 선수생활을 하였다. 국제심판 활동 중인데,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레프리 자격 취득이 최종목표여서 영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이번 교육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 엑기스만 쏙쏙 뽑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이연정

나는 골프선수이다.이렇게 훌륭하신 분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커리어우먼과 가정주부를 병행하기가 힘들지만, 잘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내실을 쌓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다. 1기 모임에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현지원

나는 당구선수이다. 당구는 나이제한 크게 없어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구 선수들은 감독이나 코치가 없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서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되고자 해서 지도자 길을 가고 있다. 지도자를 하면서 준비를 해오는 과정 중에 이런 교육이 있다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이 교육을 통해서 여성 스포츠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


이희문

나는 여성 리더 육성 과정의 막내이고, 조정 선수 출신이다. 내 꿈이 우리나라의 최고의 여성 리더분들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라 리더 과정에 지원하였는데 합격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현재 용문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조정 선수 출신으로 교사가 된 만큼 조정을 통해 학생들의 체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목표를 크게 단기와 장기로 잡아보았다.

단기목표 - 8월 25일부터 세계조정대회 성공리에 개최되길 조정인으로 기원한다.

장기목표 - 애착을 가지고 지도했던 제자가 서울체고 3학년에 있다. 이 친구뿐만 아니라 많은 조정 후배가 세계적인 조정대회에 진출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좌측부터 윤영주 - 정성숙 - 김소희 ⓒ 권순철

 

윤영주

나는 골프 선수다. 이연정 프로의 소개로 이 교육과정을 알게 되어 지원하였다. 골프의 특성상 한가지 생각만 깊게 하다 보니 다른 종목들과 어울리지 못했었다. 이번 기회에 다른 종목 선수들과 어울리고 싶다.

현재 골프를 시작한 지 28년 되었다. 17년 동안 골프만을 위해서 운동했었는데, 아픔이 많았던 종목이었다. 나는 왼손잡이였는데, 그때 당시 왼손잡이 클럽이 없어서 오른손잡이로 연습을 하여야 하여서 2~3배 훈련해야 하었다. 그리고 성적이 좋았을 때, 교통사고 후 지도자의 길로 전환하게 되었다. 처음 지도자가 되었을 때 내 것은 잘 치는데, 다른 사람이 잘 치게 해주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미국에 가서 더 공부하고 왔다. 많은 후배에게 잘 칠수 있는 방법을 더욱 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기회에 참여하게 되어서 행복하다.


정성숙

나는 유도 선수다. 내 삶을 되 돌아 보면 목표가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중1 때 목표는 이기는 것이었다. 유도를 시작한 지 2년 동안 한 번도 못 이겨봤다. 그래서 1회전 통과 후, 2회전 통과와 같이 단계적인 목표를 잡아서 성장하였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다 보니 하는 만큼 성과도 잘 나왔었고, 최종 목표인 교수도 되었다.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현실에 안주할 무렵, 재단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교육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정해서 앞으로 나아 갈 생각이다. 현재 교수이지만, 한 부분에만 전문가이지 다른 분야에는 많이 부족하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많이 배워 가겠다.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다.


김소희

나는 빙상(쇼트트랙) 선수다. 이론과 실무가 접목된 여성스포츠 리더 상에 대한 궁금증에 이 과정을 지원하게 되었다. 나는 목표를 단기-중기-장기로 잡아보았다.

단기적 목표 : 이 과정을 잘 이수하여 여성스포츠 리더로서의 지식 습득 및 현재 연구원으로 활동 하고 있는데,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위치까지 상승하는 것이 목표이다.

중기적 목표 :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유치에 일조하고 싶다. 특히, 우리 선수들이 판정시비에 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기적 목표 : 여성스포츠 리더로서 활약하고 싶다.

 

 

좌측부터 임오경 - 박찬숙 ⓒ 권순철

 

임오경

나는 핸드볼 선수이다. 어릴 적부터 한우물(핸드볼)만 팠다. 여성이 구기 종목에서 지도자까지 되는 것은 너무 험난한 길이었다. 나의 마지막 꿈은 항상 금메달이었다. 금메달만 획득하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꿈만 꿨었다.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학업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처럼 끊임없이 목표를 세워 지내다 보니 성공이 뒤따라 왔다. 하지만 여자여서 한계점을 느낄 때도 잦았다. 특히 20대에 임신했을 때는 정말 여자로 태어 난 것이 가장 후회되기도 하였다.

현재 내 이름 앞에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있다. ‘최초’가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롤모델도 없고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힘든 과정에서도 잘 헤쳐나가는 중이다. 왜나면, 내가 잘못하면 여자 후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목표 : 내 꿈은 양지와 음지에 있는 선수들 간의 중간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고 싶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개척하고 싶다.


박찬숙

나는 농구선수 출신이다. 여자팀 감독으로서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후배들이 다 이뤄주길 바란다. 훌륭한 여성 감독이 배출되길 기대해 본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은 다 경기인이다. 경기인 출신들이 서로 더 많이 신경 쓰고 챙겨주어야 한다. 1기 생으로서 같은 가족이 되어서 매우 기쁘고 반갑다.


 

여성 리더들 답게 ‘화이팅’보다는 귀여운 ‘브이’ ⓒ 권순철

 

 

13명의 자기소개와 인생설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정말 이력들이 화려 했으며, 포부 또한 대단하였다. 대부분의 교육생이 이런 교육과정 개설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교육과정을 통해서 타 종목 스포츠 스타들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주를 이뤘다.

 

이런 교육 과정을 통해 여성 스포츠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해 본다. 스포츠 계에서도 여성들이 활발하게 활동 한다면, 한국 스포츠계의 국제적인 경쟁력 뿐만 아니라, 'NEST POWER' 또한 강력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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