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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학스포츠 人터뷰-1] 대학배구의 새 꽃이 피었습니다 - 경기대 신입생 정동근

 

 

글 / 김선우 (스포츠둥지 기자)

 

 

         대학배구에도 새 봄이 왔다. 코트에 첫 선을 보인 새내기. 봄을 알리는 생명들의 소생만큼 대학배구에 풋풋함을 주며 프로배구 시즌 마무리로 인해 허전했던 팬들을 즐겁게 해준다. 지난 겨울동안 마치 새로운 새싹이 자라나듯 신입생들은 새로운 팀을 꾸리고, 많은 이들 앞에서 새롭게 선다. 봄을 닮은 대학배구. 어느 봄 날, 봄과 같은 ‘대학배구’와 새싹 같은 ‘신입생’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대학스포츠 人터뷰’가 시작되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 3월 말에 열린 ‘2013 삼성화재배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경기대학교 배구부의 새로운 얼굴, 라이트 포지션의 정동근이다. 지금부터 그와의 첫 번째 ‘대학스포츠 人터뷰’가 시작된다.

 

 

정동근 선수의 프로필과 뇌구조 ⓒ김선우

 

 

[배구선수 정동근]

Q. 이 기사를 읽고 있을 분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송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번에 경기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13학번 신입생  1학년 정동근이라고 합니다. 포지션은 라이트입니다. 제 소개가 너무 밋밋한가요? 팀에서 매력적인 엉덩이를 맡고 있는 정동근입니다. 각인 제대로 되었나요?(웃음)

 

Q.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처음부터 정식 배구부로 시작을 한 것은 아니고 CA(클럽활동) 시간에 우연한 계기로 배구부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배구를 하게 되었네요.

 

Q. 지금까지 배구를 해오면서 후회가 된 적은 없었나요?
사실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어쩌면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후회한 적이 많았을지도 몰라요. 제가 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만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스트레스 또한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주로 운동이 잘 안되거나 다쳤을 때, 허리 수술을 했을 때 등 배구에 대한 꿈에 고비가 찾아올 때 후회를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바로 부모님이었어요. 부모님이 제가 배구를 잘 할 수 있게 정말 많이 고생하시고 늘 응원해주시거든요. 그게 부담감이 되는 게 아니라 자부심이 되고 더 노력하게 되는 계기라고 생각해요.

 

 

정동근 선수 사진 ⓒ김선우

 

Q.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 하는 것과 보완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포지션은 라이트이지만 수비에도 자신이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라이트는 공격적인 면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점프에 대해서 보완하고 싶어요. 대학교는 고등학교 때보다 네트 높이도 높고 대학교에 와서 체중이 늘어나 점프가 낮아졌거든요. 그래서 현재 다이어트 중인데 이를 보완하고 싶어요.

 

Q. 자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저는 지금 저희 선배들이 롤모델이에요. 아직 대학에 들어온 지 별로 되진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의 생활과는 정말 다른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런 과정들을 다 견뎌낸 선배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운동 면에서도 그렇고 생활면에서도 정말 자기관리들도 잘 하시고 저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Q. 배구선수로써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요?
무조건 정상이죠. 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게 욕심일수도 있겠지만 바로 정상을 보는 게 아니라 최종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목표를 세우는 스타일이에요. 예를 들면 그 시기 시기마다 동료나 선배들 중에 닮고 싶거나 따라 잡고 싶은 사람들을 제 마음 속에 목표로 세우고 더 열심히 해서 이루는 타입이에요. (지금 목표는 누구인가요?) 쑥스럽지만 명근이 형(경기대 배구부 3학년 레프트 송명근)이요.

 

 

[지난 나의 10대 시절]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 유스 선수권 대회에 대표로 갔었어요. 그 대회에서 4강안에 들어야 올 해에 열리는 세계 유스 선수권 대회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바로 그 티켓이 걸린 인도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접전을 펼쳐서 세트스코어 3대 2로 이겼거든요.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매우 짜릿하고 설레요.

 

 

2012 아시아 유스 대회 사진 ⓒ이란배구협회

 

 

Q. 송산고 재학 당시 주장이었는데 본인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떤가요?
저는 리더란 ‘솔선수범의 실천’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악당 역할을 했어요. 후배들에게 다소 엄격한 선배였거든요. 그런데 다 같이 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대신 후배들 앞에서 한 말에 대해 저 또한 책임지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어요.

 

Q. 고등학교 재학 당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년에 학교에서 한양대를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진행하신 ‘사실모(사랑의 실천 모임)’ 행사가 있었는데 매우 좋았어요. 한양대를 졸업하신 선수 분들 중 프로에서 활약하고 계신 각 포지션의 선배님들이 다 오셔서 지도를 해주셨거든요. 정말 많은 부분들을 배웠고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좌식 배구 등 여러 곳에서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송산고 사실모 행사 사진 ⓒ뉴시스

 

 

[새롭게 맞이한 나의 20대의 시작]

Q. 이번 춘계대회 때 대학배구 데뷔전을 했는데 어땠나요?
사실 대회 시작 전에 연습 기간 동안에는 잘 안 되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실전 경기에서는 우려했던 것 보다 잘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어요. 결승전 때 활약을 많이 못해서 아쉬운데 리그전 때 아쉬운 부분까지 채우고 싶어요.

 

Q. 이번 춘계대회 때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사실 이건 비밀이지만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고학년 형들이 팬 분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인데 늘 부러웠거든요. 원래는 일찍 버스에 타서 그 모습들을 지켜봐왔는데 대회가 끝나갈 무렵쯤엔 팬 분들에게 인식이 되기 위해 일부러 제일 늦게 버스에 탔어요. 그래서 팬 분들이 사진요청도 하시고 해서 감사드렸어요. 지금 생각하니 쑥스럽네요. 그런데 이젠 깨달았어요. 제가 열심히 하고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면 자연스레 팬 분들이 인정해주신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젠 버스 주위를 서성이지 않으려고요.(웃음)

 

Q. 대학배구는 현재 홈 앤드 어웨이 리그제 3년차를 맞이하였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홈 앤드 어웨이 같은 방식의 대회는 대학에 와서 처음 해보는데 저는 좋은 거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회 시간이 평일 오후라 매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주말에도 경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주말에 하면 저희 휴식시간은 줄지만 그만큼 주말이라는 이점으로 더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신다면 휴식을 반납하더라도 더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대학 새내기로써 포부가 남다를 것 같은데 올해의 목표와 각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일단 팀 목표는 올 해 있는 대회에서 전관왕을 하는 게 목표에요. 전관왕을 넘어서 무패행진도 이어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로는 신인상을 꼭 받고 싶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죠?

 

 

프로필 작성중인 정동근 선수 ⓒ김선우

 

 

Q. 써주신 프로필에서 ‘나에게 배구란 ㅇㅇㅇ다.’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장기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늘 함께 해 와서 그런지 배구는 제게 ‘아버지’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배구가 제 인생에서 차지하는 부분과 인식되는 면에서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데 제게 아버지도 이런 존재시거든요.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시는 존재. 그래서 ‘아버지’라고 적었어요.

 

Q.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제가 아직 일학년이라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인정해주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경기대학교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는데 항상 감사드리고 저도 많이 지켜봐주시고, 꼭 배구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잘 하겠습니다.

 

Q. 오늘 인터뷰를 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뉴스 같은데서 잠깐씩 인터뷰해 본 적은 있어도 이런 심층적인 인터뷰는 처음 해봐서 매우 새로웠어요. 그리고 굉장히 재밌었어요. 오늘 인터뷰의 주제가 새 학기를 맞이한 신입생이었다고 들었는데 제가 신입생들을 대표해서 인터뷰 한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제 속마음을 말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인터뷰하면서 깨달은 부분들도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정동근 선수 ⓒ김선우

 

 

 이렇게 첫 번째 ‘대학스포츠 人터뷰’가 끝이 났다. 정동근은 지난 춘계대회에서 신입생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활약을 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대학배구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는 그는 스스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춘계대회 MVP도 아니었으며 대학배구의 1인자도 아니다.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아직 신입생인 그는 훗날 MVP도, 대학배구의 1인자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의 눈빛을 지닌 선수였다.

 

  많은 이들은 춘계대회 내내 ‘경기대 배구부의 18번 선수’에 대해 궁금해 하였다. 이것이 바로 ‘대학배구와 신입생’이라는 주제에서 주저 없이 대상을 정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왜 이리도 많은 이들이 그를 궁금해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그는 앞으로도 보여줄 게 더 많은 선수였다. 춘계대회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대장정의 레이스인 ‘대학배구리그’가 시작되었다. 리그에서도 그는 꿈에 더욱 다가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경기에 임할 것임을 스스로 약속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가 좌우명이라는 그가 앞으로도 배구에 대한 열정이라는 자양분을 받아 한층 더 성장해 대학배구라는 땅 위에서 개화(開花)할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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