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우승’이라는 플래카드가 반겨주는 학교.
“핸드볼,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며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학교.
이번에 만나볼 ‘학교운동부’는 교장선생님부터 학생까지 핸드볼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 있는
‘인천 효성중학교’ 입니다.
Q. 이준희 교장 선생님께서는 언제 부임을 하셨는지요?
2007년 3월 1일부로 효성중학교 10대 교장으로 부임을 하였습니다.
평교사 때는 수학전공으로 운동과는 관련이 없었는데, 교감시절 씨름부와 럭비부가 유명한
부평중학교에서 3년간 근무 하면서 운동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효성중학교 발령을 받고 오니 핸드볼 명문 학교로 예전보다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효성중학교 핸드볼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효성중학교 핸드볼부는 2006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한 아주 강한 팀입니다.
1982년 개교와 함께 창단이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15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되었으며,
현재는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감독 선생님이 효성중학교 4회 졸업생으로
핸드볼부의 선배이며, 코치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있을 때보다 관심과 애착심을 가지고 지도를 하고 계시죠.
Q. 핸드볼부는 정규 수업을 모두 이수하고 있는지요?
예전만해도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운동을 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학생들
수업 이수를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대회가 있을 때나 견학을 할 경우에는 오전 수업만 하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학교에서 6교시를 모두 이수하게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Q. 핸드볼부가 공부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힘들지요. 학생선수들이 체력 소모가 엄청납니다.
주로 뛰는 운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죠.
아침 훈련 후 수업에 들어가게 되면 조는 학생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효성중학교 출신들이 국제적으로 나가있는 선수들이 많고, 현재 학생 역시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영어는 절대 게을리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Q. 핸드볼부를 위한 별도 교육과정이 있는지요?
핸드볼부 내에서는 감독님이 ‘공부하는 운동선수’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독서, 한자, 토론 교육을 매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험을 보기도 하죠. 공부하는 운동선수는 운동부 우수사례로 채택이 되기도 했습니다.
Q. 핸드볼 연습장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훈련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주시고 계신지요?
역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대지에 많은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 뒷편이 녹지라 규정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른 학교의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3년 연속 우승 및 여러 지인과 해당 지역 국회의원과의 면담을 통해
학교 뒷 편 창고가 있던 자리를 야외 연습장으로 구성하고 있는 중이며, 올해 완공이 될 계획입니다.
작년에는 체력단련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학생선수들이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놓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신관 옥상에 핸드볼부 학생 선수를 위한 휴게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훈련복을 갈아입거나 잠시 쉴 공간이 없었는데, 교육청에 신청하여 마련할 수 있었죠.
Q. 연습장도 없이 다른 체육관을 빌려서 훈련을 하는데도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가장 큰 요인은 감독, 코치가 학생들과 호흡이 맞아 열심히 지도하고 훈련이 진행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또 하나는 인천지역에 있는 부평남초등학교의 감독 선생님이, 현재 감독 선생님의 부인이 되십니다.
그 분 역시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우승 주역으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감독 선생님께서 기초를 잘 다져주고, 우리 학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지도를 하는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Q. 교장선생님께서 앞으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핸드볼 명문학교로서 효성중학교 출신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감독과 코치들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학생선수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해서 대학에 진학해 열심히 선수생활을
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지도자의 길도 걷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이죠.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 효성중학교 핸드볼부의 선배로서, 그리고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임용고사까지
보는 열정을 가진 김용구 감독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공부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해 운영중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김용구 감독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효성중학교 4회 졸업생으로, 효성중학교에서 핸드볼 선수로서 학교 운동장에서 뒹굴고 수업받고,
뒷산을 뛰어다니며 운동을 했죠. 이후에 한국체육대학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졸업해서,
지도자의 뜻을 갖고, 체육대학교에 다시 가서 선수들을 3년 정도 지도를 했습니다.
중학교 체육선생님이 되고자 모교인 효성중학교에 와서 공부와 지도를 병행하면서
임용교사를 통해 10년 전에 정식 부임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학교의 체육교사로 재임하다
2006년부터 효성중학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핸드볼부의 학년별 구성 및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요?
핸드볼부는 1학년이 5명, 2학년이 4명, 3학년이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학생들의 대부분이 같은 지역에 있는 부평남초등학교 출신입니다.
보통 7시 50분까지 와서 8시 40분까지 아침운동을 하고,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3시 20분부터
운동을 할 수 있는 외부 체육관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후 4시부터 인근의 체육관에서 공을 가지고 하는 전문 훈련을 6시 반에서 7시 정도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학생선수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이제 입학한 학생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하지만,
힘들어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는데요, ‘절대 엎드려서 자지 말아라’라는 것입니다.
모든 선생님들에게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선수는 반드시 체크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죠.
그럼 그 아이는 운동을 시키지 않고 혼내는 등 공부 습관을 길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학생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운동선수다 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죠.
Q. 현재 감독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공부하는 운동선수’ 프로그램은 독서, 한자, 토론 등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핸드볼부 학생들은 월요일에는 책을 빌리는 날입니다.
아마 도서관에 책을 제일 많이 빌리는 아이들이 핸드볼부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 후 토요일이 되면 독후감을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일주일에 사자성어 여섯 개를 나눠주고, 하루에 한 자씩 아이들이 외우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토요일에 시험을 보고 잘 본 사람은 상품을 주고, 못 본 사람은 틀린 만큼
원고지에 다시 써서 제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하는 학생들이 순수하고 말을 잘 못해서 토론문화를 정착시켜주기 위해,
학생들끼리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주요 토의 주제는 운동에서의 과정, 선후배 관계 등으로, 이야기하면서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고, 그 때에는 모두 존칭을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Q. ‘공부하는 운동선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제 자신이 운동선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필요로 했고,
지도자가 되어서 반드시 해보고도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기초 틀이 잡히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라도 자기 나름대로 꾸준히 공부를 한다면,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학생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학생들이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는 아이들과 같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울산에 대회가 있었는데요,
대회 전에 학생들을 울산 바닷가에 데리고 가서, ‘너희들이 우승을 하면 선생님이 너희들을 데리고
다시 바닷가에 와서 불꽃놀이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해줄꺼다, 금메달을 걸고 오는 거다’ 라는 식으로
동기 부여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Q. 핸드볼 연습장이 없어 인근 학교의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요,
인근 학교의 협조는 잘 되는지요?
저희가 통상적으로 인근 세 곳의 체육관을 다니고 있는데요,
그 세 군데 학교의 선생님들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지금과 같은 성적은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쪽에서 저희들을 굉장히 많이 배려해주시고, 학교 행사가 있어도 ‘효성중학교 핸드볼부가
먼저 연습을 해야 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죠. 그 분들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죠.
Q.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하시나요?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국가대표’라고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꿈이 아닙니다. 선수로 활동하는 가운데 부수적인 활동 중 하나일 뿐이죠.
국가대표가 절대 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뭔가 구체적인 진로를 가지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핸드볼 경기장에서는 성난 호랑이와 같이 격한 몸싸움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평상시에는 여느 학생보다 조용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김정배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Q. 김정배 학생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효성중학교 3학년 김정배라고 합니다. 핸드볼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핸드볼 감독 선생님께서 제가 체격조건이 좋아 스카우트를 해서 핸드볼을 시작했는데요,
핸드볼이 비록 비인기종목이라고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핸드볼 하는 것이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Q. 정규수업도 듣고, 공부하는 학생선수 프로그램도 하는 등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감독 선생님께서 공부하는 것을 많이 도와주시고 계셔서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에요.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감독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도 하니 오히려 공부가 더 잘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Q. 부모님들은 핸드볼을 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초등학교 때는 좀 반대를 하셨어요. 운동 쪽 말고 공부로 가기를 원하셔서요.
하지만 지금은 좋은 성적도 내고,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하는 것을 더 좋아하시는 듯해요.
Q. 현재 연습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보다 훌륭하신 코치, 감독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운동을 하면서 파이팅도 많이 하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면서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는데요,
그러한 부분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희 팀이 뭉쳐서 열심히
하기 때문도 있죠.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커서는 핸드볼 국가대표가 되고 싶고, 조치우 선수처럼 해외에 진출 하고 싶은 것이 꿈이에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기본 자세와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인천 효성중학교’ 였습니다.
올해는 준우승에 머무르고 있지만, 내년에는 좋은 성적도 거둬서 공부와 운동 모두 1등을 차지할 수 있는
학교운동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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