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성수 (스포츠둥지 기자)
스포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승리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스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이제 스포츠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다양한 볼거리로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것도 이젠 화려해졌다. 과거에는 선수들이 경기 시간에 맞춰 경기장에 입장하면 관중들이 박수를 쳐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웅장한 음악이나, 조명 효과 등을 사용해 선수들의 등장을 좀 더 멋지게 하여 분위기를 극대화 하고 있다. 선수들의 입장 모습까지 또 다른 볼거리가 되어 있는 현대스포츠. 현대스포츠에선 선수들의 입장 모습을 어떻게 꾸미는지 알아보자.
SK와이번스 선수들의 입장 모습 선수들은 위닝 로드라 불리는 곳에서 팬들과 하이파이브 뒤
자신의 위치로 향한다. ⓒ김성수
프로야구 팀들의 입장 모습은 보통 멋진 음악과 함께 1회말 수비를 하는 홈팀 선수들이 한꺼번에 나와 각자의 수비위치로 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팀이 있다. 바로 SK 와이번스다. SK 와이번스는 스포테인먼트의 원조 답게 선수들의 입장 모습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SK 와이번스는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의 이름을 호명하면, 그때 선수가 나와 자신의 수비 위치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위닝 로드’라 하여 팬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해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월24일 울산전에서 선수들이 밀리터리 셔츠를 입고 입장하는 모습 ⓒFC서울
축구에선 선수들이 어린이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과거 국제축구연맹과 유니세프 사이에 체결한 양해각서에서 비롯된다. 유명 축구선수가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나오면서 어린이 보호 켐페인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선 늘 이러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K리그 역시 같은 입장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특별함을 주는 팀들도 있다. 첫 번째로 FC서울을 들 수 있다. FC서울은 지난 6월 24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분들의 손을 잡고 입장했고, 선수들은 ‘국가유공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밀러티리 셔츠를 입고 입장했다. 마침 경기가 6.25 사변일 전날에 열려, 호국보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또 9월 22일 포항과의 경기에선 자녀가 있는 선수들이 에스코트 키즈 대신 자신의 자녀들을 데리고 입장하며, 팬들에게 가족의 훈훈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자신의 딸을 안고 환한 모습을 보이며 입장한 데얀은 2골을 넣는 활약을 보였다.
전북현대 역시 에스코트를 활용해 특별한 입장 모습을 보여준다. 전북은 에스코트를 어린이 대신 전북지역 여중생, 여고생으로 하는 ‘그린 걸즈 에스코트’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 외에도 외국인 며느리, 아주머니 등에게도 에스코트 기회를 주며,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함께 의미 있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입장 모습은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삼성썬더스에서 선수 입장시 활용되는 암전효과 모습 ⓒ김성수
농구는 실내에서 하는 만큼, 그 실내라는 공간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연극에서 사용하는 암전이 있다. 암전은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높여주는 효과를 불러오는데 대부분의 NBA 구단은 이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썬더스가 암전을 선수 입장에 활용한다. 원정팀 선수 소개가 끝나면 모든 체육관의 불이 꺼지고 썬더스의 팀명인 천둥 소리가 들리며 웅장한 음악과 함께 선수들의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 상영이 끝나면 선수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에 맞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양 옆에 서있는,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등장한다. 암전은 SK나이츠도 선수 입장에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K리그 수원 블루윙즈 역시 2010년에 야간 경기에서 암전을 활용해 선수 소개를 한 적이 있다.
샤킬 오닐은 독특한 입장 모습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NBA
NBA 올스타전에선 평소 리그 경기와는 다르게 독특한 방식의 선수 입장 방식이 진행된다. 이 날 경기에서만큼은 선수들이 가벼운 댄스를 보이며 등장한다는 것이다. 쇼맨십이 뛰어난 샤킬 오닐은 이것을 잘 활용해 자신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5년 덴버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샤킬 오닐은 숀 매리언과 함께 힙합을 가미한 귀여운 춤을 선보였고, 2009년엔 가면을 쓰고 나와 현란한 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카고 불스의 데릭 로즈는 “올스타전 댄스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스포츠가 진화하면서 선수들의 입장 모습까지 진화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스포츠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만큼 입장 모습까지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앞으로는 어떤 첨단 기술이 선수 입장 모습에 활용되어 팬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된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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