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황혜진 (스포츠둥지 기자)
올해 50주년을 맞는 한양대 미식축구 동아리 주장 윤승국(건설환경공학과 08학번). 지난 10월 서울시 추계대학 미식축구리그에서 12년만에 우승을 이끌어 자부심이 남다르다. 2012년 동아리 주장을 맡은 그는 한양대 미식축구부와 한국 미식축구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은 듯했다. 11월, 쌀쌀한 가을 날씨를 보이던 어느 날. 한양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강훈련을 마친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양대학교 미식축구 동아리 단체사진 ⓒ 한양대 미식축구 동아리 홈페이지
50년 전통의 한양대 미식축구 동아리
한양대 미식축구부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강력한 팀은 아니었다. 창단 초기에는 고려대에 64대0으로 패해 ‘육십사대빵’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었다. 윤승국은 “사실 올해 우리가 우승한 것이 12년만의 우승이다. 이번에 전국대회 4강에 올라간 것도 20년 만이다. 재작년만 해도 패전팀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작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서 지금은 엄연한 대학 미식축구계의 강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한양대의 강점은 무엇일까? 바로 ‘라인’이 강하다는 점이다. 예전부터 한양대는 라인 맨들끼리 힘 겨루기를 하는 ‘히트’가 강한 팀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윤승국은 “한양대를 두고 라인이 좋은 팀이라고들 말한다. 이는 흔히들 아는 덩치가 큰 선수들이 맨 앞에서 공 하나를 두고 부딪히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학교는 라인 플레이가 좋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한양대 미식축구 동아리 주장 윤승국 ⓒ 황혜진
서울시 미식축구 추계대회 우승
지난 10월에 열린 서울시 미식축구 추계대회의 우승팀. 바로 한양대였다. 윤승국은 지난 추계대회가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추계대회에서는 조가 3개였다. A조 5팀 B조 4팀 C조 4팀이었다. A조가 팀이 많으니 1,2 등 팀이 올라가고 B, C조에서 1팀이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우리 학교가 속한 B조는 ‘죽음의 조’로 불렸다. 용인대, 한양대, 홍익대, 연세대가 속해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흥미로웠던 것은 각 팀이 다 2승 1패의 상황 이었고, 용인대만 1승 2패였다. 승자승으로 맞물리다보니 결국에 우리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시립대를 만났는데 비교적 쉽게 이길 수 있었고, 결승에서 고대를 만났다. 그런데 고대와 우리 학교 둘 다 50주년을 맞이해 자존심 대결이었다. 정말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가 이겨 무척 기뻤다” 라며 지난여름 합숙 훈련 때에도 고려대와 연습 게임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패배했었다며 이번에 이겨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이번 추계대회 우승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원래 우리는 일주일에 3번 운동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회를 앞두고 우승을 해보자는 의미로 일주일에 5번 훈련이라는 강훈련을 했다”며 미식축구에 대한 한양대 학생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경기 중인 한양대 학생들 ⓒ 한양대 미식축구 동아리 홈페이지
OB와 YB의 끈끈한 연계
대학 미식축구 동아리는 아마추어 리그이기 때문에 대회의 참가비가 비싸고, 장비 자체도 매우 고가이다. 이에 대해 윤승국군은 “우리학교는 OB와 YB의 연계가 매우 끈끈하다. 매 행사 때에도 60학번 대 선배님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신다. 비싼 장비와 대회 참가비도 지원해 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감독님과 코치님도 한양대 미식축구 OB 선배님이시다. 모두 개인 사업을 하시는 분들인데,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라고 대답했다. 한양대가 이처럼 대학 미식축구계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데에는 선배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된 것이었다.
전략적인 스포츠, 미식축구
사실 미식축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NFL과 같이 리그도 활성화되어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럭비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그 입지가 좁은 종목이다. 그렇다면 미식축구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윤승국은 “미국에서는 미식축구를 ‘퍼펙트 스포츠’라고 부른다. 미식축구의 룰이나 경기를 보면 각종 스포츠의 모든 요소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공을 던지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며 때로는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다. 축구, 야구 그리고 권투까지 모든 종목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라고 말하며 미식축구의 매력에 대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또, 그는 “사실 미식축구는 바둑과 비슷하다. 상대가 어떤 수를 두면, 그에 대응하는 작전을 두어야 한다. 오펜스 팀이 작전을 들고 오면, 디펜스 팀은 전략을 잘 짜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상대에 대한 비디오를 보면서 분석을 한다. 키 플레이어와 트릭 플레이 같은 것들을 주로 보고 분석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보는 것과는 다르게 미식축구가 과격하거나 단순히 힘을 쓰는 스포츠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현재의 입지를 다지며 더욱 상승세를 타는 팀이 되고 싶다”며 “미식축구는 과격해 보이지만 그 속에 섬세함이 있는 스포츠이다.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이 좀더 커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미식축구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퍼펙트 스포츠’. 미식축구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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