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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스포츠클럽 리그전이 가져온 학교 내의 변화

 

 

글/ 이병구 (영서초등학교)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하늘,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은 비단 어린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의 마음을 절로 들뜨게 만든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이미 가을을 맞이하여 가을 운동회를 대신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서울시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이 4월부터 방과 후 시간과 주말 시간대를 이용하여 총 3710경기(7개 종목→35개 종목으로 확대)가 실시되었다. 그리고 이전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부터는 고등학교(이전대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만 실시) 학생들까지 참가범위를 크게 확대하여 일부 종목에 한에서 ‘조별 토너먼트 및 홈&어웨이 방식’을 통해 예선전을 실시하였다.


그리하여 치열한 지역 예선전을 통과한 학교들은(상위 4개팀) 본선무대인 서울시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에 참가하여 그동안 축적된 내공들을 발산하고 꿈의 무대인 전국대회 출전 티켓을 확보하려고 나름 각 학교별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리그 대회 운영 방식]

< 자 료 > 2012년도 학교체육 주요업무 계획(안)

 

 

한편, 본 대회를 통해 이전모습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초등학교 티볼 종목의 경우, 참가하는 학교 대부분이 운동부 학생선수들처럼 저마다 학교를 대표하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개별적으로 개인장비를 구매하여 아마추어 학생선수들과 동일한 모습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신이 학교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심어주어 평소보다 더욱 질서정연한 모습들을 보여야 한다는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여 태도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응원도구를 개발하여 자신의 동료들을 응원하는 등 스포츠클럽 리그전에 대한 많은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스포츠클럽 활동에 대한 학부모 및 일선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들을 나타내고 있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아이들은 학교를 대표하는 유니폼을 착용하여 매 경기를 임하였다. 또한 대회 진행이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자신이 속한 학교 명예를 실추하는 행동을 삼가고자 자발적으로 질서정연한 모습들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티볼 종목의 공식적인 경기에는 반드시 선수 엔트리(10명)에 여학생 3명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그간 학교 내 스포츠 활동이 ‘남학생들의 전유물’로 비춰지던 편견에서 벗어나 여학생들도 스포츠 활동에 대한 흥미를 찾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자는 발상에서 이러한 경기규칙을 정하였다. 그래서 이들이 선호하는 종목(플로어볼, 넷볼, 티볼 등)들을 선정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모든 학생들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스포츠 활동참여를 이끄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더불어 연맹에서 파견한 심판진이 나와 학생들의 경기에 대한 공정성을 가미하고 있다.

 

 

 

모든 공식적인 경기에는 한국티볼협회에서 파견한 심판진들이 나와 경기를 심판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를 진행하는 장비의 경우, 연맹에서 별도의 지원 없이 홈팀인 학교의 기본장비로 경기가 진행되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스포츠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체육수업의 질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스포츠클럽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 주당 2-3시간인 체육수업시수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수를 포함하여 주당 4시간씩 전 학기(6학기) 모두 편성하였다. 그리고 현행 체육교과(272시간) 외에 학교스포츠클럽(136시간)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명시하고, 블록타임(Block Time, 연속수업)으로 수업운영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육성]

 

 < 자 료 > 2012년도 학교체육 주요업무 계획

   

 

현재 학교체육은 스포츠클럽리그전을 통해 이전의 ‘아나공 수업’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선수와 일반학생 간의 인식변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일반학생은 이러한 스포츠클럽 리그전을 경험하면서 그간 학생선수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고, 이들을 이해하려는 움직임들을 조금씩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클럽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종목의 경우, 대회운영에 미흡한 면들이 발견되어 이에 대한 시정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종목으로 진행되는 종목들은 일선 체육교사들이 업무의 연장선이라 생각되어 출전조차 하지 않아 대회를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참가선수들 부족)을 겪었다. 물론 일부 교육청에서 대회 참가와 관련된 공문이 늦게 발송되거나 전달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참가신청을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러한 모습들이 지속된다면 해당 대회를 응원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결국 스포츠클럽대회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스포츠클럽 운영이 단발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안들에 대하여 본 대회를 집행하는 관련기관 및 일선 체육교사 모두가 상호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들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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