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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학생선수들의 경기실적에 따라 받는 가산점은 그들에게 무슨 의미인가?

 

글/ 김동현

 

 

             얼마 전, 필자는 어느 한 운동부 감독교사가 운동부지도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다. <한 운동부 감독인 체육교사의 학교운동부 운영에 대한 변화과정>이라는 주제의 글이었다. 이 글에서는 대부분의 체육교사들이 운동부에 대한 애정과는 상관없이, 승진가산점이라는 목적아래 운동부감독교사로의 부임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냥 운동부가 아닌 경기실적이 우수한 운동부를 맡고 싶어 하고 있으며, 그것은 자신들의 승진 가산점이 주된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이러한 부정적인 관습이 만연한 교직사회에서 자신의 고민을 밝히고 있다.


필자가 파악하기에, 그의 고민은 학생선수들의 진로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대학진학을 앞둔 3학년 학생선수들이 경기실적이 저조해서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쳐하게 되었고, 그 이유가 운동에만 집중되어 있는 그들의 일정 때문에 학업능력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내내 필자는 한 가지 생각에 빠졌다.

 

 

 

 

“왜?”라는 의문이었다. 왜 이 글쓴이는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개선책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고, 급기야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학생선수들의 경기실적에 따라 부여되는 운동부감독교사들의 가산점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굳이 고민할 것조차 없었다. 아니, 가산점을 부여하면서까지 체육교사들에게 운동부감독이라는 직책을 부여할 이유조차도 없었다. 일반학생들의 체육수업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버겁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수업이외에도 많은 행정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추가로 운동부를 관리하라 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교사들이 운동부생활을 경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해당종목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로 감독교사에 부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들에게 운동부감독이라는 직책을 맡기고, 동시에 학생선수들의 경기실적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것은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만일 운동부감독교사들이 학생선수들의 전국대회출전에 동행하게 되면 일반학생들에게 마저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전국대회는 대부분이 최소 3~4일의 일정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운동부감독교사들이 전국대회에 따라가게 되면 일반학생들의 체육수업의 결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체학생의 1%에 달하는 학생선수들의 대회출전으로 인해 전체학생의 99%에 달하는 일반학생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수업결손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수업결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간강사를 대처하여 일반학생들의 체육수업을 맡아 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시간당 급여를 받고 단 3-4일간 일반학생들을 지도하는 시간강사에게 수업진도의 연계는 물론이고, 진정한 교사의 모습을 요구하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체육교사에게 운동부감독교사라는 직책을 맡기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승진 가산점”이라는 유혹이 운동부감독교사들로 하여금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침해와 과도한 훈련이라는 문제점을 간과하고, 묵인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비록 모든 운동부감독교사들이 그러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학습권 침해와 관련된 문제가 만연해 있는 엘리트스포츠의 현장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 사회에서 학생선수와 관련된 문제의 주원인을 경쟁위주의 체육특기자제도와 코치들의 잘못된 지도에 귀인하고 있지만, 감독교사들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의 글쓴이가 글에서 밝힌 것처럼, 아무런 애정이 없이 자신들의 승진 가산점이라는 목적을 가진 운동부감독교사에게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은 과연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학생선수들의 학습권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오로지 경기실적만이 그들의 승진 조건인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입장에서 그들은 학생선수와 코치에게 학습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필자는 학생선수들의 경기실적과 관련된 운동부감독교사들의 가산점 제도를 폐지하고 더불어, 일선의 체육교사들에게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의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학교운동부의 관리를 위해서 굳이 체육교사들에게 업무를 맡기고자 한다면 경기실적이 아닌, 학업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즉 학생선수들의 경기력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코치들에게 일임하고, 체육교사는 코치들이 다루기 힘든 학업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오히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선수를 육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학교운동부의 올바른 관리를 도모하기 위하여 체육교사들에게 굳이 가산점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그 기준을 학생선수들의 경기실적이 아닌, 학업성취도로 두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학업능력저하로 인해 대학진학에 실패하는 학생선수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위의 글쓴이의 고민도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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