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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올림픽대표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명승부 연출!

 

 

 

글 / 김성수 (스포츠둥지 기자)

 

 

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가 종료됐다. 사진은 경기 후 시상식 모습 ⓒ김성수

 

 


 어느 종목이든 챔피언결정전은 재미있다. 이번 경기만 이기면 우승이라는 달콤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두 팀은 우승을 위해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그 속에서 명승부가 연출된다. 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두산과 충남체육회(남자부), 인천시체육회와 원더풀 삼척(여자부)은 경기장을 찾은 핸드볼 팬들을 매료시키는 멋진 경기를 보였다. 최종 우승은 남자부에선 두산이, 여자부에선 인천시 체육회가 차지했고, 이재우와 류은희가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윤경신의 국가대표 은퇴식까지 열리며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했던 2012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그 현장을 찾았다.

 


남자부 - 대회 4연패를 달성한 두산. 왕조를 건설하다!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김성수

 

 

명실상부 최강의 팀 두산. 윤경신, 박중규 등 뛰어난 선수들이 몸담았으며, 현재도 이재우, 임덕준, 정의경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다. 이번 시즌에서도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두산은 충남체육회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2차전에서 22-28로 패했지만 1차전에서 26-19로 승리해 골득실 차로 우승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양 팀. 경기 초반 흐름은 충남체육회가 잡았다. 충남체육회는 이은호, 이상욱을 앞세워 두산을 몰아붙였고 전반 중반 11-8 까지 앞서나갔다. 두산은 에이스인 이재우의 분전과 전반 막판 정의경의 활약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았고 결국 전반을 16-12로 마쳤다. 후반 초반 충남체육회는 김동철의 활약으로 스코어를 6점차 까지 벌렸다. 2점만 더 벌린다면 역전이 가능했지만, 두산의 베테랑 윤경민의 분전으로 쉽사리 스코어를 벌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중반엔 두산이 힘을 냈다. 윤경민과 나승도가 좋은 활약을 보이며 22-20까지 추격한 것이다. 후반 22분엔 이은호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충남체육회에 서서히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충남체육회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상욱, 조정래의 연속골로 점수차를 4점 차로 벌렸고, 두산의 오윤석이 2분 퇴장을 당하며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어서 터진 이은호의 골로 5점 차로 벌리는 데 성공한 충남체육회는 계속해서 공격해 나갔지만, 후반 28분 이은호의 슛이 두산 골키퍼 박찬영의 선방에 막혔고, 후반 29분엔 인터셉트까지 당하며 땅을 쳐야 했다. 결국 종료 직전 이은호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충남체육회는 점수 차를 더 벌리지 못하며 28-22로 경기를 마쳤고, 우승은 1차전을 7골차로 이긴 두산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두산은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실업 최강자로 우뚝 섰고, 8골을 넣은 이재우는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인터뷰 - 챔피언결정전 MVP 이재우

이번 대회에서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쓴 이재우 ⓒOSEN

 

 

Q. 우승을 축하한다. 오늘 경기 소감은?
A. 이번 리그 준비전부터 윤경신과 박중규가 빠져 전력이 약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더 열심히 하자고 했고, 우승하면 기쁨이 두 배가 될거라고 서로 다독였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우승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Q. 경기가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했다.
A. 아무래도 머릿속에 7골 차로 앞서고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플레이가 잘 안 된듯 하다. 그러면 안되는데 나도 사람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Q. 선수들의 부상이 많다고 들었다. 현재 선수들의 상태는?
A. 현재 윤경민이 손등 부상중이고, 정의경은 부상에서 갓 회복되어 운동량이 많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교체 선수도 많지 않아 체력적으로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Q. 올해 2월 아시아선수권 MVP 수상 이후로 리그, 챔피언결정전 MVP, 득점상 등 많은 상을 타고 있다 이에 대한 소감은?
A. 그 전까지 상복이 없었다. MVP와 득점상 수상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올해엔 상복이 따르는 것 같다. 주변에선 제2의 전성기라고도 하는데 성실히 하니 좋은 결과가 온 것 같다. 그리고 최고참 위치에서 우승해서 기쁘다.

 

 

 

여자부 - 인천시체육회. 극적인 반전에 성공하다!

우승을 차지한 인천시체육회 선수들이 경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수

 

 

이어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인천시체육회와 원더풀 삼척이 맞붙었다. 류은희, 조효비(이상 인천시체육회), 우선희, 정지해(이상 원더풀 삼척)등 런던올림픽 대표였던 선수들을 다수 포함한,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양 팀은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다.

 

1차전을 28-24로 이기며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인천시체육회였지만, 경기 초반엔 원더풀 삼척 에게 흐름을 내줬다. 원더풀 삼척은 베테랑 우선희의 활약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이후 정지해까지 가세하며 전반 한때 11-3까지 앞서나갔다. 반면 인천시체육회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전반 26분엔 김선화가 날린 회심의 7m 드로우가 박미라의 선방에 막히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결국 전반은 원더풀 삼척이 12-6으로 앞선채 종료했다. 원더풀 삼척은 우선희와 정지해가 각각 4골씩 터트리며 활약했지만, 인천시체육회는 주포 류은희가 2골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인천시체육회가 조금씩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후반 12분 조효비의 골로 16-12 까지 추격한 인천시체육회는 후반 15분부터 17분까지 류은희, 조효비, 류은희가 연달아 골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18-15로 만들었다. 이후 정지해의 골로 다시 4골차가 되었지만, 후반 23분부터 류은희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류은희가 각각 후반 23분과 24분 터트린 연속골로 인해 인천시체육회는 2골차로 추격했고, 후반 24분엔 한미슬이 2분간 퇴장을 당하며 기회를 잡았다. 이후 문필희의 골로 1골차로 추격한 인천시체육회는 류은희가 또 다시 연속골을 넣으며 20-19로 역전에 성공했다. 막판에 한 골을 허용해 20-20이 되었지만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우승은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인천시체육회에 돌아갔다. 우승을 차지한 인천시체육회는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후반에 맹활약한 류은희는 11골을 넣으며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인터뷰 - 챔피언전 MVP 류은희

류은희는 여자핸드볼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김성수

 

 

Q. 우승을 축하한다. 오늘 경기 소감은?
A. 전반전에 잘하지 못했는데, 하프타임때 라커룸에서 정신무장을 강하게 했다. 그것이 잘 되어서 우승했다고 본다.

 

Q. 전반전이 끝나고 감독의 특별한 지시가 있었는지?
A. 첫 경기 이겼다고 나태해진 게 아니냐고 하셨다. 후반엔 수비에 중점을 두라고도 하셨다.

 

Q. 전반전엔 주 포지션인 라이트백으로 나왔지만 후반엔 센터백으로 전환했다. 포지션 변경에 혼란은 없었는지?
A. 중 고등학교 때 센터백을 뛰어 봤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으면 골대가 잘 보여서 골 넣기에 유리한 점도 있다. 그래서 오늘 많은 골을 넣은듯 하다.

 

Q. ‘여자 윤경신’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어릴 때 부터 존경하던 선수다. 올림픽 종료 후 유니폼을 받기도 했다. 오늘 국가대표팀 은퇴식을 하시는데 많이 아쉽다.

 

Q. 챔피언전 MVP에 오른 소감은?
A. 좋은 상 주셨으니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 상은 나 혼자만 받는 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팀원들에게 돌리고 싶다.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좋은 플레이 펼치겠다.

 

 

 

윤경신의 국가대표 은퇴식

윤경신은 오늘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김성수

 

 

이 날 경기 종료 후엔 윤경신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있었다. 올림픽 5회, 아시안게임 6회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독일에서 12시즌을 뛰며 총 7회의 득점왕을 차지한 핸드볼의 살아있는 전설인 윤경신은 이 날을 끝으로 정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표팀 은퇴로 만감이 교차할 그와 간단한 인터뷰를 해보았다.

 

Q.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소감은?
A. 시원섭섭하다.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가대표 였는데 은퇴하려고 하니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런던올림픽에서 당한 5패는 아직도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활을 걸었는데 5패를 기록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쉽다.

 

Q. 신생팀이 창단되어 뛸 기회가 생긴다면 뛸 의향이 있는지?
A. 그렇다. 그래서 오늘이 국가대표 은퇴인 것이다. 실업팀에서 뛰는 것은 열어뒀다. 좋은팀이 나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뛸 의향이 있다.

 

Q.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A.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때다. 당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골차로 승리해 금메달을 땄는데 그 대회가 처음으로 주전이었던 대회였다. 그리고 독일 함부르크 시절 유럽컵 첫 우승을 차지했던것도 기억에 남는다.

 

Q. 은퇴식을 앞두고 긴장했는지?
A. 핸드볼에선 처음으로 열린 은퇴식이라 많이 긴장했다. 그래서 다른 종목에서 열렸던 은퇴식 영상을 많이 보기도 했다. 경기때보다 더 긴장한 것 같다. 히지만 은퇴식을 열어줘서 정말 감사하다.    

 

Q. 앞으로 한국 핸드볼이 풀어아 할 숙제가 있다면?
A. 숙제는 정말 많다. 유럽같은 경우는 프로화가 되어 이기기 힘들어졌다. 우리도 기초부터 잘 다져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유럽으로 보냈으면 한다. 내가 독일 진출 당시엔 언어가 안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는데, 어렸을 때부터 키우면 실력과 동시에 언어적인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것 이라고 본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공부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지도자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핸드볼을 많이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멋진 명승부와 윤경신의 국가대표 은퇴식 등 화려한 볼거리들로 가득했던 2012 SK핸드볼코리아리그는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한때 ‘한대볼’ 이라고 불리며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겪었던 핸드볼은 적극적인 투자와 수준 높은 경기로 점점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지금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핸드볼도 언젠가는 인기 종목으로 당당하게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통산 금4, 은4, 동1개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강호로 불리는 대한민국인 만큼 자국에서 인기가 높아진다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핸드볼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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