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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 직업탐구 1편 – 응원단 북돌이

 

 

 

글 / 강동균 (스포츠둥지 기자)

 

 

 

     8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프로야구, 그 인기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공을 던지는 투수와 치는 타자, 그리고 화려한 치어리더들의 응원뿐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팬들이 즐겁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스포츠 직업 탐구를 주제로 한 첫 번째 기사에서는 잠실 야구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북돌이 양승호씨를 만나보았다.

 

 


1. 먼저 간단한 소개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오금동 사는 양승호라고 합니다. 현재 두산베어스 산하 홍보팀에 속한 이벤트 팀의 응원단 소속으로 잠실 야구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흔한 말로 북돌이를 하고 있습니다.

 

 

 

 

2.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야구와 농구 등 스포츠가 좋아서 아르바이트를 찾아보다가 농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처음에는 농구장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농구장 이벤트 팀에서 일을 하다보니 그 이벤트 팀이 잠실 야구장으로 그대로 오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지원해서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넘어왔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고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도 보고 뽑혔습니다.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과 학업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힘들지만) 지원하게 되었고, 올 시즌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그렇다면 일을 하면서 느낀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앉아서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거 같습니다. 또한 제가 치는 북에 맞춰서 사람들이 응원한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짜릿함이 느껴져 기분이 좋습니다. 반면 힘든 점은 무더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야외 경기장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위가 가장 힘든 점이고 북을 계속 쳐야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여름에는 더욱 힘듭니다. 또한 이벤트 팀 소속이다 보니 경기 도중에 해야 하는 이벤트가 많으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상당히 많고,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약간은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벅찬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너무나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열심히 응원하기 위해 고생하는 응원단과 치어리더, 마스코트, 청소하시는 분들까지.. 보는 관중이나 팬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 같은데 혹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야구는 관중석에 앉아서 보거나 티비로 보면서 즐길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직업으로 삼으면 스포츠가 여가가 아니라 해야 될 일로 보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합니다. 물론 경험 삼아 해보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스포츠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경기장 내에서의 모습들뿐만 아니라 경기장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 너무나 신기하기도 하고 좋은 경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야구에 관심이 많거나 앞으로 스포츠 분야나 이벤트 쪽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꼭 한 번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일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있었던 일인데, 원래 저희가 수비를 할 때는 북을 잘 안 칩니다. 선수들의 집중을 위해서죠. 근데 호수비가 나와 북을 쳐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는 처음이라 잘 몰랐고, 옆에 같이 하던 친구 역시 잘 몰라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냥 음악이 나오면 그거에 맞춰서 치려고 했는데 음악이 안 나와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아저씨 팬 한 분이 (알고 보니 열혈 팬) 내려오셔서 “너희는 돈 받고 일하면서 뭐하냐”고 혼을 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황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웃음 밖에 안 나오네요.


또 한 번은 얼마 전 SK와의 시합 때였습니다. 다 지는 경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9회말에 안타 한 방이면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진심을 다해서 북을 쳤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플라이 볼이 나왔고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놓쳐서 역전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아, 이거구나. 내가 열심히 북을 치고 응원하면 뭐라도 되는구나. 내가 힘들다고 대충 치면 안 되고 열심히 쳐야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지 않는 스포츠 직업 탐구 1편에서는 선수들의 응원을 책임지는 북돌이 양승호 씨를 만나 보았다. 이어지는 다음 편에서는 경기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을 만나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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