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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IPC세미나,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묻다

 

 

 

 

글 / 이철원 (스포츠둥지 기자)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주관 오리엔테이션 세미나가 개최됐다.

 

IPC CEO인 Xavier Gonzalez와 통합국장 Thanos Kostopoulos를 비롯해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는 장애인올림픽의 과거와 비전을 공유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2018년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 준비과정을 검토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IPC 관계자들의 발표를 통해 장애인올림픽이 후손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줄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 체육관계자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 Xavier Gonzalez - IPC CEO
IPC CEO인 Xavier Gonzalez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IPC의 전략과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IPC의 핵심 사업은 단연 ‘스포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라며 발표를 시작한 Mr. Gonzalez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그러하듯이 IPC 역시 스포츠 외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스포츠기구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바로 ‘스포츠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였다. 스포츠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만인이 공평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IPC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Mr. Gonzalez는 이런 비전과 관련해 2018년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가 동계 종목 후진국의 장애 아동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동계스포츠를 체험하게 해주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Dream Program’이 매우 인상 깊다고 언급하며 이 프로그램이 장애인 동계올림픽의 훌륭한 유산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 Thanos Kostopoulos - IPC 장애인올림픽대회 통합국장
Mr. Kostopoulos는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을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IPC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하는 게 최우선적 목표라고 밝힌 Mr. Kostopoulos는 “IPC는 IOC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 나가고 있지만 장애인올림픽만의 특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라며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은 이전 대회의 유산을 제대로 물려받고 발전시켜 2022년 장애인동계올림픽에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Mr. Kostopoulos는 ‘장애인올림픽을 준비하는 조직위와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은 동일하다’는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장애인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후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경험을 쌓아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아기로 태어난 인간이 오랜 시간을 살아가며 노인이 되면 그동안 쌓아놓은 자신의 인생경험을 다음 세대에 알려주듯이 대회 조직위도 다음 대회 조직위에 스포츠를 통한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PC는 각 대회 조직위에 그동안 쌓아놓은 경험을 전수해주고, 대회 조직위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유산을 IPC에 알려주어야 한다”며 상호협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 Apostolos Rigas - IPC 정보지식관리 부서장
Mr. Rigas는 IPC 관계자 중 가장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예를 통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가이드라인(Guide line)을 통한 체계적인 장애인올림픽 유산 승계와 장애인을 위한 시설 접근성(Accessibility)에 대해 강조했다.

 

Mr. Rigas에 따르면 IPC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애인올림픽 유산을 물려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대회 조직위가 인정하고 누구나 포용 가능한 기준을 세우는 것 없이는 장애인올림픽 유산의 정확한 승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IPC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대회 조직위가 기존의 유산을 물려받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Mr. Rigas는 장애인의 접근성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IPC는 장애인올림픽 유치단계에서 장애인의 시설 접근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살펴본다”고 밝힌 Mr. Rigas는 “평창의 장애인올림픽 유치 제안서가 좋았던 이유는 장애인의 시설 접근성에 대한 부분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PC가 장애인의 시설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모두는 언젠가 장애인이 된다’라는 진리 때문이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다소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짓자 Mr. Rigas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이 진리를 입증했다.

 

참석자들을 모두 일으켜 세운 그는 현재 장애를 갖고 있거나 부상을 당해본 사람은 다시 앉아달라고 했다. 몇 명의 사람들이 착석한 후 “휠체어를 밀어본 사람도 앉아 달라”는 말이 이어졌고, 곧이어 “임신해보거나 언젠가는 할 예정인 사람 역시 앉아 달라”고 요청했다. 여전히 기립해있던 다수의 사람은 이어진 Mr. Rigas의 마지막 말에 모두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언젠가는 늙을 사람도 앉아 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함, 즉 ‘장애’를 떠안고 살게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모든 시설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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