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문영광 (스포츠둥지 기자)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이 선정한 세계 기업 순위에서 30위를 차지해 삼성전자를 앞서며 국내 기업 중 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 조강업계에서 시가총액 기준 1위로 올라서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 올라섰다. 바로 ‘포스코(Posco)'이다.
다방면에 걸쳐 국내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큰 포스코는 국내 축구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기업이다. 1970년대 포항제철 주식회사 축구단을 시작으로 현재는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레곤즈의 모기업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특히 유소년 프로그램을 통한 유망주 발굴 및 해외 축구유학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국내 1호와 2호 축구전용구장인 포항 스틸야드와 광양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하여 시설발전에도 큰 공을 세웠다.
이러한 기업차원에서의 축구사랑이 그대로 임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일까? 축구를 통한 포스코 패밀리의 화합도모를 목적으로 제2회 스틸러스 챔피언스리그(이하 2nd SCL)가 파주 문산체육공원에서 열렸다. 포스코 뿐 아니라 철강 업계 임직원의 화합과 동반성장의 매개체로써 다른 여타 행사가 아닌 축구를 선택한 것이다.
이 대회는 단순한 직장 내 동호인 축구대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포스코 축구동호회(서울)가 주관하고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레곤즈 축구단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이 대회는 포스코 패밀리 6개팀, 고객사 6개팀, 공급사 4개팀 등 총 16개 업체에서 참가하는 적지 않은 규모의 대회이다. (더 많은 업체의 참가 요청이 있었지만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매년 16개 업체에게만 출전 권한을 부여한다.)
대회 첫날 모든 참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집결한 가운데 개회식이 펼쳐지고 있다 ⓒ 문영광
참가 선수만 320명에 이르며 업체 직원과 가족들까지 모두 합하면 약 4백여 명의 철강업계 종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축구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좁게는 각 업체 내의 화합을 이루고 넓게는 철강 업계 전체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 대회는 장애인 선수가 포함된 ‘포스위드’나 전원 터키인으로 구성된 ‘KOTUBA(한터키경제협회)’ 등의 참가로 ‘화합과 동반성장’이라는 대회의 목적이 더욱 빛나는 대회가 되었다.
지난 6월 2,3일 양일간 행복과 건강이 철철 넘치는 철강업계 종사자들의 뜨거운 대회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2nd SCL이 열린 파주 문산체육공원을 찾았다.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운영, 국제대회 안부럽다!
대회 첫날, 다소 이른 시간인 7시부터 B조의 포스코와 포스위드의 첫경기가 열렸다. 대회의 준비 및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민석 기획위원장(포스코 스테인리스전략그룹)은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누어 이틀 동안 조별리그, 토너먼트까지 모두 진행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철저한 시간계획에 따른 진행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며 “동호인 대회지만 총 6명의 심판진을 비롯해 구급차와 의료진을 항시 대기시키고 있다. 또한, 신분확인과 장비점검 등을 철저히 하고, 시간에 따른 완벽한 운영을 통해 대회의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하였다.”고 했다.
이렇듯 주최 측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통해 대회의 명성을 격상시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2nd SCL 이성구 대회장(포스코 정보보호그룹)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만한 대회를 만들어 철강 업계 임직원의 사기진작과 동반성장을 꾀하는 것이 대회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대회의 개최 배경을 밝혔다.
완벽한 대회운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본부석 모습(좌)과 이민석 기획위원장(우) ⓒ 문영광
참가 선수 전원이 사전에 스포츠 상해보험 가입을 원칙으로 하거나 상대에게 위해를 줄 만한 행동을 하여 레드카드를 단 1회만 받더라도 대회 참가자격을 즉시 박탈하는 규정 등은 ‘화합과 동반성장의 장(場)’이라는 대회의 목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CL, 국제대회의 면모을 갖추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대회에는 매우 특별한 손님이 참가했다. 참가 선수 전원이 터키인으로 구성된 KOTUBA가 바로 그들이다. 주로 대사관 등의 공공기관에 종사하거나 서울대나 연대, 고대의 유학생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한국에 대한 애정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KOTUBA의 선수들은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며 시종일관 즐거움을 표현했다.
KOTUBA의 시난 오즈투르크 대표는 말하는 것만 들으면 한국 사람보다 더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터키인이다. 그는 “포스코는 터키 부르사(Bursa)에 자동차 강판 및 복합가공센터를 지었으며 이즈미트(Izmit)에는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인연을 통해 KOTUBA가 본 대회에 초청된 것 같다.”며 초청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양국의 각별한 인연에 대해 “터키는 한국전쟁 당시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병사를 파병하여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터키인들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인들에게 매우 호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축구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많은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어울리고 친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그에게서 대회를 통해 한국인과의 긴밀한 연합을 이루고 싶은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시난 대표는 2002 한일 월드컵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한국을 찾은 터키 대표팀의 코디네이터 겸 귀네슈 감독의 통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 때의 놀라움과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며 운을 띄운 그는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은 그야말로 양국이 하나가 된 자리였다. 붉은 악마가 관중석에서 펼쳐준 대형 터키 국기를 보고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이어 3,4위전 직후 FIFA 회장이 자신을 불러 한 말을 빼놓지 않았다. “월드컵 70년 역사에 이렇게 끝난 경기가 없었다. 항상 페어플레이를 외치며 축구를 통해 국가 간 화합을 이루자고 했지만 단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는데 비로소 오늘 그것이 이뤄졌다.”는 말을 회상하며 “오늘 이 자리에도 그 때와 같은 감동과 화합이 이뤄지면 참 좋을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시난 오즈투르크 대표(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KOTUBA 선수들 ⓒ 문영광
“축구로 하나 되어 함께 나아가자”
뜨거운 날씨 속에 이틀 동안 격전을 펼친 결과, 우승은 철강연합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대우인터내셔널’에게 돌아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작년 대회에서 골득실에서 밀려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 뛰어난 체력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거머쥐었다. 우승 외에도 준우승팀 철강연합과 3위팀 현대모비스에게 각각 트로피와 상금이 돌아갔으며 MVP와 득점상, 야신상 등 6개 부문의 개인상도 시상했다.
대회 상황판 및 결과(좌)와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모습 ⓒ 문영광
모든 참가팀 선수들은 내년 대회를 기약하며 그라운드에 엉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비록 몸은 지쳤지만 얼굴만은 웃음꽃이 만발했다. 개인적으로는 업무 협조와 관련한 얘기들도 오갔다. 이성구 대회장은 “모두 축구로 하나가 되었다. 오늘의 즐거움으로 재충전의 기회를 삼아 내일의 성장을 함께 도모했으면 한다.”며 대회의 성공적 마무리를 축하했다.
내년에 열릴 스틸러스 챔피언스리그 3회 대회는 초여름에 치러진 1,2회 대회와는 달리 가을에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대회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과 사진 등은 대회 공식 카페에서 확인 가능하다.
스틸러스 챔피언스리그 공식 카페 http://cafe.daum.net/1stSCL
ⓒ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긴 장애인체육 인식개선 프로그램 (0) | 2012.06.07 |
---|---|
최초의 동양인, 여자, 최연소 국제 바이애슬론 연맹 김나미 부회장 (0) | 2012.06.07 |
非인기? 飛인기! 아시안게임을 향해 치고 달려라, 크리켓! (0) | 2012.06.04 |
영화로 재조명한 스포츠의 역할 (0) | 2012.06.01 |
장애인올림픽과 올림픽, 공존의 길로 (0) | 2012.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