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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한국 농구여, 향수(鄕愁)를 자극하자!


                                            
                                                                                 글/안나영(서울대학교 대학원)



                                              <사진: 드라마 마지막 승부출연진>

장동건, 손지창, 심은하 주연의 MBC 미니시리즈 마지막승부를 기억하는가?
젊은이들의 안방극장을 농구드라마로 장악한  열정, 승부, 좌절 그리고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제작 당시 김민교의 OST ‘마지막 승부도 함께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1990년대의 농구는 한국 농구 역사에서 황금기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것이다.

1997년 프로농구가 정식 출범하기전까지 대학농구는 실업팀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고 대학과 실업, 현대, 삼성, 기아 그리고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라이벌 관계에 있는 팀의 인기는 농구대잔치로 하여금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 했다. 특히 서장훈, 이상민의 연세대와 전희철, 양희승의 고려대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중과 팬들이 체육관과 TV앞으로 모였다.

또한 허재
, 강동희, 이상민, 문경은, 현주엽, 우지원 등 이들의 이름은 농구 역사에 있어서 당시빠질 수 없는 존재들이었고 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를 이끌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당시의 농구는 선수들의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경기 그 자체가 보는 이를 흥분하게 하고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사진: Again 1995, 고연전>

하지만 한국 농구는 상당한 기간 동안 침체기를 겪어왔고 국제무대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국내 프로리그와 대학리그는 어렵게 운영되어왔다
. 이 중 프로농구는 스포츠가 다양해지고 사람들의 욕구가 변화하면서 다른 스포츠로 팬들이 이전하기 시작하였고 관심과 인기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농구의 잠정적인 흥행 실패로 이어졌고 대표적인 요인은 라이벌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해외 용병들의 국내리그 진출과 KBL의 운영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사진: 다음 농구 여론조사>

따라서 프로농구의 부활을 위해 방송과 언론을 활용하여 가장 시급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노력하였고, 이에 케이블채널 XTM1995년 최고의 대학농구경기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Again 1995! 농구 OB 연고전행사를 마련하였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전희철, 양희승 등 은퇴한 선수들이 펼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6000여명에 달하는 관중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또한 이 날 경기는 경기장을 찾은 팬 외에도 2.24%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재 중계와 관심이 부족한 프로농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최근 KBL2011-12 프로농구 시즌이 다시 이 인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농구의 잠재적 고객 유치를 위하여 라이벌 구도를 마련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미디어의 노출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따끈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면 2000년대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김승현(삼성)선수의 복귀 소식이다. 또한 대학리그의 대표적인 오세근(KGC)선수의 등장과 오랜 시절 동안 인기를 끌었던 노장 서장훈(LG)선수의 녹슬지 않은 기량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다른 라이벌 구도로는 국내 선수 중에 221cm의 거구 하승진(KCC)선수와 수비능력이 뛰어난 김주성(동부)선수의 맞대결과 문태종(전자랜드)선수와 문태영(LG)선수의 한 형제간의 맞대결도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사진: 다음 농구 여론조사>

감독의 맞대결 구도도 예상되는데 한 살 차이의 허재(KCC)감독과 강동희(동부)감독의 경기이다.
두 감독은 한국 농구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고 오랜 시절동안 선수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이기 때문에 더욱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허재와 강동희 감독, 선수시절>

KBLKB 국민카드를 2011-12 프로농구 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확보하고 동부, 전자랜드, KT, 삼성, SK 5개 구단의 관중 수는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나머지 5개 구단은 관중이 감소하여 KBL각 구단은 농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진: 프로농구 & 여자프로농구 2011-12시즌 타이틀 스폰서, KB국민카드 & 신세계 이마트>

이와 마찬가지로 여자농구도 1990년대 반짝 인기를 끌었었다. 여자농구는 1984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였고 이어 1990, 1994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 등 국제무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 후 1998WKBL이 출범하였는데 미국의 WNBA 프로출범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 프로화였기에 의미가 깊었다. 당시 팀은 5개로 규모와 인기는 작았지만 좋은 품질의 경기를 선보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용병제가 도입되었고 구단이 연고를 맺기 시작하며 여자농구는 발전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였다. 프로화 이후 선수들은 자기관리와 경쟁, 구단의 행정으로 더욱 많은 관중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이에 바야흐로 여자농구의 시대는 정점에 다다르는 듯 했지만 남자농구의 강세에 비해 여자농구는 여전히 팬들의 관심밖이었다.   
 

                                                                <사진: 전주원, 유영주 선수시절>

하지만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여자농구스타들도 있다.  박찬숙, 전주원, 유영주, 정은순 등 한국여자농구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WKBL의 역사이며 지금도 팬들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스타부대였다 이 가운데 누나부대를 이끌었고,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와 농구 사상 첫 틀리플 더블을 기록한 주인공인 전주원이 있다. 그녀는 출산 후에도 2005년 코트로 복귀, 2010-11 시즌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28년이라는 현역 생활을 마치고 올해 10월 은퇴했다. 은퇴후에도 지도자로 변신해 농구에 대한 선구자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선수에서 장내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유영주, 정은순은 선수시절의 경험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후배들의 경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에는 스타와 관중은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선배들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여자농구
스타들이 더 많이 탄생되어져야 한다
.
여자프로농구도 프로농구의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WKBL은 신세계 이마트와 타이틀 스폰서를 체결하였다.이외에도 KB STARS'YELLOW DAY'라는 이벤트로 경기장에 노란색 상의를 입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농구단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농구, 이대로 전락할 수는 없다. 1990년대의 농구 전성시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연맹과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고 젊은 층의 옛 추억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2011-12시즌의 화려한 2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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