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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공부하는 학생선수가 되기 위한 고교사격부의 2년간의 도전!


                                                                                                  
                                                                               
                                                                                          글/ 임성철 (원종고등학교 체육교사)




공부하는 학생선수상을 정립하고자 하는 정부주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각 학교의 운동부지도자인 감독과 코치,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려고 하는 의지와 실천이 없다면 공부하는 학생선수 문화는 먼 나라의 꿈같은 이야기일 뿐일 것이다. 지금부터 필자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며 공부와 운동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원종고 사격부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고등학교에서 사격부 감독을 2년째 하고 있다. 사격부는 4명의 여학생으로 구성되어있다.
10년째 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운동부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2010년부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사격부 학생선수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것은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라는 교육청 공문 때문이 아니다. 학생선수는 운동선수이기 전에 학생이기에 학생이 공부를 하는 것은 마땅한 본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선수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만 미래의 삶을 준비를 제대로 준비하고 현재의 삶을 더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우리학교 사격부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 위해서 어떠한 실천들을 하고 있는 지 소개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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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시 정규수업 참여 : 우리학교 학생선수들은 올해 7교시까지의 모든 정규수업을 참여하고 있다. 2010년부터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호해주기 위해서 정규수업 참여를 확대해왔다. 초기에 코치와 학생선수의 저항은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한 상태이다. 정규수업을 참여한다는 것은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학생선수들이 수업시간을 통해서 교사 및 반 친구들과의 만남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정규수업을 참여함으로써 운동부 학생선수들은 운동부 학생들만의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학생선수 학습멘토제의 운영 : 학생선수와 같은 학년의 친구들 중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학생선수의 학습을 돕는 학습멘토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습멘토는 학생선수가 대회에 출전한 동안 유인물을 챙겨주고 영어독해나 수학문제 풀이를 도와준다. 학생선수들이 정규수업에 최대한 참여한다고 해서 학생선수들이 수업시간에 진정한 학습을 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학습멘토들은 학생선수들이 수업시간에 진정한 학습을 하도록 매일의 학교생활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선수들이 훈련으로 피곤해 졸면 깨워주고 이해하지 못하는 수업내용을 쉬는 시간에 설명해주기도 한다.
학생선수와 학습멘토는 친구 이상의 래포를 형성하고 있다. 학습멘토들은 활동에 시간에 따른 봉사시간을 부여받는다. 학생선수들은 학습멘토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다.

- 팝스 잉글리쉬 시간의 운영 : 이것은 내가 학생선수들이 영어를 친근하게 여기면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팝송 가사를 A4 용지에 정리해서 나누어주고 인터넷 카페에 있는 팝송을 함께 부르며 가사를 통해서 영어를 익히는 것이다. 팝스 잉글리쉬 자료는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다함께 즐거운 체육을(http://cafe.daum.net/shimwonsports4u) 카페에 올려서 학생선수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카페에 들어와 영상을 보면서복습할 수 있게 했다.

- 줄어든 훈련 시간은 집중력과 효율성으로 극복 : 7교시까지의 모든 정규수업을 참여하면서도 사격 실적이 향상되도록 하기위해서 밀도가 있는 훈련을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우리학교 사격부는 전국사격대회 입상실적은 오히려 2010년에 비해서 크게 향상되었다. 그래서 결코 대회 실적이 투자한 운동시간에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짧은 시간을 운동하더라도 얼마나 집중력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운동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정기고사 기간에 훈련을 중단하고 시험공부에 집중하기 : 학생선수들에 대한 나의 주된 관심은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 모두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운동부를 관리해서 승진점수를 받으려는 생각은 예전에 버렸다. 학생선수들은 중간고사나 학기말고사기간에는 훈련이 없다. 학생선수들은 이 기간에 집중해서 시험공부를 한다. 이 시기에 학습멘토들의 도움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 학급활동과 교내행사에 최대한 참여 : 사격부 감독인 나는 사격부 학생선수들이 교내체육대회,
소풍, 축제, 교내스포츠클럽대회 등의 교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어쩔 수 없더라도 최대한 일반학생들과 담임선생님들과 인간적인 만남이 가능하고 학교행사를 통해서 학생선수들이 새로운 배움과 체험의 기회를 얻도록 하고 있다.


                                                   - 사격부 코치, 학생선수들, 필자 -

이러한 시도들 덕분에 우리학교 운동부는 분위기가 참 좋다. 2년 동안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만들기 위한 사격부의 도전은 놀라운 학업성적의 향상으로 연결되었다. 학생선수들의 내신 성적은 2010
1학기에는 하위권이었으나, 현재는 전교생 중에서 중간을 달성했다. 1학기 중에 30일 정도를 사격대회 참여로 전국을 다니는 동안 학교수업에 참여할 수 없었던 학생선수들의 성적이 전교 중간(내신성적이 약 5등급)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학생선수들의 담임선생님과 교과선생님들도 놀라고 있다.

이렇게 학교성적이 향상되면서도 우리학교 사격부는 2010년 한 차례도 전국대회에 입상하지 못했지만, 2011년에는 전국대회에서 두 번이나 입상을 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한명도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졸업생 두 명 모두 체육특기자로 대학 진학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것은 학생선수들이 공부를 하면서도 대회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하는 학생선수들 덕분에 나는 나름대로 행복한 운동부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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