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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


                                                                                 
                                                                                글/이강은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육상 100m, 200m, 1600m 계주에서 금메달 3관왕이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근력강화제를 복용한 것으로 밝혀져 기록과 메달을 박탈당한 매리언 존슨. 체중 조절을 위해 이뇨제를 과다 복용함으로 인한 사망. 이중계약. 가장 최근에 문제가 제기된 된 브로커와 선수간 연결역할을 한, 승부조작으로 목숨을 끊은 정종관 선수.

그들이 이러한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은 그들에게만 있는 것인가? 승부조작에만 초점을 맞추어 얘기를 해보자.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승부조작에 관련된 선수 10명에 대해 K리그 선수자격을 영구 박탈했다고 밝혔다. 지금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선수들, 승부조작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선수들 자신임을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선수들에게 돈을 건넨 브로커들,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했던 협회, 코치, 같은 팀 소속 선수들은 윤기원, 정종관, 김동현, 그리고 선수자격을 박탈당한 선수들 만큼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을까?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하였나. 누가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건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하였는가?

과거에도 프로축구에서의 승부조작사건이 있었고 지금까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수도 없는 승부조작사건들이 암암리에 펼쳐지고 있다. 축구선수로 벌어들이는 돈이 부족하여 혹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하여 처음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선수, 한 번 승부조작에 개입했기 때문에 브로커들에게 ‘약점’을 잡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선수. 많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경제적 이익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받아들인 후에는 브로커들이 그들의 잘못에 대한 덜미를 잡고 계속 이용한다고 한다.

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스포츠의 본질인 ‘공정한 경쟁과 스포츠맨십’이 없는 경기와 선수들을 보고 실망을 많이 했으리라 본다. 어떤 팬은 경기를 볼 때 처음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바라본다고 하였다. 이러한 팬들의 실망감과 관련하여 이외수 선생님의 트위터 글을 인용하고 싶다.‘물론, 극소수의 잘못을 근거로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러나 극소수의 잘못이 너무나 빈번하면 전체도 마땅히 책임을 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못만 저지르고 책임도 반성도 없는 고관대작들만의 천국, 행복지수가 높아질 까닭이 없지요.’ 이 말처럼 모든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도 아니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 선수들이 더 많다.
하지만, 승부조작이 계속 발생해온 지금까지 이 고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하여 축구계 전체,
더 나아가 스포츠계가 이러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승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6월 2일, 승부조작사건이 검찰조사를 받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상대책위가 출범하였다.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조직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비리근절을 추진해 나간다고 한다. 승부조작 근절과 불법 도박사이트 차단을 위해 국민 체육진흥법 및 동법 시행령을 바꿔 승부조작에 연루된 경기 주최 단체에 대한 자격 정지와 지정 취소 및 지원금 중지 규정을 도입하고, 승부조작 연루 선수 뿐 아니라 승부조작 브로커에 대한 처벌도 대폭으로 강화한다. 불법 사이트의 제작자와 운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도도 도입된다고 한다.
(2011.6.7일자 문화부 보도자료)

 
2. 선수들의 도덕적 자율성을 강화

스포츠 윤리교육을 개개인에게 가르치고 그들이 비윤리적인 승부조작이나 도핑과 같은 현상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있든 선수로써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스포츠맨십을 실천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도록 반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에 가담할 것인지 아닌지, 금지된 약물을 복용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부조작 비리에 연루된 이들도 분명 ‘스포츠맨쉽‘이나 옳고 그름을 몰랐기 때문에 그러한 선택들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들의 양심을 팔면서까지 가담했던 일, 도덕성을 지키는 것보다는 더 실질적으로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아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비단 선수로써의 도덕적 양심을 지키게 하는 인성교육과 더불어 제도적, 안정적 경제생활환경 구축도 필요하다.

3. 내부고발제도에 따른 인센티브
 
한국 사회에서의 내부고발은 조직에서의 퇴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조직보다 의리를 강조하는 체육계에서는 특히나 내부고발이 빈번하지 못하다. 같은 조직에 있기 때문에 또는 자신의 안일을 위하여 서로의 잘못을 눈감아 주고, 눈치를 보며 복종해야 하는 문화이다.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갈까봐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은 승부조작의 책임을 통감해야할 ‘공범’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등을 신고하면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자진 신고를 받고 있다. 승부조작이든 도핑이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용납되어질 수 없는 이러한 사항들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스포츠계가 변해야 한다. 용기 있는 내부고발이 많아짐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부정부패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내부 고발자에 대한 배척이 아닌 현재와 같은 인센티브를 주고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체육계의 발전을 간절히 바라는 입장에서 선수 개인의 윤리교육, 승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정확한 조사 및 브로커에 대한 정부차원의 확실한 제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협회, 체육계 안에서의 감시기능을 높이는 제도가 구축이 되어서 그들 스스로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일로 인식함으로써 승부조작 등 부정, 불법행위가 근절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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