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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별들의 전쟁, 세기의 축구 더비 매치!



                                                                                            글/ 양소연(아주대학교 경영학과)

                          
                           더비매치:  같은 연고지를 둔 두 팀의 라이벌전.


축구를 전쟁에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승리를 위해 상대편의 틈을 노리고 승리를 위해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고 전략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가다듬는 다는 점에서 축구는 정말 전쟁이라 표현할 만하다. 이런 전쟁이 난무하는 세상에도 유독 눈에 띄는 전쟁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별들의 전쟁, 더비매치이다.

축구팬들은 이 더비 매치를 보기위해 밤을 새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각종 매체들은 각 팀의 감독들이 되어 어떤 전략을 세울 것인지에 대해 각종 추측들을 내보낸다.
왜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더비매치에 매료되는 것일까? 
우선 우리는 어떤 더비매치가 있는지에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 세계의 더비매치. 

 
1. 엘 클라시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를 일으키는 말로 영어로는 THE CLASSIC, 고전의 승부라는 뜻이며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현존하는 최고 팀들의 빅뱅, 그것이 바로 엘 클라시코이다. 사실 더비라는 것은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 간의 경기를 뜻해 엄밀히 말하자면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는 더비매치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더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엘 클라시코 더비는 스페인의 근현대사를 담고 있는 재미있는 더비매치이다. 바르셀로나는 지역적으로 바르셀로나 고유의 언어, 문화, 풍습을 가지고 있었으며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 지역에 대항하며 끊임없이 독립을 추구해왔다. 그러다보니 스페인 통일 과정에 많은 갈등이 생겼고 실제로 내전이 발발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드리드는 스페인 왕정을 지지하며 왕정을 뜻하는 Royal, 스페인어로 Real이라는 칭호를 달고 레알 마드리드란 팀을 만들었고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세계에서 최초로 스폰서 없이 시민들이 주주로 나선 FC 바르셀로나를 만들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최고의 라이벌로서 자리매김한 두 팀은 아직까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엘 클라시코 ( 사진출처- 베스트일레븐)


이 두 팀의 경기를 지상 최고의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엘 클라시코는 파괴력이 있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어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기라고 하면 알 정도이니 말이다. 경기를 플레이하는 순간에 선수들은 서로에게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그러다 보니 격렬한 상황도 자주 만들어질 정도로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강하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 또한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어 두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서로의 팀에 야유를 보내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란다. 이 과정에서 팬들 간에 싸움이 일어나 위험한 상황도 많이 만들어지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각 선수들의 플레이와 심판판정이 구설수에 오를 때도 많지만 이 두 팀의 경기가 최고의 경기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2. 올드펌 더비


올드펌 더비는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를 연고지로 하는 셀틱과 레인저스 두 팀의 경기를 나타낸다. 올드펌 더비가 유명한 이유는 이 두 팀의 경기는 세계에서 가장 격력하고 치열하기 때문이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갈등은 지역적, 종교적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이주민 계열의 구교(카톨릭)를 기반으로 창단된 셀틱과 스코틀랜드 토착민들의 신교(개신교)를 바탕으로 창단된 레인저스는 유럽의 종교개혁 이래 끊임없는 종교 싸움의 잔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착민과 이주민으로 나눠진 글래스고에 지역적 갈등이 생기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다. 이렇게 종교적 배경과 지역적인 배경이 겹치다 보니 싸움은 자연스레 격렬해지기 시작했고 이 두 팀이 경기를 가지게 되는 날이면 잠재적 싸움을 막기 위해 경찰 1000명 이상이 동원된다고 하니 갈등의 폭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다 보니 경기 중에도 5장에서 7장의 카드는 기본이며 부상자들 또한 많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스코티쉬 프리미어 리그에서 올드펌 더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커지고 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많은 프로리그 팀들이 함께 자라나야 하지만 점점 셀틱과 레인저스가 나눠 먹기 식으로 리그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코티쉬 프리미어리그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올드펌 더비뿐만 아니라 많은 리그 팀들의 공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수페르클라시코

수페르클라시코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연고지로 하는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라이벌 전을 가리킨다. 이 두 팀의 경기는 아르헨티나 축구팬의 무려 73%를 차지할 만큼 거대 클럽의 대항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수페르클라시코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수페르클라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고 유럽무대에 많은 시선을 빼앗긴 이때 남미 축구를 알리는 중요한 경기로 꼽히고 있다. 2004년 옵서버(영국신문)는 수페르클라시코를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50가지 스포츠 이벤트 중 첫 번째로 꼽을 정도로 수페르클라시코는 중요한 더비 중 하나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보카 지역에 연고지를 둔 보카주니어스는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팬들이 형성되어 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누네스 지역에 자리를 잡은 리버 플레이트는 중산층 이상 계층이 팬을 형성하고 있어서 수페르클라시코 경기가 이루어질 때면 서로를 가난한 보카 지역에선 냄새가 난다고 놀리며 반대로 리버 플레이트를 겁쟁이라며 놀리는 등 경기 외적에서 많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 왜 우리는 더비매치에 매료되는 것일까?


더비매치의 어떤 점이 우리를 밤을 새우게 만들고 팬들 스스로 감독이 되어 누구를 주전선수로 내보낼 것인지 추측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그들의 경기가 아닌 그들의 갈등에 더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역사적, 사회적, 지역적, 종교적인 이유에서 시작되는 갈등이 축구를 통해 서로를 꼭 이겨야 하는 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최고의 경기력을 통해 갈등이 터져 나오자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에 매료되는 것이다.

갈등이 터져 하나의 사건이 된 팀들의 경기는 팬들에 의해 기억되고 다시 그들이 만났을 때 과거의 사건이 다시 팬들에 의해 회자되는, 한마디로 사건이 돌고 돌아 역사가 되는 것이다. 위의 세계의 더비매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더비매치들은 절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사건이 돌고 돌아 역사가 되 팬들의 기억 속에 계속해서 회자되어 그들의 경기를 기다리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K리그의 부흥과 더비매치.

현재 우리나라에서 축구 더비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팀은 FC 서울과 수원 블루윙즈일 것이다.
서울과 수원이라는 가까운 지리적 요건과 K리그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실력이 이 두 팀을 K리그의 라이벌로 만든 것이다. 이 두 팀을 제외하곤 우리나라에서 더비 매치는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매 경기 1만 명을 넘기기 힘든 K리그에서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에는 3만 명에서 5만 명 정도의 관중이 모이는 것을 보면 분명 더비 매치와 K리그의 부흥에는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유명한 더비매치가 되기 위해서는 각 팀에 팬들에 의해 계속해서 회자될 수 있는 갈등구조가 있어야 한다. 이쯤 되면 K리그의 부흥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억지로라도 갈등구조를 만들고 싶은 심정이 든다.


물론 이러한 사건과 갈등구조가 절대적으로 K리그의 부흥을 장담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필요성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K리그 경기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다양한 경쟁구도를 가질 수 있도록 각 팀들 간의 노력, 그리고 팬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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