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지성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 스포츠 산업학과)
생산유발효과 6천659억원, 고용유발효과 3천602명, 취업유발효과 4천899명 ···
(2010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영암F1그랑프리. TV중계를 통해 후원사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작년에 영암에서 열린 F1그랑프리의 파급효과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분석한 수치이다.
우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월드컵, 올림픽 등)가 열릴 때마다 이같이 수 천억, 수 조 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런 수치는 정치인들이 선거를 목적으로 지역에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다는 시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수치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또한 들어가는 비용은 물리적으로 정확하게 계산이 되지만 거기에서 얻어지는 효과는 직접적인 수치(직원 고용, 입장료 수익)와 간접적인 효과를 물리적으로 환산한 수치를 더한 것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비용과 효과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간접적인 효과에는 스폰서십에 의해 확보한 TV광고, 선수들의 유니폼·장비에 부착한 문구, 경기장 내 A-보드, 공식 타이틀 등을 통해 얻어지는 무형의 이미지 제고도 포함되는데, 이것은 대부분 미디어를 거쳐 이루어진다.
1. 미디어와 스포츠의 공생 관계
스포츠와 미디어는 서로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관계로서 현대에 들어서 둘 사이는 바늘에 실 가듯 따라가는 사이가 되었다. 스포츠가 없는 미디어나, 미디어가 없는 스포츠는 둘 다 상상하기 어렵다. 1984년 LA올림픽조직위 피터 위버로스 위원장은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다란 경기장이 아니라 경기장에 몇 대의 TV카메라를 넣을 수 있느냐이다”라는 미디어 스포츠와 관련된 명언을 남겼다. 아무리 큰 대회가 열리더라도 그 대회가 TV나 라디오를 통해 중계되지 않으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입장권 판매와 같은 현물에 국한될 뿐더러 인접 지역과 그 지역 주민들만의 축제로 국한될 것이다.
앞서 말한 피터 위원장은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올림픽 방송권을 2억8,700만달러에 팔았다. 또 스폰서십 제도를 도입해 올림픽이란 상품을 기업들에게 팔아 행정기관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무려 2억 2,500만 달러의 흑자를 올렸다. 올림픽 사상 첫 흑자기록이었다.
(스폰서십의 순환 구조)
2. 스포츠 스폰서십 리서치
스폰서십을 판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스폰서십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기 마련이고, 사려는 사람은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적정한 가격을 알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가치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대학교 연구기관 등에서 수행하는 것이 스포츠 스폰서십 리서치이다.
리서치에서는 스포츠 중계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 영상, 신문의 지면 광고, 타이틀 노출 빈도 등을 따지게 되는데 여기에는 고려할 변수가 무수히 많다. 광고는 황금시간대 / 시청률 / 경기 전, 중, 후 / 생중계 여부에 따라 단가가 다르게 책정된다. 신문광고도 광고의 위치, 크기, 형태에 따라 비용이 제각각이다. 광고단위별 단가에 광고횟수를 곱하면 총 광고비용이 나오게 되고 이 비용만큼의 광고효과를 얻었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스폰서십 비용을 뺀 게 스폰서의 이익이 될 것이다.
(스폰서십 가치를 책정할 때는 다양한 통계를 활용한다. 아래는 한겨레신문 광고지면의 단가책정표)
3. 뉴미디어와 SNS의 등장
인터넷은 TV나 신문, 라디오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를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국내 대표 포털인 다음, 네이버는 스포츠 중계권을 직접 구입해 중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잘게 쪼개서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게 제공하고 있다. 짤막한 영상의 앞뒤에는 광고주의 광고가 삽입되고 시청자들은 이를 보게 된다. 특히 구글은 사용자의 취향을 검색엔진에 반영해 선택적으로, 점진적으로 노출을 증가시키는 광고 시스템을 체계화하면서 사용자의 링크 클릭 수 증가와 광고 페이지에 시선을 오래 두는 효과를 얻었다. 이 같은 효과는 많은 회사들이 구글에게 광고를 의뢰하고 더 비싼 광고료를 선뜻 지불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SNS - Facebook, Twitter 등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모바일과 결합하면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너도나도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일단 뛰어들고 있지만 갈수록 세분화, 다중화되는 인터넷 환경에서 광고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어렵다. 현재 Facebook 같은 경우 ‘좋아요’와 덧글 수, 트위터 같은 경우는 팔로잉 횟수와 리트윗 등으로 효과를 측정해보려는 노력이 학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웹사이트의 복잡하게 엉킨 광고효과를 완벽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상 스포츠와 미디어의 관계, 미디어의 발전 양상을 대략적으로 알아보았다. 우리가 두루뭉실하게 접했던 통계가 도출되는 과정과 그 통계가 쓰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는 아직 외국만큼 스포츠 리서치에 관한 학문이 발전하지 않아서 기업들이 스폰서십 효과를 믿지 못 해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산업이 발전할수록 정확한 스폰서십 효과 측정의 필요는 늘어날 것이므로 스포츠와 미디어, 통계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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