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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서쪽에서 불어오는 분데스리가 열풍(熱風)

                                                                                          글 / 양소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빅3로 불리던 영국 EPL과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이태리의 세리에 A가 분데스리가라는  새로운 세력에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분데스리가 시프트라는, 축구의 중심이 독일로 옮겨지고 있다는 단어가 나타날 정도다. 사실 분데스리가의 인기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1970년대~80년대에 심판들의 승부조작으로 인하여 침체기에 빠져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그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1963년 8월 24일 첫 킥 오프를 시작으로 이 분데스리가란 단어는 단순한 축구 리그를 뜻하는 말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정한 축구가 존재하는 곳이라며 극찬을 받고 어린 축구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꿈꿀 수 있는 성지로 찬양 받는다. 또한 세계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분데스리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제치고 제 2의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어떤 점이 독일 축구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일까?


1. 최고 순수익을 올리는 분데스리가
 
딜로이트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2008/2009 시즌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리그는 18억 9천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린 EPL이었다. 분데스리가는 12억 9천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리며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린 리그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조사한 순수익 분야에서는 EPL이 7900만 파운드의 순수익을 올린 반면 분데스리가는 1억 41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려 EPL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며 분데스리가가 가장 많은 순수익을 올리는 리그로 기록되었다. 
 
이렇게 많은 순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첫 번째 원인을 완벽에 가까운 분데스리가의 재정 관리제도에서 찾았다. 매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들은 200 페이지에 달하는 재정 관리 보고서를 협회에 재출해야 하는데 10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어느 곳에 쓰였는지 설명을 해야 한다. 또한 구단이 적자상태가 된다면 구단을 리그에 등록을 시켜주지 않을 정도로 부채에 대해 엄격하다.

EPL의 경우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조차 천문학적인 부채를 가지고 있고 리그 자체도 33억 파운드의 부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부채가 전혀 해결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0년도 시즌 영국의 EPL과 스페인의 1부 리그의 부채는 총 5조원에 달한다고 발표된 반면 분데스리가의 부채는 0을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선수 주급 지출부분이다.
EPL의 경우 수익의 71%를, 세리에 A는 68%를, 프리메라리가는 63%를, 프랑스의 르샹 피오나 리그앙의 경우 수익의 62%를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반면 분데스리가는 수익의 50%선에서 해결을 하고 있다.
결국 다른 리그들이 축구를 돈으로 해결한다는 갖은 쓴 소리를 들으며 선수들의 연봉 지급에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때 분데스리가는 홀로 내실을 다지며 구단의 재정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분데스리가는 약간 독특한 지분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50+1"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한 특정인이 구단 지분의 50%넘게 가질 수 없으며 구단의 팬들이 특정 구단주보다 1을 더 소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50+1은 팬들이 클럽을 소유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해서 분데스리가의 클럽들은 그 50+1을 거둬들이기 위해 순수하게 마케팅에만 의지하여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유럽의 리그들이 외부 자본에 의지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 관중들에 의지하는 모습이 대조적이라 할 수 있겠다.

 2. 적극적인 유스 정책.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던 시절,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세대교체 실패로 인하여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받은 독일은 당시 독일 축구협회에 테오 츠바치커가 회장직을 맡으며 적극적으로 미래의 국가대표를 발굴해 내기 위해 분투하기 시작한다.
독일 축구협회는 2002년도부터 각 분데스리가 1부 리그 모든 팀에 유스팀을 운영하도록 지시했으며 지시를 받은 클럽팀들은 독일 축구를 위해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며 어린 신예 선수들을 발굴하기에 박차를 가한다. 덕분에 그 시절 많은 선수들을 발굴해 낼 수 있었는데 그 때의 대표적인 선수들은 현재 유럽 최고의 골키퍼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노이어 골키퍼와 레알 마드리드의 메수트 외질과 같은 최고의 선수들이다. 적극적인 움직임과 투자 덕분에 현재 분데스리가의 유스 정책은 유럽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세부터 18세까지 모든 연령대에 팀이 분류되어 있고 각 연령대마다 토너먼트 대회가 있을 정도이다. 이런 유스 정책 덕분에 자본이 부족해 선수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팀들은 자신들이 발굴해 낸 신예 선수들을 바탕으로 좋은 전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중반에 심각한 재정 악화에 시달렸던 도르트문트는 이러한 유스 정책 덕분에 2011년 시즌 우승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스 정책 덕분에 독일은 2008년, 2009년에 17세 19세, 21세 청소년 월드컵 우승을 모두 싹쓸이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독일 내에서도 자신들이 가진 유스 정책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또한 축구리그를 가진 나라들은 독일의 유스 정책을 도입하려 애쓰고 있다. 또한 각 유스팀들은 교환 학생과 같은 제도들이 잘 되어있어 많은 나라의 어린 선수들이 독일 유스 아카데미에 입학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손흥민 선수 같은 경우 16세에 독일 함부르크의 유스팀에서 축구를 배우다가 그 실력을 인정받아 함부르크 팀에 정식 입단을 할 수 있었다.

3.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리그.

필자가 생각하는 분데스리가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팬들의 사랑이다.
영국의 EPL이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래의 표를 보면 단연
분데스리가가 최고라고 생각될 것이다.


 

2001~2002

2003~2004

2005~2006

2007~2008

2009~2010

분데스리가

32997

37477

40572

38612

41082

프리미어리그

34448

35020

33864

36076

34151

프리메라리가

26193

28823

29029

29124

28286

세리에 A

26019

25469

21698

23180

24957

                                                                   (출처: 조선일보)


다른 나라 리그들은 점점 관중 수가 줄고 있는데 반해 분데스리가의 경우 관중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유럽 4대 리그 중 유일하게 4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렇게 최다관중 동원이라는 위업에는 위에서도 언급한 50+1 시스템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51%이상을 팬들이 가지게 되는 구조이다 보니 팬들에 의해 구단이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변모하게 되었고 자연히 구단들은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게 되고 팬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위해서 자연히 힘을 합치게 되는 것이다. 


독일 축구협회에서는 보다 많은 관중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시즌티켓 판매를 중지 했는데 이는 서포터가 아닌 일반 관중들도 자유롭게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하겠다. 또한 친 서민 정책으로써 비싼 편에 속하는 다른 리그의 입장료와는 다르게 가격을 낮춰 부담 없이 관람객들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대한민국 출신의 2명의 선수가 뛰고 있다. 이 두 선수 이전에는 가히 전설이라 불릴 만한 차붐이 있었고 차두리 또한 가장 최근까지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선수이다. 이러한 선수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분데스리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뿐만이 아니어도 분명 분데스리가는 매력적인 축구리그이다. 점점 더 발전해 나가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리그이며 또한 세계의 많은 축구 리그 중 가장 열광적인 응원 문화를 가진 리그이다. 체계적인 유스 정책 덕분에 많은 어린 선수들이 1부리그에서 뛸 날을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의 많은 어린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을 만들어 주고 있는 리그이다. 


이는 한국축구에도 많은 점을 시사하 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자세로 내실을 탄탄하게 다지며 현재의 분데스리가로 변모한 것은 분명 우리나라의 축구 클럽과 축구 협회가 본받을 만한 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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