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소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구단 수뇌부와 리그성적이 감독의 생사가 결정되어지고, 5시즌만 보내도 감독으로써 나름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현대 영국축구에서 무려 24년 동안 한 팀의 감독생활을 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
현재 수많은 축구 관계자로부터 최고의 감독이라 칭송받지만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찬사에 공감을 갖는 것은 아니다. 퍼거슨 감독이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에 걸맞게 스타 플레이어는 가차 없이 자신의 팀에서 퇴출시켜 버렸고 경기력에는 아무 문제없는 선수이지만 팀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숙청을 단행하기도 하는 그의 냉정함에 야유를 보내는 사람 또한 많다.
하지만 퍼거슨이 현 시점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이란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평소 퍼거슨이란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최고의 감독의 최고의 날들은 과연 어땠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해서 퍼거슨의 수많은 이야기 중 최고의 날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1986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회장과 당시 축구계의 최고의 명성을 자랑했던 맨유 구단주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았을 당시 그는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이라는 팀에서 감독직을 맞으며 감독으로서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였다. 퍼거슨 감독은 회장과 구단주뿐만이 아니라 맨유의 전설인 보비 찰튼 경까지 찾아와 자신을 스카웃하려 했던 상황에 대해 자서전에서 이렇게 저술했다. 지금의 맨유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이 당시의 맨유는 정말 최악 이었다고 한다. 선수들의 음주벽부터 시작해서 훈련에 참가하지도 않고 일광욕 침대에서 하루를 보낼 정도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선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이야기였다.
(알렉스 퍼거슨 ‘무한인생 경영’ 중)
이 당시 맨유는 1부 리그의 꼴찌에서 두 번째, 언제 강등권으로 떨어질지 모르고 감독 또한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였고 새로운 감독의 연봉에 대해서는 약간 올려줄 수 있지만 선수영입에 쓸 돈이 없을 정도로 재정적으로도 힘든 상태였지만 퍼거슨 감독은 가슴이 뛰어 견딜 수 없었다고 했다. 그저 맨유로 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이었다고 한다.
1992
86년 부임을 한 뒤로 퍼거슨 감독이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것은 무엇일까?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바로 선수들의 컨디션이었다. 부임 당시 선수들의 몸은 술과 부상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퍼거슨은 급기야 스코틀랜드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 전문가를 부르고 나서야 선수들의 체계적인 몸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회상한다. 그래서 였을까. 믿기 힘들겠지만 맨유는 퍼거슨 부임 후 7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없다. 축구 전문가들과 호사가들은 이 때 퍼거슨의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 비난을 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경기의 질 보다는 패인에 대해 결단력 부족과 살인적인 경기 일정 때문이라 회상했다. 한명의 결정적인 선수가 팀을 이끌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게 만들 수 있지만 그러지 못했고 또한 선수들의 부상 누적으로 인해 선수들의 출전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활용하지 못해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퍼거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축구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시합에 만족하지 못하고 선수들을 탓한다고 손가락질 했지만 퍼거슨은 그런 가십들에 휘둘리지 않았다. 오히려 비난이 퍼지면 퍼질수록 퍼거슨은 선수들을 독려했고 기자들에게 전문가들에게 휘둘리지 말 것을 부탁했고 마지막은 그저 푹 쉬라는 것이었다. 단지 그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희박해질수록 더욱 우승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퍼거슨 감독은 시즌 막판에 디온 더블린과 맨유의 전설적인 선수인 에릭 칸토나를 영입한다. 칸토나는 꼭 필요한 순간에 자기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것은 곳 맨유의 비상으로 연결되었다. 연승이 계속 되었고 희박했던 우승 트로피는 점점 퍼거슨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5월 3일 맨유는 퍼거슨 부임 이후 7년 만에 첫 번째 리그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1994
93년도 7월 퍼거슨은 로이 킨이라는 21살의 선수를 영입한다. 이는 오래 동안 로이 킨을 영입하려 했던 퍼거슨의 꿈이 이루어진 것인데 이로서 퍼거슨은 리그 우승에 재도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또한 뚜렷한 목표 없이 25년 동안 방황했던 선수들과 구단, 그리고 팬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된다. 선수들의 기량 또한 향상되었고 영입되어온 선수들은 예전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움직여 퍼거슨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그리고 그들은 92년도에 해낸 것보다도 더 대단한 것을 해냈다. 바로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하지만 그때 그들은 그들이 더 엄청난 것을 해내리란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트레블(TREBLE). 이는 한 시즌에 영국 및 유럽의 3대 축구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트레블은 현재까지도 모든 유럽 축구 클럽들의 꿈이자 이상향이며 하늘의 별따기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다. 현재 이 트레블을 기록한 클럽팀은 겨우 14개 밖에 되지 않는다. 트레블이 어려운 이유는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자국 리그에서 1주일에 1번이나 2번 정도 뛰고 또 챔피언스리그 경기들을 뛰면 일주일에 총 3번 정도 경기를 뛰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트레블을 퍼거슨은 99년도에 해내고야 만다. 86년 맨유의 감독이 된 뒤로 퍼거슨 감독은 99년이 될 때까지 5번의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또한 99년도 시즌 막판 당시 돌풍의 주역이었던 아스날이 맨유의 리그 챔피언의 자리를 넘보고 있었기 때문에 퍼거슨은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일단 팀에 새로운 피를 들여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퍼거슨 감독은 맨유 구단 측에 이적시장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제스퍼 블롬퀴스트를 영입한다.
또한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하나가 될 것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퍼거슨의 요구를 잘 이행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해 리그 우승, FA컵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다. 어쩌면 퍼거슨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뚜렷한 목표의식이 만든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퍼거슨의 트레블을 이룩한 감독으로써 기사의 칭호를 받게 된다.
2008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또 다시 기쁜 날을 맞이하게 된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시티에서 뛰고 있는 테베즈, 그리고 웨인 루니가 이끈 맨유는 역대 최고의 공격라인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자신들의 라이벌들을 하나 둘씩 공략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잡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물론 한국 축구팬들에게 2008년도 챔피언스리그는 별로 반가운 기억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퍼거슨의 힘을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리고 현재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도 역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리그 우승은 물론
지난 일요일 새벽에 열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3:1 패배의 아쉬운 결과가 있긴 했지만 퍼거슨에게 이런 일들은 언제나 있어왔고 또한 퍼거슨감독에게는 이겨낼 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맨유는 걱정이 없어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자신의 또 다른 최고의 날을 위해 다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자료 출처 - 로이터 통신 (http://www.reu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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