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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세계 속의 대구, 국제 마라톤 대회를 가다.


                                                                                               

                                                                                                글/ 이강은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필자는 4월 10일, 대구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린 대구국제마라톤에 직접 참가하여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앞둔 대구시민들과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글에 담고자 했으며, 스스로 마라톤에 참여함으로써 느낀 스포츠의 즐거움을 이 글에서 나누려고 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스포츠이벤트라 일컬어지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는 8월 27일부터 9월4일까지 대구에서 열린다. 이러한 큰 행사가 성공리에 개최되기를 기원하는 취지에서 4월 10일 대구국제마라톤이 열리게 되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스포츠외교동아리 Sports, Our Universal Language (S.O.U.L)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실제 선수들이 뛸 마라톤 코스를 경험해보기 위해 함께 대구로 향했다.


<대구 국제 마라톤에 참가한 SOUL(배성환, 안은희, 이강은, 임현국, 정수연, 이지윤)과 인터뷰를 나눈 미국인과 함께>

  
행사가 시작되기 전 대구시민들에게 어떤 취지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경북대학교 동아리 대표는 “이 마라톤대회를 참여함을 통해 대구세계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답했다. 또한 길거리에 “미소로 시작되는 친절, 질서로 대구를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두른 채로 행사를 진행하는 문화시민 운동협의회분들은 “대구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참가자가 아닌 일반시민에게 이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이달희님은 “사실 대구시 어디를 가나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홍보물이 눈에 띄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이 국제스포츠 이벤트가 8월에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실제로 표를 구매해서 경기를 보러갈지는 의문이다. 또한, 육상이라는 스포츠에서 우리나라 스타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겨스케이팅이나 수영처럼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육상은 우리나라 스포츠종목 중 볼모지이며 선진국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스포츠 스타가 존재하지 않고 응원 하고 싶은 선수들이 없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할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육상”이라는 스포츠를 타 종목 스포츠와 비교해 보았을 때, 육상은 다른 어떠한 종목보다 단순하며, 복잡한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하기보다 원초적인 육체의 힘 자체를 사용하는 스포츠이다. 가령 일반인들도 참여한 이번 2011대구국제마라톤대회만 봐도 특별한 기구나 어려운 경기 룰 없이 자신의 두 다리로 ‘달리기’를 하는 것이었다. 또한,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인 에티오피아의 벨라이네 딘사모나, 이번 2011대구국제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케냐의 체블 송오카 선수를 보면 선진국 선수들만이 우세한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육상종목에서의 스포츠 스타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스포츠로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거리, 장거리 달리기를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가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육상의 대중화를 통한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육상경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필자도 처음으로 10km 단거리 달리기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만 마라톤이든 장거리달리기든 뛰어본 경험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연로해 보이시는 어르신들, 각종 동호회 회원들, 친한 친구들과 함께 혹은 직장동료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분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달리다보니 금세 반환점을 도는 곳이 나왔다. 

 
또, 한 발짝 한 발짝 뛰어갈 때나 누군가가 도중에 포기하려고 할 때, 옆에서 ‘아저씨 힘내세요, 언니 파이팅!’ 등을 외쳐주며 박수를 쳐주는 거리의 시민들의 응원을 들으며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진심으로 소통하는 그 훈훈함을 직접 느꼈다. 마라톤에 참가한 아마추어 러너들끼리도 서로 구호를 맞춰가며 ‘조금만 가면 다 왔다’는 얘기를 하며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며 힘을 나누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배성환씨(29)는 “시민들이 보내준 열렬한 환대는 제가 경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를 격려해주며 응원해줄 때 풋풋한 감동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필자는 ‘스포츠는 차별이 없음’을 더욱 실감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기의 운동능력에 따라서 결승지점을 향해 최선을 다하여 달리는 모습에서, 어리든 나이가 지긋하시든 경기에 임하는 열정에는 차이가 없음을 생생히 체험했다. 나이불문, 국적불문, 직업불문, 학력불문, 종교불문 등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든 신청을 하면 함께 달리기를 할 수 있었던 면이 스포츠의 특성을 잘 나타내준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생각을 해보았을 때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각기 다른 배경과 언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땀을 흘리고 아름다운 경쟁과 교류를 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좋은 축제의 장이 국제스포츠경기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212개국의 2000여명의 선수들이 대구라는 곳에서 스포츠를 통해 경쟁과 화합을 하기를 기대하며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대구시민들의 응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선수와 시민들 간에도 서로 교감을 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마라톤이 끝난 후 만난 미국에서 온 한 여성 참가자는 “대구국제마라톤의 체계적인 행사운영과 뜨거운 환호를 보내주는 대구의 시민들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와 같이 시민들 각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라고 자각하며 성숙한 문화시민의식을 보여주어 2011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를 성공리에 치룸으로써 한국과 대구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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