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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6 PACK과 S-LINE만? 재미, 성찰, 주체성도!

 

 

 

조남기(숙명여자대학교 체육교육학과 교수)
 

포크송 세대에 가까운 세대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지상파 방송에서 송출하는 최근의 음악방송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혹여 부딪힐 지도 모르는 ‘한 곡조’의 기회를 준비하려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제 청소년의 시기로 다가서는 4학년이 된 딸아이와 함께 가끔 방송의 음악이나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는 기회가 잦게 됩니다. 예전에 음악을 접할 때는 가수의 외모보다는 리듬과 가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지금 송출되는 음악 방송을 접하게 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출연하는 가수들 본인들뿐만 아니라, 진행자, 그리고 방청객에 이르는 다수가 방송인들의 외모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들이 보여 주는 남성적 복근이나 여성적 S 라인과 같은 몸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스포츠와 체육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다수 대중의 신체에 대한 관심이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과 우려의 눈길이 생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지금 관심이 1년을 푸르게 보내는 소나무 같은 것이 아니라 4월 한 달, 아니 4월 어느 한 주에 잠시 피었다가 떨어지는 벚꽃 같은 일시적 유행이 될까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남에게 보여 지는 이미지 향상을 위한 행동은 내가 보는 것을 향한 행동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신체활동을 하는 ‘나’는 잘 빠진 로봇이 아니라 머리(이성)와 가슴(정서)과 몸(신체)과 영혼을 소유한 완전한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전인적 인격체인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행할 때 인간일 수 있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말하는 ‘헬스’라는 단어를 ‘피트니스’라는 올바른 용어로 수정합시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피트니스, 스포츠, 체육에 대한 의미를 혼동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스포츠는
문화적 현상으로, 체육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피트니스는 스포츠와 체육에 포함되는 일부분입니다. 따라서 피트니스는 때로는 건강을 위해 그리고 때로는 체력을 위해 행하는 기능으로서의 부분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스포츠와 체육은 다릅니다. ‘내’가 스포츠와 체육에 참여할 때에는 이성적, 정서적, 신체적, 그리고 때로 그 누구에게 있어서는 영혼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 해 볼까요.
완전한 인격적 만남이 없는 신체활동은 훈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는 말이지요.

최근의 다양한 연구가 신체활동의 신체적 긍정성뿐만 아니라 신체활동과 인지 능력 향상과의 비례적 관련성에 대한 놀라운 결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신체활동이 뉴런이라 불리는 뇌세포의 증식과 이들 뉴런간의 연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스포츠 활동을 통해 육성되는 리더십, 팀워크, 도전정신, 자기주도성, 페어플레이 정신 등과 같은 사회적 인성에 더해 참여자의 개인적인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외국 대학들의 입학 기준에 지원자의 스포츠 활동이 중요한 당락 기준의 하나로서 포함된다는 사실은 매우 타당하고 적절하게 보입니다.


이제 여러분 개인 차원으로 돌아가 봅시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참여 후의 관심 중 하나는 요요현상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운동에의 지속적 참여’, ‘효과적인 음식 섭취 방법’에 대한 설명이 넘쳐 납니다. 이제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다가가 봅시다. 스포츠와 같은 신체활동을 접하는데 있어 ‘나’의 정서적 반응이 수반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 봅시다.
성취감, 즐거움, 흥미, 대인관계의 정서적 긍정성이 여러분이 참여하고 있는 신체활동의 지속성이나
효과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을 빼야지!”라는 사람들의 의식은 보여 지는 것에 대한 ‘나’의 수동적 성향을 지향하게 할 뿐입니다. 이는 신체활동 또는 스포츠의 즐거움과 그를 통한 성취감의 경험이 사람들로 하여금 주체적 인간으로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사회의 관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민주적이고 주체적 열정을 소유한 시민의 육성이라는 목표는 겉으로만 보여 지는 6 Pack이나 S-line만을 보유한 사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또는 스포츠 기능이 월등한 사람만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시민상은 긍정적 신체활동 또는 스포츠 참여에 있어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반응에 충실한 그리고 그에 대한 성찰을 실천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여러분, 좋아하는 그리고 재미있는 운동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분을 그리고 여러분의 주변인을 장려 합시다. 운동문화의 환경에 녹아 있는 민주주의적 가치가 체득될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 개인적으로 획득되는 부수적 효과는 체중감소와 건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사회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는 주체적 리더의 모습을 표출할 것입니다. 조기 축구를 할 때에도, 강변 걷기를 할 때에도, 동네 한 바퀴 자전거를 탈 때에도 “왜 하는지?” “무엇이 재미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느끼고 실천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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