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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2010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의의와 과제

                                                                                                           글 / 전용배 (동명대 교수) 


지구상 모터스포츠의 최고봉 F1이 2010년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최되었다. F1은 연 400만 명의 관중과 6억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올림픽 및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메인스폰서 문제로 인해 조금 하향세인 것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번 대회이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석이 나왔지만, 대체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으로 귀착되고 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의의와 가치 

1. 자동차산업 10대 강국 중 마지막으로 F1 개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바레인, 싱가포르에 이어 여섯 번째로 F1 개최국가가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모터스포츠 선진화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미래비전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닌가 생각된다.

                                                        <F1 결승전 현장에서의 필자>

  
2.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2010년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7년간 매년 한 차례씩 전남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다. 메가 스포츠이벤트가 한번으로 끝나는 것과 지속적으로 개최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적어도 7년이라는 시간은 모터스포츠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적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3.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 근교에서 열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남쪽 외지인 전라남도 영암에서 개최되었다는 사실도 의미가 있다. 물론 대도시 주변이라면 교통 및 숙박 등 기반시설이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음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건설이 쉽지 않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허허벌판 영암에 미래 비전을 가져다주었다는 점이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4. 전라남도와 영암이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이미지 고양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어도 이제 자동차경주와 관련된 만화, 게임 등 문화콘텐츠에서는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이 공식적으로 등록되고 활용될 수밖에 없다. 영암서킷이 경기외적으로도 분명히 가치를 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5. 2010년 대회가 운영상에 무리가 있었지만, 일단 관중동원에는 성공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2만석에 가까운 거대좌석을 어느 정도라도 채운 것은 평가를 받아야하고 지속적인 개최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요소이다.

 

                                                 <참가선수들의 퍼레이드, 연합뉴스 제공>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과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적지 않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1. KAVO의 운영미숙과 마케팅 부재
대회운영법인(KAVO)는 F1 경주장 건설과 마케팅, 홍보, 국내 타이틀스폰서 유치, 주관 방송사 선정, 중계권료 협상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지만 제대로 한 게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F1 주관방송사 선정이 대회 개막 10여일 전에야 이뤄져 적극적으로 홍보할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대회 홍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타이틀스폰서 유치가 무산된 것과 메인그랜드스탠드 상단의 기업 부스(코퍼레이션 스위트) 유치가 제대로 안된 것도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수백억 원의 적자가 후유증으로 남았다. 결국에는 전남도가 메워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F1은 하향세다. BMW·혼다·도요타 등 F1을 이끌던 자동차업체들이 떠났다. 주요 스폰서였던 금융회사도 상당수 철수했다. 미국·중국은 흥행이 안 된다며 경기를 마다해 개최권료가 정체상태에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뒤늦게  ‘물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따라서 내년에 열리는 코리아 F1은 기업과 지역 주민들이 반색하는 이벤트로 거듭나야 한다.

                                                  <F1 경주 모습, F1 공식홈페이지 제공>


2. 경기장 활용도 제고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F1 특별법’을 만들어 건설한 4000억 원짜리 서킷은 활용도가 문제될 수 있다. 주말 일부 행사를 빼고는 텅 빈 상태다. 연간 유지보수에만 수십억 원이 들어간다. 따라서 국내모터스포츠 관련 행사는 웬만하면 영암 서킷이 유치해야 한다. F1의 인기를 지속시키고 한국인 드라이버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F2, F3 대회 주최가 필요하다.

3. 경기장 주변 기반시설 확충
영암 서킷 주변의 교통이나 숙박, 편의시설의 부재는 큰 오점으로 남았다. 아스팔트도 깔리지 않은 주차장은 대회수준에 금이 가게 했으며, 제한된 진입로는 엄청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경기장 안에는 부족한 화장실로 인해 혼란을 야기했으며, 가변석과 보도블럭마저 완공이 되지 않은 채 대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후 평가를 통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4. F1에 대한 낮은 인식
F1은 스포츠 중에서도 고급스포츠 영역에 들어간다. 처음 개최되는 관계로 관중들도 F1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적 수용도가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차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적인 문제는 필연적으로 시간을 요하는 것이 상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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