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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4대 스포츠를 위협하는 신종스포츠 등장 : 스포츠마케팅

                                                                                                            글 / 김상유 (명지대 교수)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자 현대마케팅의 대부라고 알려진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GE의 잭 웰치, Microsoft의 빌 게이츠, 단절의 시대의 피터 드러커와 함께 세계 4대 비즈니스 구루(Guru)로 불린다. 그는 스포츠산업이 가장 각광받는 사업의 하나이지만 야구와 농구, 미식축구와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가 다른 신종 스포츠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머지않아 역전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도대체 미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스포츠 전문가가 아닌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였을까? 스포츠마케팅은 다른 어떤 마케팅보다도 역동적이고 또 재미있다. 따라서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 신종 스포츠들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마케팅은 신종 스포츠를 기존의 4대 스포츠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시키고 있다. 여기서 신종스포츠는 아예 새로 개발된 스포츠도 있고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를 개량한 것도 있다. 또한 기존의 스포츠를 이용하지만 전혀 다른 새로운 마케팅과 경기룰을 사용하는 스포츠도 신종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헤럴드 생생뉴스


페인트볼 게임(Paintball Game)

원래 페인트볼 게임이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의 전투를 재현한 어른들의 전쟁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서바이벌게임 (Survival Game)이라고도 불린다. 군용 소총과 기관총 등을 본뜬 공기총에 페인트가 터질 수 있는 탄알을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1970년대 유행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 도입되었다. 경기방법으로 팀을 나눈 후 상대편의 깃발을 빼앗는 깃발전, 상대편이 전멸할 때까지 경기하는 섬멸전, 고지를 먼저 점령하는 고지전, 생포된 동료를 구출하는 포로 구출전 등의 다양한 게임이 있다.

현재 미국에서 약 1,000만명이 즐기는 스포츠이며 관련된 장비판매규모가 4,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의 스포츠이다. 물론 처음시작된 것은 오래되었지만 최근에 급성장하면서 신종스포츠로 분류되고 있다.
 
필립코틀러는 미국에서 페인트볼이 인기있는 이유는 군사문화에 대한 남다른 흥미와 공격성과 개인주의적 특성이 강한 미국사회의 성격과 조화를 이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페인트볼의 성향을 미국의 4대 스포츠인 NHL(National Hockey League)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페인트볼은 아이스하키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AFL(American Football League)

미식축구하면 떠오르는 것은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계인 하인즈워드 덕분에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물론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로 경기당 평균관중이 6만명이 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AFL이라는 리그도 존재한다. 이것은 간단히 말하여 실내미식축구 경기이다. 미국에는 수많은 대학에 미식축구팀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활약을 하는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모두 NFL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선수들 중 일부는 AFL로 진출한다. AFL은 1987년 4개 팀으로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19개 팀으로 늘어났다. 2005년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관중이 13,000명이나 되었다. 총관중은 1,800만명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스포츠리그가 되었다. 현재 Fox와 NBC와 같은 거대방송사와 계약을 맺어 중계를 하고 있다. 이 스포츠리그의 성공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화려한 경기방식과 운영이다. AFL은 기존의 미식축구보다 훨씬 작은 50야드의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흐름이 매우 빠르고 역동적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볼의 색상도 매우 다양하며, 프로레슬링이나 아이돌콘서트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리그의 진행기간도 NFL이나 NCAA가 쉬는 휴식기간에 치러진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잠시의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신종스포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떠오르는 신종스포츠가 없다. 물론 몇몇 종목에서 참여스포츠의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의 인기종목인 야구나, 축구, 농구를 위협하는 신종스포츠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충분이 나타날 수 있다. 아직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인 야구의 인기는 견고하다. 그러나 올해 필자가 방문한 야구경기에서 본 스포츠 마케팅은 대부분 큰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응원팀의 경기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더했다. 지루하였다.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스포츠의 가장 큰 핵심은 스포츠의 경기력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력만 가지고는 젊은 팬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지루하지 않은 멋지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경기중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는 물론 경기자체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마케팅의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가을야구가 아닌 가을페인트볼처럼 다른 스포츠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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