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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프로야구 비즈니스 마인드 정착필요


                                                                                                           글 / 전용배 (동명대 교수)  


새로운 비전과 전략 필요

뜨거웠던 2010년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도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에 있어 2010년은 뜻 깊은 한해였다. 3년 연속 정규시즌 500만 관중동원을 이룩해 내었고, 국내 최고인기스포츠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한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구장의 경기장 인프라 구축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고, 서울의 고척동 돔 구장도 서울시 의회의 반대로 표류 중에 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언제 어디서 위기가 올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제 구단의 프런트는 마무리 훈련과 더불어 새로운 시즌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010년의 기세를 이어갈 것인지, 주저앉을지는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한 가지 우려할 점은 경제가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프로스포츠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럴 때 일수록 보다 치밀한 전략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적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팬들이 선호하는 구단, 출처 리얼미터>



만성적자 구조에서 벗어날 계기 필요

비록 한국프로야구가 태생은 비극적이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적자구조의 고착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중이 아무리 많이 입장해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제 스포츠에도 비즈니스 마인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장부상의 흑자 즉 구단모기업의 재정지원을 통한 지표상의 흑자가 아니라 실제적인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투자의 최소화와 선수트레이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점은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든 역사상 최초의 실질적인 흑자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2008시즌부터 시작된 롯데자이언츠의 구단 머천다이징 판매확대도 그 기세가 2010년 시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프로야구단 머천다이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최고인기구단 롯데자이언츠의 머천다이징>


북미프로스포츠 벤치마킹 그리고 액티베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국내 프로야구 시장은 걸음마단계로 볼 수 있다. 규모의 경제에서 선진국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이 시점에서 굳이 벤치마킹의 상대를 찾으라면 역시 북미프로스포츠를 주목해야한다. 누가 뭐래도 프로스포츠 마케팅의 최고봉은 미국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최고 수준의 인지도와 팬들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맨체스터만 하더라도 누적되는 부채로 인해 고민이 많다. 게다가 한국프로야구는 폐쇄적인 리그시스템이 미국구조와 흡사하기 때문에 추구하는 방향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와는 다르다. 승강제가 있는 오픈 시스템인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적자를 보더라도 이겨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반면에 MLB, NBA, NFL은 구단의 수익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승리가 최고선은 아닌 것이다. 특히 홈경기가 8게임뿐인 NFL 구단이 프리미어리그 구단보다 매출액에서 2배 이상 많은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마케팅과 중계권료에 있다. 머천다이징과 관련해서는 통합마케팅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국중계권료는 일률적으로 분배하나 지역중계권료는 구단이 직접 계약하고 수입을 독점한다. 2000년대 이후 미국프로스포츠의 또다른 특징은 액티베이션(activation)의 확대이다. 액티베이션은 거액을 들여 구입한 스폰서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야구 구장 외야펜스에 있는 기업명이 얼마나 매체에 노출되는가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에 기업들의 관심이 있다. 프로야구도 이제는 비즈니스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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