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병진 (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최근 자넷리, 차유람 등 프로당구 선수들이 국민스타로 떠올랐다. 케이블TV를 통해 당구
스타들의 빅 매치가 이어지면서 새삼 당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디에 가면 당구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에게 당구를 가르쳐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죠?” 등
문의 전화가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에 빗발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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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의 기원과 국내도입, 그리고 현재
B.C 400년 경 그리스에서 시작된 당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10년 순종 때. 일본인을 통해
창덕궁에 2대의 옥돌당구대가 설치되면서 순종이 당구를 즐기게 되었다. 결국 국내 최초의 당구
동호인은 순종이 되는 셈이다. 조선왕조의 불우한 마지막 임금은 나라 잃은 슬픔을 당구를 치며
달랬다고 한다.
이렇듯 한국 당구의 역사는 왕실의 귀족 스포츠로 시작되었고 해방 후에도 고급 사교운동으로 인식
되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불안한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일부의 사람들에 의해 저급 오락으로 치부
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당구는 1988년 체육종목으로 정식 인정되면서 서서히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현재 아시안게임에
메달이 10개나 걸린 정식 스포츠다. 경기부문은 포켓볼과 스누커, 스리쿠션 등이 있다.
국민스포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당구
한 시절 음지의 놀이문화로 인식되어 왔던 당구. 그 당구가 최근 부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량과 미모를 함께 갖춘 프로선수들이 케이블TV를 통해 당구의 진수를 보이면서부터다.
또한 전국당구연합회의 노력으로 각급 학교에 당구종목이 진입하게 된 것도 저변확대의 기폭제가 됐다.
현재 당구는 적지 않은 중․고등학교에서 클럽활동 종목으로 반영되었다. 대학 관련학과에서는 정식
과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학교 클럽활동(CA)시간을 공략한 것은 전국당구연합회의 최고의 치적이다. 서울․경기지역에서 클럽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양천구와 강서구 2개 지역에서만 80개 학교가 클럽활동 시간에 당구를
즐긴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당구를 즐기니까 당구산업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IMF 이전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당구장이 3만개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 후 한때 9천 여 개로 줄었지만 지금은 14,000 여 개
된다고 한다. 현황을 조사해 보면 매년 500개 정도씩 늘어난다는 것.
실제, 언제부터인가 중년아저씨들 술 한 잔 걸치고는 2차 가는 대신에 당구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술도 깨울 겸, 동료들 간에 화합도 도모하는 모습이 서서히 퍼져가고 있다. 포켓볼을 배우는
20대 여성들도 자주 볼 수 있다. 남자친구에게서 기술을 배우는 모습이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동호인 100만 명 시대가 피부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애니콜 룰 개발, 당구장 경영주들이 멘토(Mento)
전국당구연합회는 2~3년 전부터 애니콜경기를 보급해 오고 있다. 애니콜경기란, 순서없이 어떤 공이
라도 넣을 수 있는 포켓볼경기다. 포켓볼을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룰을
느슨하게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주부들과 어르신동호인들이 특히 애니콜을 선호하여, 클럽경기에는 애니콜대회 방식을 별도 적용하고
있을 정도다.
전국당구연합회는‘지도자강습회’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지도자
강습회의 주 교육대상은 당구장 경영주들과 임원들이다.
당구장 경영주들은 생활체육 당구를 확산하는 실질적인 뿌리. 처음 당구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당구의 원리와 기술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멘토(Mento)다. 당구장 경영주들은 학교 클럽활동을 유치
하여 청소년들에게 당구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동호인 클럽화를 통해 당구의 저변확대 필요
당구는 다른 단체경기와는 달리 자의성이 두드러진다. 쉽게 말해서 마음 내키면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장에 가서 한 게임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목특성 때문에 동호인 클럽을 결성한다는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당구가 생활체육 대표종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데이터화가 필요하며, 클럽이라는
제도권 내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활성화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동시에 프로그램의 다양화도 풀어야 할 숙제다. 각 지역 당구연합회에서 해당 지자체와 연계하여 주부
포켓볼교실과 실버당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이와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진 사업이다.
아마도 이들 사업들은 그리 머지않아 실효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의 당구 활성화 추세로
미루어 보아, 2,336㎜ x 세로 1,168㎜의 녹색테이블에서 이루어지는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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