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북유럽에서는 체육전공의 분야에 진학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재 대학 지원율이 점점 낮아
지는 영역은 전통적으로 학문성이 높았던 의학, 약학, 기계공학 등인데, 체육분야는 이미 그 위를
올라선 상태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더 계속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학문은 늙어서도 남을 위하여 고된 일은 계속해야만 하는데, 이 나라의 GNP는 이미 3만
5천불을 넘어섰고, 실직수당도 신입사원 초봉에 버금가는 실정이다. 따라서 먹고 사는 문제가 그다지
큰 관심사가 아니다. 단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삶의 질이 첫 번째 관심사인 것이다.
콘텐츠출처 :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사전 허가 없이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현재 체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스포츠산업, 경영, 관리, 운동처방, 의학 등을 연구하는
머리가 좋은 학생들이다. 뛰고, 달리고, 숨을 헐떡이고, 땀 흘리며 흡족해 하는 건강에 대한 비방은
이들 체육전공자들이 가지고 있다. 이들이 바로 사회체육의 선두주자들이다.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길은 이길 저길 다양하겠지만 삶의 질로 따지자면 아무래도 몸 건강, 마음 건강을 수반하는 체육학
전공이 제1순위이다.
체육을 전공하는 모든 이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그것은 기쁜 삶과 슬픈 삶을 기술한
『홍범(洪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중국 성인인 기자(箕子)가 쓴 글인데,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서경(西經)에 들어있는 한 편이다. 홍범은 오행학설사에서 획기적인 저작이다.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이 융합되기 이전에 <홍범>은 오행에의 순응을 핵심으로 하는 경세의 대법칙을 체계적
으로 표현하였다. 일반적으로 음양과 오행을 함께 붙여 말하지만, 이론적 발생은 다르다. <홍범>은
기자가 임금에게 진상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홍범구주에서는 아홉 가지 범주를
논하며 오행을 가장 앞세워 이야기하고 있다.
오행을 가장 앞세우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인간과 우주를 연결하는 매개이자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 오행설은 한대에 이르러 주역의 음양설과 더불어 생성되고 전개되었다. 그래서 오행을 논하지
않고서는 동양철학을 논하기 어렵다. 동양철학의 기본적 사유구조의 문화 유산은 오행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범구주는 “그 첫 번째 것을 오행이라고 한다”고 하여 오행을 첫머리로 다루고 있다. 오행의 순서,
오행의 성질, 오행의 맛은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첫 번째는 수(水)이고, 두 번째는 화(火)이며, 세 번째는 목(木)이다. 그리고 네 번째는 금(金)이고,
다섯 번째는 토(土)이다. 수는 아래로 젖어들고, 화는 위로 타오르며, 목은 휘어지거나 곧은 것이며,
금은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고, 토는 곡식을 생산할 수 있다. 수는 짠맛을 띠고, 화는 쓴맛을 띠며, 목은
신맛을 띤다. 그리고 금은 매운맛을 띠고, 토는 단맛을 띤다.” 우리가 흔히 아는 물=수(水), 불=화(火),
목(木)=나무, 금(金)=쇠, 토(土)=흙 그대로이다. 오행의 성질이나 맛은 상징이나 은유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행의 체계는 동양사 2천년 동안 모든 사람들의 의식에 뿌리를 내리며
사고의 한 코드로서 존재하고 있다.
인체의 장부에 오행을 배속하여 상생, 상극, 상모, 상화의 작용력을 통해 의학적 원리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행의 질서란 자연의 질서이며, 동양철학 고유의 기호논리학적 체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책명 끝에 ‘경(經)’자가 들어간 것은 신이 읊은 내용을 사람이 받아 쓴 글이라고 해서 ‘책중의
책’이라고 하며, 대단히 난해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홍범의 끝 부분에 체육철학을 전공하는 자에게
주는 글귀가 있다. 그 글을 살펴보면, 건강을 지녀야 오복(五福)이요, 건강을 잃으면 육극(六極)이라는
암시를 강하게 제시하는 내용이다. 그 외에도 선현들이 말했듯이 “재산을 잃거나 명예를 잃는 것은
부분을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는 의미의 홍범의 오덕, 육극과 맥을
같이하는 건강의 논리이다.
이러한 전제를 놓고 본다면, ‘삶의 질’과 체육 전공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GNP가 2만불 이상 넘어가는 현재 우리는 체육을 전공하여 미래에서 가장 유망한 직종과 함께
가장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위치에 있는 것이다. 건강을 전도하고, 건강을 실천하여, 미래에는 체육
전공자가 가장 각광받는 전공이자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 스포츠둥지
'분야별 체육이야기 > [ 전문체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중조절을 위한 적절한 운동 강도와 운동량을 아십니까? (1) | 2010.05.28 |
---|---|
테니스를 잘치려면? (0) | 2010.05.27 |
인체의 바이오 스프링: 건(Tendon) (0) | 2010.05.19 |
체육영재를 알아맞히는 족집게 도사 (0) | 2010.05.19 |
축구선수의 전방 십자인대 손상 (2) | 2010.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