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은성 (수원 동원고등학교 교사)
‘운동선수는 공부도 못하고 머리도 나쁘다...’라는 체육인 모두들에게 불쾌함을 던져지던 말이 머리에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체육에 몸담은 필자가 생각해도 그리 빗나간 말은 아닌 듯하다. 처한 환경과
인식이 모두 그 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체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운동을 잘하는 선수는 머리도 좋다‘라고 한다. 이러한 체육인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노력과 공부하는 체육과 겸하여 지육을 만들려는 각계각층의 부단한 노력의 성과이거니와
체육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담겨 있는 것이다.
첫째, 학원 스포츠의 변화
얼마 전 대학 스포츠 총장 협의회가 발기인 총회를 가졌다. 그 내용인 즉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대학 진학은 물론 대학 스포츠 참가 자격도 제한을 받게 된다는 메시지이며, 전국 주요 18개
대학의 총장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형적인 학원 스포츠를 교육의 영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리고 창립 발기인에 직접 서명하였다는 내용을 TV를 통해 접하면서 이제야 학원
스포츠가 제자리를 찾아가 내심 뿌듯한 자긍심을 가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학만이 변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학원 스포츠가 새롭게 탈바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싹은 대학에서 보다는 오히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먼저 주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하는 의식이 근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회 참가 제한이 가지는 모순
현재 운동선수들에 있어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서 많은 스포츠 협회나 연맹에서 도입하고 있는
선수들의 대회 출전 제한이 그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태권도 종목을 육성하고
있으며, 협회에서 정한 법규에 따라 전국대회 출전을 1년에 세 번 이상을 금한다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무척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은 되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도움이 될 것 인가에도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전국대회 3회 출전, 도 대회 참가, 시 대회 참가
등으로 학생들이 참여 할 수 있는 대회는 열 번 정도에 이른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전국대회만
제한을 한다고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시 대회는 주말을
이용해서 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셋째, 수업은 뒷전인 학생들
이미 고등학교에 특기자로 진학을 하는 학생들은 짧게는 3년(중학교 1학년부터), 길게는 5년(초등학교
5학년부터)동안 특기자 생활을 하면서 학교 수업보다는 운동의 비중을 더 크다는 인식 때문에 기초
학력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에서 아무리 수준별
학습과 방과 후 보충학습을 통해서 기초학력을 높인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본교에 특기자로 진학한
학생들을 상대로 학기 초 상담을 해보면 중학교에서 6교시 수업 이후에 운동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6교시 이후에 저녁까지 운동을 실시하고 8시나 9시가 되어서 집으로 가게 되면 TV보기, 컴퓨터
게임하기 등으로 시간을 허비한다고 한다. 다음날 학교 수업에 필요한 선행학습이나 복습은 안중에도
없다. 그 이유 찾는다면, 학생들이 수업에 참가하여도 기초 학력이 부족하여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며, 두 번째는 수업에 들어가도 공부를 해야 되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수업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딴 생각을 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수업 중 선생님들은 수업에 열중하지 않으면 ‘넌 운동부니까 수업에 안 들어와도 된다’라고 하신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가 빌미가 되어 기초 학력이 부족한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며
공부를 하고 싶어도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공부보다는 운동에만 매달려
대학 진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며,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학생들은 뾰족한 진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넷째, 방과 후 운동을 통한 개선 방향 찾기
2007년 수원시에서는 관내 엘리트 체육이 아닌 리틀 야구단을 창단해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야구를
배우고 나아가 선수 및 취미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으며 사실상 학원 스포츠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려고 하였다. 이러한 모습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며 기초학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 전형적인
모델링이 된다. 또한 부모들도 운동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면 운동을 중단시키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일전 TV에서 방영된 운동부를 위한 교실을 신설하여 운영 하는 학교가
소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현 교육과정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어 ․ 수학교과의
수준별 이동식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꾀하고 있는 것처럼 일선 학교에서 운동부를 위한
기초학력 신장 프로그램도 병행하여 긴요히 필요함을 제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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