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혁출 (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그린스포츠가 강조되는 시대. 민속놀이야말로 무동력 녹색 생활체육이다. 하면 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종목들이 많다. 다만, 민간에서 발생하여 ‘행동’으로 전승되어 오다보니
스포츠적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정립이 되지 못했다. 민속 그린스포츠를 현대화하여
생활체육으로 육성․장려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팽이치기
팽이치기 놀이는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지만, 주로 겨울철에 아이들이 얼음판 위에서
즐겨왔다. 팽이의 종류와 모양만 다를 뿐, 세계 여러 나라에 널리 퍼져 있는 놀이다.
나무로 깎아 채를 이용하는 ‘나무팽이’와 쇠붙이로 만든 ‘줄팽이’가 주류다. 나무팽이는, 소나무의
관솔이나 박달나무, 대속나무 등과 같이 무겁고 단단한 나무를 깎아 대칭이 되게 만든다. 밑 부분에는
쇠구슬을 박아 끝이 무디지 않고 잘 돌게 한다. 팽이채는 50㎝ 정도의 싸리에 길이 50㎝ 정도의
닥나무 껍질, 노끈 등을 묶어 만든다. 반면 줄팽이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위 아래로 총알이
박혀 있고 질기고 둥근 50∼60㎝정도의 끈을 감아 돌린다.
경기방법은 ‘오래 돌리기’와 ‘팽이싸움’, ‘목표 돌아오기’가 있다. 오래 돌리기는, 팽이채로 팽이를
오래 친 후 가만히 놓아두어 오랫동안 도는 쪽이 이기는 경기이다. 팽이싸움은, 팽이를 서로 쳐서
부딪치게 하여 팽이가 멈추는 쪽이 지는 경기이다. 목표 돌아오기는, 팽이를 치면서 목표물을 빨리
돌아오는 경기로 누가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목표물을 돌아오는 기술이 있느냐가 승패를 가름한다.
겨울철 움직임이 부족한 아동들에게 신체활동의 재미를 붙여주는 매우 효과적인 종목으로 평가된다.
자치기
자치기 놀이는 나무로 된 길고 짧은 2개의 막대기를 가지고 동네 어귀에서 행하던 놀이다. 막대기를
자처럼 쓰기 때문에 ‘자치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자치기는 50~60㎝의 큰자(어미자)와 10~15㎝남짓한 작은자(새끼자)가 필수다. 큰자와 작은자는
나무로 만들며, 어른 손가락 굵기(두께 2~2.5㎝) 정도로 한다. 작은자는 양쪽 끝을 대각선으로
방향이 다르게 깎는다.
기본적인 놀이방법 중 하나가 ‘거리재기’다. 일정 위치에서 큰자로 작은자를 쳐서 날아간 거리만큼
점수를 합산하는 게임이다. 큰자로 작은자 끝부분을 치면 작은자가 공중에 뜬다. 그러면 야구
배팅하듯이 작은자를 세게 친다. 공격팀은 날아간 거리를 손에 든 큰자 기준으로 “몇자~”라고
외친다. 여기서 “30자”하면 큰자의 30배라는 뜻이다.
수비팀이 눈대중으로 비슷한 거리 같으면 “인정”을 하게 되고, 공격자는 30점을 벌게 된다. 만약에
의심스럽다면 수비팀이 실측을 요구하게 된다. 만약 공격자가 부른 것 보다 거리가 짧으면 점수는
무효가 되며 공격팀이 바뀌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원안에 던져넣기’다. 일정한 지름의 원을 그려놓고, 그 곳에서 공격자(팀)가 큰자로
작은자를 멀리 쳐내면 수비자(팀)는 이를 받는다. 야구경기처럼, 수비팀이 받으면 바로 공수가
교대된다.
공격자는 작은자가 원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쳐낸다. 작은자가 원안에 들어오면 역시 공수가
교대된다. 이때 “10자” 혹은 “20”등으로 불러서 점수화한다. 만약 작은자가 원밖에 있으면 공격자는
3번 칠 기회를 갖는다. 이런 식으로 하여 정해놓은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편이 이긴다.
팔씨름
팔씨름은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흔히 벌어지는 놀이이다. 이 팔씨름의 스포츠화를 위해
(사)대한팔씨름협회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팔씨름대회에는 의외로 세부 규칙이 많다. 팔씨름 경기는, 반드시 나머지 한 손이 뭔가를 잡아야
한다. 친구들끼리 팔씨름을 할 때는 보통 아무것도 잡지 않고 하지만, 원래 팔씨름은 균형의 원리에
의해서 나머지 한 손으로 뭔가를 잡고 있어야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운동이다. 공식대회에는 손을
넘어뜨릴 때 손등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작은 매트리스를 까는 것을 규칙으로 하고 있다.
대회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꼭 상대의 손을 바닥에 닿게 할 필요가 없다. 팔씨름대회에서는 보통
5~6명과 대결한다. 그때마다 상대 선수 손등을 바닥에 닿게 하려 했다가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의 부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바닥까지 내려갔는데도 끝까지 버티는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 선수 손이 45도 기울어진 상태로 5초를 유지하면 이긴 것으로 할 때도 있다.
팔씨름 반칙의 종류는 무려 30가지가 넘을 만큼 심판도 엄격하다. 심판은 경기 시작 전에 잡아당기기나
꺾기와 같은 반칙을 체크한다.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꺾기나 잡아당기기는 반칙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회는 체중과 연령별로 치러지기도 하고, 사용하는 손에 따라 오른손과 왼손 경기로
나뉘어 치러진다.
투호
투호란 병을 놓고 일정한 거리에서 각각 한 사람씩 푸른 살과 흰살(혹은 붉은 살)을 가진 이가 열두
개의 살을 던진다. 병 가운데 구멍이나 양측 귀구멍에 살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놀이다. 조선시대에는
주로 궁중과 고관들의 잔치 때에 여흥으로 많이 하였다.
투호놀이에 사용하는 투호병이나 살의 종류만도 수 십 종이 된다고 한다. 경기 룰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던지는 이의 거리는 병에서 약 3척 가량 떨어진 거리이며, 한 사람이 12개를 가지고 승패를
다툰다. 살은 병의 위, 5치가량 되는 데서 수직으로 떨어져 병 속이나 귀 구멍 어느 쪽이든 가운데에
들어가게 한다.
화살이 꽂히는데 있어서도 그 특유의 명칭이 있으며, 점수도 달라진다. 던진 살이 병 구멍 가운데나
귀에 꽂히면 10점이 되지만 첫 투구에 꽂히면 20점이 부여된다. 열두 번째 던진 마지막 살이 병구멍에
꽂혔을 때는 15점, 귀에 꽂히면 30점을 얻는다.
투호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으로 꾸준히 하면 집중력과 침착성이 길러진다. 또 목표를
정확하게 조준해야 하기 때문에 신체 조정력이 발달한다. 주로 팀으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협동심도 배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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