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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탯’으로 드러나지 않는 축구실력-②미드필더, 공격수 편

‘스탯’으로 드러나지 않는 축구실력-드필더, 공격수 편

글/ 황인호(숭실대학교 경영학과)

 

   축구를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단순한 질문 같아 보이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축구경기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관중들은 멋있는 골, 드리블 돌파, 패스, 태클, 선방 등의 ‘영향’과 어시스트, 패스 성공률, 태클 성공횟수, 선방횟수 등의 ‘스탯’을 기반으로 능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축구에는 한두번의 멋진 장면과 스탯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선수들의 능력이 존재한다. 기사를 통해 중계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축구선수들의 능력에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공이 없을 때 이뤄지는 플레이 또한 중요하다/ 출처 : 황인호 기자)

 

미드필더
미드필더는 어시스트와 중거리슛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수비수를 피해 공격수의 발 앞에 떨어지는 절묘한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슛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인터셉트와 압박을 벗어나는 능력도 어느정도 주목받는 능력이다. 하지만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로서 보다 많은 역할이 요구된다. ‘활동량’은 중요성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드필더의 왕성한 활동량은 수적 우위를 가져온다. 공 소유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서의 수적 우위는 곧 공간에서의 승리로 이어진다. 활동량과 적재적소에 위치할 수 있는 능력이 합해진다면 경기전체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미드필더의 ‘템포 조절능력’은 눈으로 보기 힘든 부분이지만 경기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핵심능력’이다. 경기의 템포가 우리팀에게 불리한 상황일 때 템포를 변환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공을 가장 많이 소유하는 미드필더는 템포 조절의 핵심 포지션이다. 이기고 있을 때는 보다 안전하게, 지고 있을 때는 과감하고 빠르게 플레이하는 것, 또 빠른 템포의 경기가 유리할지 느리게 하는 것이 유리할지 적절하게 판단하여 공을 배급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템포 조절을 잘하는 선수로는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인 폴 스콜스가 있다. 그는 경기의 상황을 파악하고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였다. 물론 템포 조절 능력을 위해서는 킥, 패스, 드리블 등 기본적인 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격수
공격수는 언제 어디서나 골을 넣을 수 있는 득점력, 화려한 드리블 돌파 등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단순한 속력과 빌드업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공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속력이 빠른 것은 생각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상대 수비라인 전체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빠른 공격수를 상대하는 수비수는 자신의 뒷공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압박수비를 꺼린다. 전진하지 못하는 수비라인은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오프사이드 트랩 또한 쓰기 어려워진다. 다음은 ‘키핑능력’이다. 공격수에게 가는 공이 번번이 인터셉트당하게 된다면 공격은 측면으로 우회해서 가는 단조롭고 위협적이지 않은 패턴이 반복될 것이다. 반대로 공격수가 몸싸움과 소유 능력을 통해 상대의 위험지역의 볼을 지속적으로 지켜낸다면 상대 수비수들은 공으로 집중되고 이를 통해 많은 찬스가 만들어진다. 이는 첼시의 올리비에 지루가 저조한 득점력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인정받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다. 공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이 어디로 움직일 것인지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침투할 것인가, 우리팀 선수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인가, 뒤에서 받쳐줄 것인가, 아니면 페널티 박스의 숫자를 늘릴 것인가 등의 판단은 공격수에게 필수적인 능력이다. 뛰어난 선수로는 박지성을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축구를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팀의 승리확률을 높이는 능력이 있는 선수’로 정의하고 싶다. 중계화면에 잡히는 선수의 활약이 좋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출전한다면 감독과 선수들이 인정하는 다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