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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발을 잘 쓰는 골키퍼가 뜬다

발을 잘 쓰는 골키퍼가 뜬다

 

글/ 황인호(숭실대학교 경영학과)

 

(2018 화랑대기 전북현대 유소년 팀의 경기전 운동/ 출처 : 황인호 기자)

   기자의 어렸을 적(2002~2013년) 축구부 연습을 돌이켜보면 골키퍼와 필드플레이어의 훈련은 명확히 구분됐다. 필드플레이어들이 드리블, 패스 등 발로 하는 기본기술을 익힐 때, 골키퍼 들은 골대 근처에서 캐칭, 다이빙을 익혔다. 또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발력과 점프력 등 신체능력 향상을 위해 피지컬 트레이닝에 힘썼다. 경기에서도 골키퍼는 킥을 하는 것 외에는 발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공을 빼앗겼을 경우 가장 위험한 최후방에 위치해 있고, 무엇보다 공을 잘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골키퍼와 필드플레이어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었고, 골키퍼의 능력은 슛을 막는 능력과 판단력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최근 축구계에서는 과거와 다른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골키퍼의 발기술이다.


   마누엘 노이어, 에데르손, 알리송, 슈테켄, 그리고 골키퍼 최초로 이적료 1000억을 돌파한 케파까지, 최근들어 발을 잘 쓰는 골키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발기술이 좋은 골키퍼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본다면 ‘숫자 싸움’이다. 경기에서 각 팀은 같은 공간에서 팀원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 수적 우세는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골키퍼를 이용할 수 있고 없고는 큰 차이를 낳는 이유이다.

   골키퍼의 필드플레이 참여능력은 특히 ‘전방압박’을 사용하는 팀에게 효과가 극대화된다.전방압박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술’이다. 성공한다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지만, 수비라인이 전진해 있기 때문에 실패한다면 위험한 상황을 맞이한다. 전방압박을 받는 팀의 입장에서는 벗어나기만 하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골키퍼의 역할이다. 정확한 킥을 보유했거나 패스능력을 보유했다면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고 오히려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방압박 전술을 들고 나온 팀들이 골키퍼의 정확한 킥과 패스능력에 위험한 상황을 허용하는 것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골키퍼가 공을 잘 막기만 하면 되던 시대는 끝났다. 세이빙 능력을 기본으로 발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능력의 판단요소로 자리잡았다. 각 연령의 축구 지도자들은 기본기를 연습시키고, 실전에서도 골키퍼들에게 발로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