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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가 최고의 육상엘리트를 배출하는 이유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가 최고의 육상엘리트를 배출하는 이유

 

글/ 신용욱(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지난 9월 29일, 경상북도 영주에서 제 73회 전국대학육상경기선수권대회 겸 제 6회 교대대항, 2018 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가 이틀간 진행됐다. 교대대항은 전국의 교육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마스터즈 부분은 일반대학생들이 각각 참여하는 대회이다. 엘리트 대학선수들은 무더운 하계훈련을 마치고 대회에 참가했다. 특히 엘리트 육상선수들은 이번 대회가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 마지막 대회로 몸 상태를 점검하는 대회이기도 했는데, 건국대학교 학생선수들은 유난히도 더웠던 이번 여름, 한국을 떠나 미국 콜로라도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다.

 

(콜로라도에서 훈련 후 기념사진을 찍은 건국대학교 학생선수들/ 출처 : 박승호)

 

   이번 대회는 귀국 후 처음 임하는 대회로 미국에서의 훈련성과를 평가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결과는 남자대학부 5000m에서는 김용수(20·건국대)가, 10000m에서는 안병석(22·건국대)이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미국에서의 훈련도 성공적이었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건국대학교 학생선수들/ 출처 : 박승호)

 

(남자대학부 5000m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건국대학교 학생선수 김용수와 이동진/ 출처 : 박승호)

 

   건국대학교는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린다. 수많은 중장거리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현 경주시청 마라톤 감독을 맡고 있는 제인모 (37·경주시청 감독), 건국대 재학 중에 5000m 한국 신기록을 세운 백승호 (28·경찰청)와 현재 한국 마라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최민용 (24·코오롱) 등 많은 건국대학교 출신 지도자와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한국육상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 마라톤 국가대표팀으로 미국에서 훈련 중인 건국대학교 졸업생 최민용(우측 두 번째)/ 출처 : 최민용)

   재학생 선수들도 선배들 못지않게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현재 대학 엘리트 선수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모든 강의를 듣고 운동을 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어떤 훈련방식으로 대학 정상을 유지하는지, 마라톤 사관학교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재학생 4학년 박승호 (22·건국대)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 이번 여름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훈련은 어땠습니까?

▲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선수들 모두 일주일정도는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이 지시를 잘 내려주신 덕분에 차차 적응하여 훈련에 집중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훈련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고지대에서의 훈련은 저와 팀원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 현재 대학 학생선수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모든 강의를 듣고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정상을

유지를 하고 있는지 비결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저희는 선수신분이기 전에 학생신분입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도 수업은 성실하게 들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 3일 강의를 듣습니다. 수업이 늦게 끝나는 날이면 저녁에 운동을 합니다. 비결이라고 말하자면 무작정 정해진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과 상의 후 그 날 컨디션에 따라 훈련을 조절해주십니다. 선수와 지도자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이 비결인 것 같습니다.

 

- 건국대학교가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훈련방식은 어느 팀이든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점은 저희 학교의 경우 과거부터 현재까지 감독님이 선수들이 소화 할 수 있는 훈련을 지도해 주십니다. 그런 감독님을 믿고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합니다. 선수들도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되는 부분은 스스로 개인훈련을 합니다. 기록에 욕심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신에게 건국대란 어떤 의미입니까?

▲ 저에게 건국대란 정말 꿈같은 학교였습니다. 가끔 초심을 잃을 때도 “아 나는 건국대였지” 하고 초심을 찾을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건국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학벌은 평생의 꼬리표라고 생각합니다. 건국대생으로서 학교의 명예가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롤 모델이 있다면 어떤 선수입니까?

▲ 최근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인 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 선수를 롤 모델로 삼았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선수가 졸업 후 공무원을 하면서도 좋은 기록을 내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들게 한 선수입니다. 저도 현재 학생 신분으로 강의를 듣고 운동을 하면 피로감으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가와우치 유키 선수는 그것을 이겨내고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같은 아시아인 선수로서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습니까?

▲ 저는 남들보다 뛰어난 선수가 아닙니다. 사실 인터뷰 하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현재는 주위에 좋으신 분들의 조언을 들으며 항상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제가 들은 조언 중에는 “훈련을 차곡차곡 쌓아 가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차곡차곡 쌓아 좋은 기록을 내고 은퇴 후에 후회 없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전국체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국대 학생으로 마지막 전국체전을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 전국체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 건국대 학생으로서 마지막 전국체전이라 생각하니 시원섭섭합니다. 팀원 모두 훈련을 하느라 많이 힘들어 합니다. 마지막까지 집중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습니다. 전국체전 후에는 마라톤대회에도 참여합니다. 모든 대회가 빨리 마무리 되고 마음 편히 쉬고 싶습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