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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성 소수자 올림픽 ‘게이 게임스’를 아시나요?

성 소수자 올림픽 ‘게이 게임스’를 아시나요?

 

글/ 조해성(국민대학교 사법학)

 

   지난 8월 4일(현지시각) 성 소수자들의 국제 종합 스포츠 축제인 ‘게이 게임스(Gay Games)’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91개국 1만 2천여 명의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8일간 수영, 육상, 배드민턴 등 36개 스포츠 종목과 영화제, 오케스트라 공연 등 11개의 문화 이벤트를 통해 성 평등 문제에 대해 홍보했다.

 

(제10회 파리 게이 게임스의 로고/ 출처 : Federation of Gay Games 홈페이지)

 

   게이 게임스는 198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로 4년마다 성 소수자에 대해 관대한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게이 게임스를 주관하는 게이 게임스 연맹(Federation of Gay Games, 이하 연맹)은 이 축제를 ‘게이 올림픽’으로 명명하려 했으나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반발로 올림픽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했다.

 

   현재 연맹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회원들은 단체 단위로 구성되어있다. 이 단체들의 특징은 북미와 유럽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중국,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칠레만이 단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다. 연맹에 소속된 회원들은 축제 개최지와 4년마다 열리는 연례 총회 장소에 대한 투표권을 보유하게 된다.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인 유디트 아른트(42)와 1992년과 1994년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인 여자가수 멜리사 에서리지(57) 등이 연맹의 앰배서더로 활동 중이다.

 

(제10회 게이 게임스 개막식에서 한 쌍의 커플이 키스하는 모습/ 출처 : YOUTUBE)

   한편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4년 뒤에 열릴 11회 축제다. 11회 축제는 중국 홍콩에서 열린다. 중국이라는 국가는 유교의 영향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지만 홍콩이라는 도시의 특성으로 인해 개최가 성사될 수 있었다. 홍콩은 1841년부터 150년이 넘게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이 기간에 홍콩 사람들은 유교문화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로는 아시아의 금융·물류허브가 되면서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홍콩은 개방적인 도시적 특성을 갖게 됐고 제11회 게이 게임스를 개최할 수 있게 됐다. 불교와 유교 등 종교적인 영향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축제인 만큼 성 평등 문제에 대한 홍보가 더 적극적으로 펼쳐질 것이라 예상된다.

 

   성 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행진인 ‘퀴어 퍼레이드’를 비롯해 성 소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1982년 이후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게이 게임스가 그들의 비전대로 문화와 스포츠를 통해 평등에 대해 홍보하며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