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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중도포기 중학교 선수의 절망, 누가 만들었나?

                                                                                  글 / 임수원 (경북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의 이야기는 쉽게 접하고 있지만 스포츠 참여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여 학교생활이나 사회적응의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중도탈락자들의
실상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실제로 한 명의 스타선수가 태어나는 이면에는 수많은 낙오자들이
생겨난다.

누구나가 김연아나 박태환과 같은 성공적인 스포츠 스타가 되고자 하는 장미 빛 꿈을 간직하고
스포츠에 입문하지만 운동의 세계에서도 일반학생들이 학업에서 경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치열한 생존경쟁과 어려운 과정
이 도사리고 있다. 

 
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 선수들은 운동능력 부족, 부상, 선수로서의 성공 가능성 희박,
운동에 대한 염증, 그리고 코치 ․감독과의 갈등 등으로 인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도 탈락한 청소년 선수들은 선수 생활을 끝내고 일반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되지만 스포츠 입문 초기부터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기에 학교생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혹자는 운동선수로서의 생활을 ‘섬 문화’ 에 비유하여
중도 탈락한 선수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로 돌아왔을 때 이질적인 육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함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스포츠에서 중도 포기한 학생은 도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광의로 볼 때 선수로서
가는 길을 벗어났기에 일탈자로 규정할 수 있다. 학교생활에서 이들이 처해 있는 입장은
H. Becker의 낙인론으로 설명
할 수 있다. 




 
본래 낙인이란 미국에서 소나 말과 같은 가축들에게 자기 것임을 표시하는 도장을 찍는
것을 의미하였다. Becker는 이 낙인 행위를 원용하여 자신의 이론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는
일반적인 규범에서 벗어나는 특정 행동을 무엇 무엇이라고 이름 붙이는 행위를 낙인이라 하였다.
사람들이 규범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저지르게 되는 행동을 일차적 일탈이라고 불렀다. 우리들은
살다 보면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누구나 일탈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 이 일차적 일탈을 저지르고
난 후 사람들이 그를 일탈자라고 낙인 찍어 계속 대하면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게 하고 따돌려
버리면 그 사람은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되고 사회적 적응에 문제가 생겨 이차적 일탈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낙인 이론가들은 일탈자를 예방하는 방식으로 탈범죄화(decriminalization)
방안을 제시하는데 다름 아니라 비록 일차적 일탈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이차적 일탈을 막기
위해서는 일탈이란 낙인을 부가하는 것을 삼가하고 또 삼가 하여 일차적 일탈자가 소외당하거나
사회적 적응에 실패하여 부정적 자아상을 갖게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학교 과정에서 중도 탈락한 선수들에게 있어서 또래 집단은 영향력이
가장 큰 연령대라 할 수 있다. 중도 탈락자는 운동에서 중도 포기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자신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치가 운동을 그만둔 녀석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다든지, 동료 학생들이 운동하다 온 녀석이 무엇을 하겠느냐, 또 교사는 교사 대로 지금까지
운동을 했는데 무슨 공부를 하겠느냐는 식으로 학생을 대하고, 학부모조차도 운동할 때 가졌던
관심을 철회해 버린다면 중도 포기한 학생은 사회적 적응에 완전히 실패하여 이차 일탈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도탈락자들이 운동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사회적 삶 전체를 포기했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방면의 사회적 적응 중에서 운동만 그만 두었을 뿐이지 다른 방면의 삶은 아직 열려있다는
인식을 갖고 동료 학생들은 그들을 운동을 하다가 돌아온 친구로, 코치나 운동부 선수들은 우리와
운동으로는 멀어졌지만 우정과 감정적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친구로 받아 들여야 한다. 또 교사는
그들이 운동으로 인해서 학습능력을 채우지 못했을 뿐이지 본래부터 학업능력이 모자랐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 하에 일정 기간 동안 학업능력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는 운동을 그만두었다고 학생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그만 두었다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감싸 안고 다른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음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꿈을 잃고 절망하며 기초학력 부진으로 학교생활의 수업, 시험, 진로,
교우관계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수많은 중도 탈락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이
학생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로부터의 일차적 일탈자들이 혼자만의 힘으로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어려우므로 학교생활과 사회적 적응에 실패하여 도덕적 위반자나 범법자로
전락하는 이차적 일탈자가 되지 않도록 동료 학생과 교사 그리고 부모의 따뜻한 배려와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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