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명예홍보대사 BJ 감스트가 프로축구 홍보를 잘하려면
글 / 조해성(국민대학교 사법학)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달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인기 축구 BJ 감스트(본명 김인직)를 홍보대사에 위촉했다. 그가 홍보대사에 위촉된다고 기사가 뜬 지난달 26일과 위촉식이 있었던 27일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그의 진가는 운동장에서 입증됐다. 처음 직관을 한 지난 10일 인천과 전북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문선민(인천, 25)선수는 골을 넣고 BJ 감스트의 관제탑댄스를 추며 세레머니를 했다. 곧바로 관제탑댄스와 BJ 감스트가 동시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그 효과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적합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의 유명세가 K리그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들과 한때 그가 방송에서 비속어를 쓰며 일부 선수를 비난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적절하지 않다는 이들이 팽팽히 맞서 있는 것이다.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축구에 관심 없는 유명 걸, 보이 그룹이나 연예인을 홍보대사에 위촉하는 것보다 축구게임과 해외축구를 방송주제로 삼아온 인기 BJ를 홍보대사에 위촉하면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해외축구에만 관심이 있고, 축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비속어를 사용하며 선수들을 비난하는 방송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던 만큼 홍보대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연맹은 사전에 찬반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감수하고 BJ 감스트를 홍보대사에 위촉한 배경을 한번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젊은 남녀들에게 축구와 야구에 대한 경험을 물어본다면 축구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훨씬 많다. 공 하나만 갖고 운동장에서 할 수 있는 축구는 장비가 많이 필요한 야구에 비해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대중적 인기는 프로야구가 프로축구보다 월등히 높다. 프로야구는 2016년부터 2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하여 관람스포츠의 꽃으로 등극한 반면 프로축구는 한경기에 1만 명도 끌어 모으지 못한다. 프로축구 경기중계를 할 때면 텅 빈 관중석이 이목을 모을 정도로 인기가 별로 없다. 인터파크티켓 사이트의 2017년 예매 랭킹을 보면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1위에 올라 있라 있다. 하지만 그 아래로는 야구경기 예매만 있을 뿐 K리그 경기 예매는 찾을 수 없다.
연맹이 프로축구 인기 몰이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이 BJ 감스트의 홍보대사 위촉이라 할 것이다. 연맹은 10대와 20대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 방송플랫폼 구독자의 90%이상이 10대, 20대인 BJ 감스트를 홍보대사에 위촉했을 것이다. BJ 감스트는 자신만의 개인방송플랫폼을 갖췄다. 금명간 프로야구가 개막하게 되면, 축구와 야구가 동시간대에 중계를 하게 되는데 방송사들은 빅매치가 아닌 이상 야구를 우선적으로 중계한다. 연맹은 BJ 감스트가 축구경기를 중계함으로써 10대, 20대에게 프로축구에 대한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J 감스트는 반대측의 논리대로 K리그 홍보대사에 부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방송을 통해 공언한 바 있다. K리그의 홍보대사로 자신의 언행이 미칠 파급력을 생각하여 언행에 신중을 기한다면 1년여 동안 역할을 잘 수행할 수도 있다. 연맹이 논란을 감수하면서 위촉을 한 큰 뜻을 십분 이해하고 일단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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