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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김천 연고의 도로공사팀이 지역에서 성공한 이유

김천 연고의 도로공사팀이 지역에서 성공한 이유


 글 / 정재협 (부산대학교 스포츠과학과) 


   프로배구여자팀 도로공사가 지난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물리치고 2017-2018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천 스포츠팬들은 지역 연고의 프로팀이 우승을 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에 환호했다.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프로팀들은 지방에 연고지를 두기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에 자리하기를 원한다. 관중유치, 교통편, 문화적 편의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지방 연고의 프로팀들은 번거롭게 이동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경기를 해야한다. 따라서 도로공사의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도로공사팀의 정식 명칭은 경북 김천 하이패스 배구단이다. 지방프로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김천시와 하이패스 배구단 관계자를 만나 스포츠 현황과 발전방안 등을 들었다. 김천시청 스포츠산업과 스포츠마케팅 부서의 이상진(계장), 전병진(주무관), 하이패스 배구단 양동신(사무국장), 김삼현(운영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지방도시팀에 연고지를 둠으로써 어려운 점이 많을 텐테.

성남에서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길 때 제일 우려한 것이 관중유치문제였다. 프로스포츠는 관중이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소도시에서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점이 가장 문제였었다. 또한 원정경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체제비가 많이 들어 비용측면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

 

- 김천 하이패스 배구단이 6구단 중 관중수가 제일 많다. 이와 같은 티켓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어디에 있는가?

2015521일 김천시와 도로공사 배구단이 연고지 이전 협약을 맺었을 때 시차원에서 관중동원을 협약사항에 명시하였다. 시에서 많은 홍보를 하였는데, 지난 2개 시즌 동안에는 읍면동 이벤트데이를 만들어 한 경기마다 관중 수를 할당 하였다. 또한 인근 지자체에 협조공문을 보냈고, SNS(페이스북, 밴드)를 활용한 홍보활동을 지속하였다. 뿐만 아니라 배구단 자체에서 서포터즈를 운영함과 동시에 별도에 파이팅 김천시 서포터즈운영을 통해 경기응원, 관전, 외부 선수단 안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3.3() 도로공사vs흥국생명 경기 (사진출처 = 김천시 제공)

 

- 연고지 이전 초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여 지속가능한 관중 수를 기록할 수 있었는가?

시장님과 김천시 배구협회의 지원과 관심,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빛을 발휘한 것 같다. 지난 시즌까지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우수한 선수들을 보강하였다. 성적이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와주셨다. 평균관중수가 13경기 기준 3,290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평일경기에는 김천, 구미에서 오신 분들이 90%, 주말에는 김천, 구미 이외에서 오신 분들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인근 지역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김천시에서 구미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30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했다.


- 프로팀이 들어서면서 김천시에 긍정적인 변화요소에 대해 얘기해 달라

배구단이 들어서기 전에는 가족과 스포츠 경기를 보는 문화가 없었다.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며 술을 마시는 문화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배구단이 들어서면서 배구경기가 있는 날은 가족과 외식 후 배구를 보는 문화가 활성화 되었다. 술 문화에서 스포츠 문화로 가는 건강한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된다. 또한 도로공사 배구단의 지원으로 어머니배구단을 창단하였고, 율곡초등학교에 엘리트 배구팀을 창단하였다. 스포츠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지역의 자긍심과 애착을 갖고 있어 기쁘다.

 

하이패스 배구단과 김천시는 관내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
사진출처 = 김천시 제공)

 

   프로팀들을 지방으로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역과 구단의 하고자하는 마음과 적극적인 투자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김천 하이패스 배구단의 모습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많은 지역 프로팀이 활성화되어 스포츠 인프라가 확장되고, 건강한 문화가 펼쳐지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