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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패럴림픽 무브먼트의 역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패럴림픽 무브먼트의 역할


글 / 김신범(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연계 국제장애인스포츠 포럼이 지난 37일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강원도 강릉시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컨벤션홀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의 주최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주관은 KPC 국제장애인스포츠포럼 조직위원회, 그리고 재정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담당했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패럴림픽 무브먼트의 역할(Role of Paralympic Movement for a Better World : Sustainable Development through Para Sports)’이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2015년에 유엔(UN)이 채택한 17개의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17 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성취를 돕기 위해 패럴림픽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세부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패럴림픽은 1948년 영국의 스토크 맨더빌(Stoke Mandeville)에서 시작된 이래, 지구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다. 패럴림픽은 참가한 선수들 각자의 삶에 감화를 줬다. 긍정적으로 변화한 선수들은 다시금 자신의 재능대로 세상에 값지게 기여함으로써 사회발전에 이바지했다.


   이날 포럼은 이러한 선순환 동력의 지속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였다. 전 국제장애인스포츠위원회(IPC : 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 집행위원 나경원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차관, 유엔(UN) 앤티가바부다 대사 어브리 웹슨(Aubrey Webson) 등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냈다.


 

 

   포럼은 나경원 의원의 개회사,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명호 회장의 환영사,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차관의 축사로 시작됐다. 행사는 세션1, 세션2 등 총 2개의 꼭지로 구성됐다. 세션1의 주제는 ‘IPCUN이 함께 꿈꾸는 세상(Can IPC and UN Dream Together for a Better Future?)’, 세션2의 주제는 변화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Changed People can Change the World!)’로 준비됐다.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전용관 교수가 사회자로 세션1을 맡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오준 홍보대사, IPC(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 데이비드 랙(David Legg) 스포츠과학위원, 드림프로그램 참가자 다니엘 사파리(Daniel Safari)가 각각 10분씩 주제에 대한 발표를 했다.

 

 

   오준 홍보대사는 우리 유엔은 두 번이나 인류에게 슬픔을 가져다 준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후세의 세대를 구하기 위해 몇 가지 이념들을 설정했습니다(”WE THE PEOPLES OF THE UNITED NATIONS DETERMINED to save succeeding generations from the scourge of war, which twice in our lifetime has brought untold sorrow to mankind.”)”로 시작하는 UN 헌장에 기록된 박애정신을 구현하는 과제에 있어 패럴림픽의 역할이 지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UN의 핵심가치들은 평화(Peace)’, ‘개발(Development)’, ‘인권(Human Rights)’이고, 이것들은 각각 인간의 삶(Life), 나은 미래(Better Life), 인간의 존엄성(Life with Human Dignity)과 유관하다. 스포츠는 개인으로 하여금 자아성취감을 가지게 하며, 더 나아가 행복한 삶을 만들어준다. 그는 유엔이 강조하는 인간의 존엄성 가치 실현에 패럴림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랙(David Regg) 박사는 스포츠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패럴림픽 무브먼트는 유엔이 제시한 17개의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17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중에, ‘일과 경제 성장(Work and Economic Growth)’, ‘산업 혁신(Industry Innovation)’, ‘불평등 감소(Reduced Inequalities)’,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등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불평등 감소라는 목표의 경우대중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게 하고(Change the way people see disability), 지역, 국가 및 지역 사회 차원에서 인식 캠페인을 실천하며(Implement targeted communication and awareness raising campaigns at the global, regional, national and community level), 장애인-비장애인 통합을 위한 사회 간접자본들을 설치하고(Establish of social overhead capitals for inclusion), 성적인 불평등을 제거하며 (Get rid of gender inequalities), 스포츠가 모두를 위한 권리로 인식하는 (Help define and promote sport as a right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등의 난제 해소에 패럴림픽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눈이 오지 않아 겨울스포츠를 접하기 힘든 국가의 학생들을 초청해서 동계스포츠에 대한 경험과 꿈을 심어주는 드림 프로그램(Dream Program)에 참가했던 케냐 패럴림픽 스키선수 다니엘 사파리(Daniel Safari)패럴림픽 무브먼트, 드림 프로그램, 그리고 나의 삶(Paralympic Movement, Dream Program and My Life)’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5살 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뱀인 뻐끔 살무사(puff adder snake)’에 물려 오른다리를 절단했다. 그가 살던 지역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곳이었기에 직장을 구할 수가 없었다. 사회화에 큰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하지만 그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약 4년 간 대한민국의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스키를 맹연습하게 되고, 결국 케냐 최초의 패럴림픽 스키 선수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그는 패럴림픽은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극기의 노력과 재능을 맘껏 뽐내며 관중들에게 기쁨을 주는 감동의 장인만큼, 앞으로도 더욱 선수들을 향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사들은 각자의 정제된 언어로 패럴림픽이 개인과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핵심 내용을 잘 전달했다.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김매이 교수는 세션2 사회를 맡았다. 싱가포르 찌아 용 용(Chia Yong Yong) 의원, IPC(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 홍석만 선수위원, 캐나다 밴쿠버 동계패럴림픽 황연대성취상수상자 콜레트 브루고녜(Colette Bourgonje)가 각각 10분씩 주제에 대한 발표를 했다.

찌아 용 용(Chia Yong Yong) 의원은 장애인스포츠 확산을 위해 달려왔던 싱가포르의 여정(Singapore’s Journey in Disability Sport Development)’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했다. 2015, 싱가포르는 제8회 아세안패럴림픽대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 국가 역사상 장애인을 위한 최고 규모의 대회라고 말했다. 단순한 이벤트 개최를 넘어, 장애인 스포츠를 위한 지속 가능한 유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문화부(the Ministry of Culture)차원에서의 다각적 노력도 병행됐다.


다양한 스포츠 기회를 만들어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며 (create opportunities for sports participation that are inclusive and cater to people of all abilities),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린 나이부터 스포츠에 관심을 갖도록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일생 접근 단계를 설정·채택하고 (adopt a life-stage approach to ensure opportunities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to develop interest in sports from a young age), 그리고 장애인 스포츠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 및 공공부분의 열정, 전문 지식 그리고 역량을 활용하며 (harness the passion, expertise and capabilities of the people, private and public sectors to support for disability sports) 등의 내용들이 장애인 스포츠의 포괄적 이해와 확산에 기여할 청사진으로 제시되었음을 설명했다.


   그 결과, 2016년 리우 패럴림픽대회, 2017년 쿠알라룸푸르 아세안패럴림픽대회, 그리고 2017년 두바이 아시안유스패럴림픽대회에서 큰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육성된 선수들은 각자만의 재능과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앞으로도 이 선순환적 알고리즘을 계속 지지할 것임을 공개했다.

 

 

 

   홍석만 선수위원은 변화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Changed People can Change the World)’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텐덤 사이클 선수였던 홍 위원은 2004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 2008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한 바 있다. 어머니의 등에 업혀 지내던 어린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고, 패럴림픽을 통해 자아를 실현했던 홍 위원은 패럴림픽 무브먼트가 장차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배출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색깔이 존재하듯이, 패럴림픽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으며, 이와 같은 가치들은 서로 공존할 때 가치가 부각된다고 주장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보라(Stand on the shoulders of giants and look at the world)”는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의 말은 이미 그의 삶을 관통했다.

 

                                               

 

 

   콜레트 브루고녜(Colette Bourgonje) 코치는 꿈을 점화하라(Igniting The Dream)’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연사는 알베르빌, 릴레함메르, 나가노, 솔트레이크시티, 토리노, 밴쿠버, 소치 등 7개의 동계 패럴림픽대회, 바르셀로나, 애틀랜타, 시드니 등 3개의 하계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그 중 하계 바르셀로나·애틀랜타패럴림픽대회에서는 2개의 동메달을, 동계 밴쿠버패럴림픽대회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전설적인 캐나다인이다. 또한 패럴림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황연대성취상(Whang YounDai Achievement Award)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이는 스포츠를 통해 장애와 역경을 극복한 한 개인의 성취를 인정하는 상이다. 그녀는 현재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단순히 경기 기술만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 큰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시야와 꿈을 심어주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패럴림픽 정신은 각 개인 뿐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패럴림픽 공동체와 유엔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것(Leaving No One Behind)’이라는 정신을 공유하고, 인간존엄의 대의를 이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는 사회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변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행복해야만 한다. 이 명제에 예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