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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새 봄 한국마라톤, 희망은 있다

새 봄 한국마라톤, 희망은 있다

 글 / 신용욱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 봄은 마라톤의 계절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흔히들 봄은 마라톤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 내음이 나기 시작하면 러너들은 달리기가 하고 싶어진다. 그만큼 달리기에 적합한 날씨로서 마라톤 경기도 많이 열린다. 필자는 엘리트 육상선수 출신으로서 한국 마라톤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하여 봄에 열리는 국내 마라톤 경기 중 가장 역사 깊고 규모가 큰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취재하기 위하여 광화문을 향했다.

 

-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향해

   지난 318일 오전 8시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광화문 앞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마라토너들이 골인지점을 향해 일제히 출발하였다. 서울국제마라톤은 한국의 마라톤 경기 중 가장 역사 깊은 마라톤 시합으로서,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골든 라벨을 인증 받아 국내 엘리트선수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들도 대거 참여하는 국제적인 마라톤 시합이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한국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이다. 이유는 이번 서울국제마라톤대회의 우승자는 기록에 관계없이 올해 개최되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로 선발되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마라톤 선수선발인원은 4(남자 2, 여자 2)으로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남, 여 우승자는 자동 선발이며 그 후 나머지 두 명은 2018331일까지 IAAF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s Federations,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인정하는 코스에서 기록이 좋은 두 선수만이 국가대표에 선발 될 수 있다. IAAF에서 인정 하는 국내 마라톤 경기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와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있지만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4월에 열리므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 경기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유일하다. 향 후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싶은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은 해외경기에서 기록을 내야한다.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엘리트선수들)

 

- 한국마라톤을 위한 처방전

   이번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퇴보하는 한국마라톤을 위하여 특단의 조치를 내린 대회였다. 기존의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 방식은 4월에 있는 군산 새만금 국제 마라톤대회까지 기록이 가장 좋은 남, 여 각각 2명의 선수를 선발 시키는 방법이었으나 이번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방식은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우승자 그리고 선발 기간을 331일까지로 기간을 단축시켰다. 이는 선수들의 경쟁심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현재 한국 마라톤은 기록을 위한 경기가 아닌 상금과 성적을 위해 달리는 경향이 있다. 국제부분이 아닌 국내부분에서 우승만 하더라도 대회 상금과 더불어 소속 팀에서 나오는 포상금, 그리고 그 다음 해의 연봉이 보장 되어 있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어느 선수가 이번 대회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반발하는 관계자와 지도자, 선수들도 여럿 있다. 하지만 필자는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심을 일으킬 뿐 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긴장감과 하나의 대회를 위한 준비과정 또한 더 계획적이며 체계적으로 행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을 비롯하여 각종 국제대회는 자주 열리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의 경우 4년에 한번 개최되는 경기이다. 또한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만 한다. 이러한 형태의 선발전은 큰 경기를 앞두고 좋은 예행연습이 될 것이다.

 

- 김도연, 한국 여자마라톤 21년만의 신기록

   한국 마라톤에 새로운 희망이 보였다.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김도연 (25·K-water)2시간 2541초로 국내 여자부 우승을 하면서 권은주가 보유한 종전 기록 2시간 2612초를 21년 만에 갈아 치웠다. 김도연은 지난 해 7월 일본에서 5000m 한국 신기록을 달성, 그 다음 지난 2월 하프마라톤 한국 신기록까지 달성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이 열리기 전 많은 사람들이 한국 여자마라톤 신기록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김도연은 사람들의 기대에 한국 여자마라톤 신기록으로 부응했다. 이로써 2018년 자카르타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발탁은 물론 2020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도 청신호가 울렸다. 김도연의 도쿄올림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그녀가 마라톤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는 점이다. 김도연은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로 3번째 마라톤 완주이다. 김도연은 마라톤 완주를 할 때마다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다. 2016, 처음 마라톤에 입문 했을 때 2시간 3718초를 기록하였고, 그 다음 해 2017, 두 번째 마라톤 완주에서는 2시간 3124초로 무려 6분가량 단축시켰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김도연은 마라톤 기록을 더욱 단축시킬 가능성이 보인다. 필자는 육상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서 김도연선수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이 있길 바란다.

                                  

< 김도연 (25. k-water)이 세레모니를 하며 결승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

 

- 좋은 변화 ,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김도연 (25. k-water)의 한국 신기록과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 등 좋은 변화가 생겼지만 한국 남자 마라톤의 기록은 여전히 저조하다. 서울국제마라톤 국내 남자부 우승자 김재훈 (30. 한국전력)2시간 1324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국제 남자부 우승자 에루페 (30. 케냐) 2시간 0716초로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기록차이는 여전하다. 또한 같은 동양인인 일본선수들과의 격차도 멀어져만 간다. 지난 225일에 열린 도쿄마라톤에서 시타라 유타 (26. Honda)2시간 0611초로 일본 신기록을 세우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 출전권을 획득했다. 시타라 유타를 뒤이어 완주한 이노우에 히로토 (25, MHPS) 또한 2시간 0654초의 좋은 기록으로 완주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 12월 오사코 스구루 (27. Nike Oregon Project)2시간 0719초를 기록하는 등 일본 내의 남자 마라톤 선수 11명이 2시간 10분 이내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안타깝게도 2시간 10분 이내의 선수가 단 한명도 없다. 이러한 일본 마라톤 기록의 단축 요인은 일본육상경기연맹 (JAAF, Japan Amateur Athletic Federation)과 여러 일본육상협회에서의 역할이 컸다. 일본육상경기연맹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하여 미리 선발전을 치루고, 일본 실업단 육상 경기연합에서도 일본 마라톤 신기록을 세우는 선수에게는 포상금 1억 엔 (한화 10억 원 정도)을 내걸었다. 이는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었으며 16년 만에 일본마라톤 신기록이라는 좋은 결과를 내었다. 사실상 현재 아시아 마라톤 강국은 일본이다. 한국 마라톤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절대 일본인 선수들보다 못하지 않다. 오히려 더 좋은 조건에 속한다. 국제마라톤 성적 또한 황영조, 이봉주 등 더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내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한국마라톤은 퇴보하고 있고 일본마라톤은 세계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인들은 일본이라면 적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앞서가는 일본마라톤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 지금은 우리가 배워야 할 때이다. 과거의 영광과 일본에 대한 자존심은 잠시 뒤로 한 채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일본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일본육상경기연맹의 배울 점은 배우고 보완 할 점은 보완하여 마라톤 강국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결과

 

남자부

우승 - 김 재훈 (30. 한국전력) 2시간 1324(개인 최고기록)

준우승 - 신 광식 (25. 강원도청) 2시간 1405(개인 최고기록)

 

여자부

우승 - 김 도연 (25. k-water) 2시간 2541(한국 신기록)

준우승 - 최 경선 (26. 제천시청) 2시간 330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