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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스포츠교육학자들은 어떤 연구를 하는가?

                                                                                                  글 / 이승배 (선부초등학교 교사)


흔히들 현대는 전문가 시대라고 한다. 따라서 이 사회는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대하여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매스컴에서도 ‘달인을 찾아서’라는 프로가 있을
지경이다. 각 분야의 달인(전문가)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오랜 동안 그 분야에서 일하며
체득하고 체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 분야는 물건을 나르고 정리하는 일, 요리를 만드는 일 등
천태만상이다. 하물며 학교나 스포츠센터 등에서 체육 혹은 운동을 가르치는 교사(강사)와 이러한
일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학자, 교사연구자)들도 있다.

그렇다면 전문화 시대에 연구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전문가로 자리해야 할까? 특히,
지식기반 정보화가 강조되는 현실에서 체육(운동, 스포츠)에 대한 교육적 현상을 탐구하는
스포츠교육학 연구자(학자)들은 어떤 일에 전문가로 인정받고, 전문가로 거듭나야 할까?

단연코 '연구'를 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연구란 무엇이고, 연구자들은 왜 연구를 할까? 이는 연구의 본질 및 목적과 관련된 문제이다.
‘연구’란 특정한 일이나 현상에 대하여 잘 모르거나 의심이 가는 것을 과학적(체계적/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식(search)이자, 재음미(re-search) 해보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 특히, 연구자들은 특정한 현상에 대하여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즉, 연구자들은 궁금했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거나, 특정한 현상에 대한 개념적 논리인 이론 구축을 위해서 연구를 한다.
그러므로 연구는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와 ‘이론에 기초한 연구’로 구분될 수 있다. 이는
스포츠교육학 연구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란 사실(fact) 혹은 현상(phenomenon)에 대한 개념적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에는 OO모형 개발, OO시스템 구축, OO프로그램
개발, OO도구 개발 등 다양한 주제가 있다. 가령, 스포츠교육학에서 소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체육수업 모형은 체육수업을 통하여 추구하는 목적, 상황적 요구 조건, 교수-학습의 흐름,
교사의 역할, 기대되는 학습 효과 등에 대하여 체계적인 설명으로 체육수업의 모습을
구체화시킴으로써 하나의 이론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와 같은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대체로 귀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연구를 통해 이론화시키는 과정이 사실이나 현상으로부터 특수한 사례로 구분하고,
이를 범주별로 분석하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거듭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즉,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하나의 체계적인 이론을 개발하기 위해 특수한 사실로부터
이를 보편화(전이)시키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귀납적인 접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론에 기초한 연구‘는 구축된 이론에 근거하여 이를 적용하고 검정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론에 기초한 연구들은 OO효과, OO검정, OO적용과 같은 형태로 연구가
수행된다. 도출된 연구 결과는 기존에 구축된 이론과 유사하거나 동일할 때 개발된 이론을
지지함으로써 구축된 이론을 보다 일반화시킨다. 기존의 이론과 상반된 연구결과를 통해서
이론은 수정ㆍ보완되거나 변형되기도 하며, 심지어 새로운 이론이 창출되기도 한다.

이처럼 이론에 기초한 연구는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만큼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진리의 상대성과 변화 가능성을 전제하는 학문 세계가 연구를 통해서 변화ㆍ발전되어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다소 귀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이론에 기초한 연구는 대개 연역적인 방법을 취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탄탄하게 구축된 이론이 현실성(적용가능성)이 있는지 체계적인 검정의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사실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를 통한 이론화 과정에서 연역적 방법과 귀납적 방법은 상호 대립적인 형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이는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이론에 기초한 연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의미하고, 두 가지 형태의 연구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서 발전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연구 방법은 다양한 형태(유형)로 구분될 수 있다. 가령, 연구 패러다임별로 양적
접근(계량적 연구)과 질적 접근(본질적 연구)으로 구분되기도 하며, 분석적 연구(역사ㆍ철학적
연구, 문헌고찰 연구, 메타분석 연구), 기술적 연구(조사 연구, 사례 연구, 상관 연구), 실험적
연구(실험 연구, 유사 실험 연구), 현상학 및 해석학적 연구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서 이러한 분류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어떠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으며 연구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연구 방법)를 올바로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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