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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체육교육과정의 다양한 관점들

                                                                                                    글 / 조미혜 (인하대학교 교수)
 

체육교육과정이란 단어를 처음 들으면 왠지 어렵게만 느껴진다. 체육교육과정은 말 그대로
「체육」이란 단어와 「교육과정」을 합친 단어이고, 영어로는 Curriculum in Physical Education,
그리고 한자로는 體育敎育課程으로 쓰여 진다.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던 학자들은 모두 교육과정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써, 소크라테스(Socrates),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플라톤(Platon), 코메니우스(Comenius),
듀이(Dewey) 등의 학자들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 논의의 역사적 시작은 언제부터 일까?”
를 질문한다면 이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교육과정의 어원은 영어의 커리큘럼(curriculum)에서 비롯되었다. 커리큘럼이란 원래 라틴어인 ‘쿠레레’(currere)에서 유래된 것으로 쿠레레의 의미는 ‘경마장에서 말이 달리는 길’(course of race)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의미가 19세기 중반에 와서는 교수요목(course of study)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로 쓰여 지게 되었고,
대학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의 교과에도 교육과정이란 용어가 확대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실제로, 교육과정이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 이다.
1918년에 프랭클린 보비트(Franklin Bobbit)가 ⌜교육과정⌟(The Curriculum)이라고 하는 제목으로
교육과정에 관한 최초의 전문서적을 발행하였다.

                                                            (최초의 교육과정 서적)

1. 체육교육과정의 개념

체육’이라는 명칭 하에 인간의 신체 활동이 교육의 의미로 정착된 것은 19세기 초부터 이다.
스포츠를 비롯한 신체활동에 교육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 형성의 중요한 과정으로써 학교
교육의 분야에 속하게 되면서 이를 체육(physical education)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이후로 체육에
대한 개념은 ‘신체의 교육’(education of the physical)과 ‘신체를 통한 교육’(education through the
physical)으로 일반화 되었는데 이 둘의 개념은 체육 그 자체가 목적을 지니고 있는 독립된 학문을
대표하거나 체육이 지닌 포괄적인 모습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것이 체육 발전에 꽤 많은 공헌을 해 왔다.

본 글에서는 체육의 개념을 ‘교육과정과 연결된 교육의 활동’으로 보는 관점을 취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체육교육과정이란 ‘체육 교과목 또는 체육의 교육 내용’, ‘체육활동에서 일어나는
학습의 경험’, ‘체육에서 추구하는 일련의 의도된 학습의 결과’, ‘계획된 체육 활동’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 보면, 체육교육과정의 개념은 ‘계획적인 움직임을 통하여 인간의 행동을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계획된 체육 활동’
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체육교육과정 개념의 다의성

 “체육교육과정에 나와 있는 내용만 학교에서 수업해야 하나요?” (문서로
써의 교육과정)
“체육 수업을 한 학기 하고 나니 내 체력 가운데 무엇이 부족한지 잘 파
악할 수 있게 되었고, 부족한 체력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체력 훈련 방
법을 알게 되었어요”(실현된 교육과정)
“선생님께서 페어플레이를 해야 된다고 하시지만 이번 농구 시합에서 이
긴 팀을 보니 심판이 안볼 때 살짝 반칙을 하던걸!”(잠재적 교육과정)

이처럼 체육교육과정이라는 용어가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부분을 분석해 보면, 체육교육과정
이라는 말이 일관성 있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체육교육과정이라는 용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 체육교사는 ‘계획된 교육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


사고/이념으로써의 체육교육과정

인간이 하는 의도적인 행동은 모두 인간의 사고와 이념을 바탕으로 일어난다. 체육 활동도 근본에는
체육과 관련된 사고와 이념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고/이념으로서의 체육교육
과정은 체육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의미한다. 즉, 체육이 학교에서 왜 가르쳐져야 하는지, 체육은
어떠한 성격을 지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목적을 축구해 나아가야 할 것인지 등과 관련된
물음에 답을 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여기 체육교육과정에는 가치정향(value orientation)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문서로써의 체육교육과정

문서로서의 체육교육과정이란 일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학생들이 배워야 할 체육의 목표, 내용, 방법, 평가를 명시화하여 제시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국가 수준의 체육교육과정, 체육교육과정 해설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학생들이 보는 체육 교과서나 교사들이 사용하는 체육 지도서는 체육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겠다.


실천으로써의 체육교육과정

실천으로서의 체육교육과정이란 학교에서 실제로 실천되고 있는 체육과 관련된 교육활동을
말한다.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 또는 학급의 교실에서 실제로 체육 수업을 할 경우 공식적인
문서와는 다르게 수업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 종 있게 된다. 여기에서는 체육 교사가 실제로
가르치는 것, 즉 체육 교사에 의하여 해석되고 실행되는 교수 활동이 곧 실천으로서의
체육교육과정을 의미한다. 실천으로서의 체육교육과정은 문서로서의 체육교육과정보다 일반적으로
교사나 학생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로써의 체육교육과정

교육과정은 맥락에 따라 공식적인 문서(문서로서의 교육과정)나 실제로 행해지는 교육 활동
(실천으로서의 교육과정)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교육의 결과로 나타나는 성과나 산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성과나 산출은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한 결과 학생들이
실제로 갖게 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나오게 되는 의도된 결과이다.


의도되지 않은 결과로써의 체육교육과정: 잠재적 교육과정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면, 학교가 ‘의도적으로 가르친 교육 내용’과‘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가르쳐진 교육 내용’이 있다. 예를 들어, 체육 수업에서 ‘경기 규칙을 지키는 것’이라는 개념을
배우고 이를 수업을 통하여 학습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의 수업 장면에서 경기 규칙을 지키지
않는 행동이 허용되거나 묵과된다고 한다면, 학생들은 실제로 의도된 교육과정 보다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결과로서 ‘경기 규칙을 무시하는’ 행동을 배우게 된다.
체육 교사는 바람직하지 못한 잠재적 교육과정의 내용이나 요소를 발견해
낼 책무성이 있으며, 그러한 행동이나 태도가 눈에 띌 경우에는 바람직한 내
용들이 학습되지 못하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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