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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즐겁지만 위험한 야구를 안전하고 쉽게 즐기는 티볼

                                                                                                 글 / 강경탁 (잠신중학교 교사)


2009년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은 바로 야구일 것이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금메달에
이어,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준우승을 시작으로 국내 프로야구 관중 증가, 포스트
시즌의 열기 등 야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내는 것 같다.

 
즐겁지만 위험한 야구

본교는 야구부가 있어 야구경기나 연습장면을 쉽게 관전할 수 있으며, 투수마운드, 그물망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학생들이 쉽게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게다가, 본교
출신의 기아의 이용규 선수가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학교 내에서 야구의
인기는 정말 최고였다.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학생들 보다 글러브와 방망이를 들고
야구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정도였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그런데 부상으로 보건실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야구공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가는
일까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복잡한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지 말라고 지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운동을 장려해야 하는 체육선생님 입장에서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야구용품을 보면 보통 알루미늄 방망이, 딱딱한 공 등 위험요소들이 많이 있다. 게다가
운동장에서 야구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야구공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겁나는
존재가 되고, 실제 게임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강하게 날아오거나, 불규칙 바운드된 공은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실제 야구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물렁물렁한
재질로 되어있는 안전야구공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생들에게
날아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보니 안전하다고 만은 할 수 없다.

2007 개정교육과정과 야구

2007 개정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학년에서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여가 활동 영역을
꼭 가르치고 평가해야만 한다고 되어있다. 그 중 야구와 같은 형태의 활동은 경쟁활동 중
필드형 경쟁활동에 포함되어있다.

필드형 경쟁활동은 아래의 표와 같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가르치게 되어있으며,
야구, 소프트볼, 발야구, 티볼 등의 종목들을 포함하고 있다.

                                         <2007 개정교육과정 경쟁활동 영역의 학년별 중영역>

 
참고로 경쟁활동의 전체적 흐름을 보면 영역형⇒필드형⇒네트형 순으로 초․중학교에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경쟁활동 자체도 단편적인 기본운동 기능의 중심에서 탈피해
경기방법과 경기기능 위주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야구경기를 하면서 기능위주로 수업을 하기에는 학교현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대안으로 추천할 수 있는 필드형 경쟁활동이 바로 티볼이다.

안전하고, 즐기기 쉬운 티볼 수업

티볼은 야구경기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 대신 티 위에 공을 올려두고 정지해있는 공을 쳐서
경기를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 위주의 경기진행에서 오는
지루함이 없고, 모든 학생들이 치고, 달리고, 수비할 수 있는 형태로 수업의 참여율이
높으며, 전략적이고 빠른 순환식 수업이 가능하게 된다. 많은 체육선생님들이 선호하는
스포츠교육모형을 적용하여 수업을 설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우레탄 소재의 방망이와 12인치 크기의 우레탄 소재의 물렁물렁한 공을 사용하고 있어
글러브 없이도 공을 잡을 수 있는 장점으로 글러브 구입 등의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도 있다.

                                                                


본교에서는 세 팀으로 나누어 경기팀(2팀)과 기록 및 경기운영팀(1팀)으로 분리하여 운영하였고,
매 경기가 끝나게 되면 팀을 순서대로 바꾸게 되어 골고루 경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실력 차에 따른 타격기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매 이닝은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한 팀의 타자들이 모두 돌아가며 한 번씩 타격을 하면 한 이닝이 끝나게 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수업 초기에는 경기규칙이나 방법 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지만, 학생들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면서 수업의 중점을 공격전략(타순이나 타격방향 등)이나, 수비전략
(수비수 위치, 상황에 따른 조치방법 등)으로 옮겨, 팀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슬라이딩 금지, 태그 금지, 타격 후 방망이 던지기 금지 등의 규칙을
세워 엄격하게 지도하여 안전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였다.  

티볼에 대한 규칙이나 지도방법은 한국티볼협회(http://www.teeball.or.kr/)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참고할만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협회에서는 티볼의 저변확대를 위하여 초․중등 교사
대상 강습회를 무료로 개최하고 있다. 게다가 참가교에는 티볼 세트도 제공한다고 하니 선생님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또한 정기적으로 초․중학생 경기도 있어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시킬 수 있다.

끝으로 티볼 수업을 회상해 보면,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신체활동을 하며,
그 내부에서 전략을 짜며, 팀웍을 발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행복한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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