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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매트 위를 적시는 땀방울이 아름다운, 레슬링 명문 학교를 만나다


이번 ‘학교운동부’는 학생들의 지금 당장의 성적 보다는 미래를 위해 기본기에 집중한다는 코치님,
같은 부원들과 몸을 맞대며 땀 흘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좋다는 학생, 이들이 만들어가는 27년 전통의
레슬링부 명문학교 ‘중랑중학교’를 찾아갔습니다
.



Q. 김영진 코치님은 어떻게 중랑중학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중랑중학교와의 인연은 학생 때부터 입니다. 저 역시 중랑중학교를 졸업했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2000년 초에 왔다가 한 6개월 정도 코치로 활동했구요,
잠시 타학교에서 코치 활동을 좀 하고, 2001년 12월에 다시 중랑중학교에 발령 받게 되었습니다.

Q. 코치님께서 지도자의 길을 걸어야 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의 경우에는 대학시절 무릎이 좋지 않아 선수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내가 아니라도 나의 제자들을 훌륭하게 키워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모교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 역시 저를 좋아하는 과정에서
지도자에 대한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되고 있습니다.

Q. 레슬링부에 대한 소개와 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 말씀부탁드립니다.

중랑중학교의 레슬링부는 1982년에 창단되었습니다. 27년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레슬링 명문 중학교죠. 저 당시에만 해도 저와 같은 학년에 16명이 있는 규모 있는 부서였는데요,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이 낮아져서 그런지 현재는 3학년 2명, 2학년 7명, 1학년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현재는 시즌이 아니라서 새벽에 훈련을 하지 않고 있지만,
보통의 경우 6시 40분 정도에 등교해서 7시부터 기초체력 위주의 새벽 훈련을 진행합니다.
식사 후 8시 40분부터 3시까지 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후 5시 반에서 6시까지
전문적인 기술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Q. 레슬링부 학생들의 경우 정규 수업을 모두 듣고 있나요?

시합을 앞두고는 중량 조절 및 컨디션 조절을 위해 4교시까지만 듣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업에는 들어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운동부 내에서는 성적에 크게 관여를 하지 않는 편이며, 시험 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학기기간에 레슬링부 학생들을 위해 주로 못 따라가는 과목 위주로 보충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레슬링부 학생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한 코치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아이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본기와 반복훈련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업어치기를 10번 한 학생보다
100번 한 학생이 더 잘하기 때문에 반복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죠.

Q. 정신적인 부분의 강화를 위해 코치님께서 학생들과 주로 어떠한 대화를 하시나요?

우리 학생들이 시합 나가서 다른 선수들보다 잘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지만,
그 보다는 훈련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할 때 학생들을 혼내고 있습니다.
시합에 졌다고 해서 혼내거나 그렇지는 않죠. 본인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시합도 지려고 나가지는
않으니까요.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운동을 시작한 이상, 코치, 학교를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
모두 본인을 위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나중에 너희가 레슬링 선수를 계속해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선생님 이름, 부모님 이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너 혼자만의 금메달이다.
코치, 학교를 위해 운동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운동을 해라’ 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죠.

Q. 레슬링부의 최근 성적은 어떤가요?

최근 대통령배에 출천 하여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각각 1개씩 획득했습니다.
올해는 3학년 선수들이 2명밖에 없는 관계로, 전국대회 종합 3위 밖에 못했지만,
작년에는 거의 다 휩쓸었죠. 그렇기 때문에 중랑중학교는 전국에서도 명문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Q. 레슬링이 축구나 야구에 비해 인기 있는 운동은 아닌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부분은 어떻게 이야기해주고 계신지요?


저 역시 레슬링을 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든, 레슬링 했다고 하면 오히려 다시 새겨보게 되죠.
레슬링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 해주면서,
 ‘솔직히 너희들이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이 어찌 보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이런 정신력을 가지고 있으면 사회에 나가서 어디서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죠.


체중조절 할 때는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나중에 커서 레슬링 학생을 육성하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레슬링부 주장 정승한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Q.정승한 학생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3학년 정승한입니다. 레슬링은 1학년 9월부터 레슬링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레슬링을 하고 싶어 어머니께 말씀드렸는데,
공부를 더 하기를 원하셔서 잠시 포기하고 있다가, 다시 운동이 하고 싶어서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께서 운동을 하는데 많은 지원을 해주고 계세요.

Q. 운동보다 레슬링의 어떤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드나요?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친구, 후배와 서로 몸을 맞대고, 땀을 흘리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레슬링의 매력인 것 같아요.

Q. 레슬링을 하면서 제일 힘든 건 무엇인가요?

운동을 할 때도 힘들긴 하지만, 시합 전 체중 감량할 때가 제일 힘들어요.
먹을 것을 조금씩 줄여가며, 체력훈련 위주로 훈련을 하며,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중 조절을
하게 되는데요, 그 때는 상당히 예민해지기 때문에 어떤 때는 말만해도 짜증날 때가 많아요.

체중 감량할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요. 오직 오늘은 체중을 얼마나 빼야겠다 라는
생각만 하기 때문에 수업에도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Q. 운동을 하면서 수업 듣는 것은 어떤가요?

수업이 재미있을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어요. 좋아하는 과목의 경우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열심히 하는 편이기도 해요.
체육하고 일본어, 국어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일본어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한다는 것 때문에
더욱 끌리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요?

앞으로 대학교 졸업 후 학교에서 지도자로서 활동하고 싶어요. 현재 주장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는데요, 후배들을 가르치고, 그 후배들이 저에게 고마움을 건네는 것이 좋아서요.


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계속 낮아져서 학생수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지만,
언젠가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를 배출하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며 수줍어하시는 코치님과
매트가 땀으로 가득 찰 정도로 격한 운동을 하며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중랑중학교의
레슬링부 였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상 레슬링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겠죠?
언제나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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