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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겨울에도 페달을 돌리자”- 사이클 실내 연습장 인기몰이

#“겨울에도 페달을 돌리자”- 사이클 실내 연습장 인기몰이

#임건엽기자

 

 

 

 

 

 

11월들어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부쩍 추워진 듯 거리가 휑하다. 항상 자전거를 타고 나온 사람들로 붐비던 한강 자전거도로도 썰렁하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전거는 비가 내리거나 겨울이 되면 즐기기 쉽지 않은 운동 중 하나이다. 프로 사이클 선수들은 운동을 며칠만 쉬어도 기량 저하로 이어지므로 날씨가 좋지 않아도 자전거를 타야 한다. 이에 실내에서도 자신의 자전거를 이용하여 운동할 수 있는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인 ‘롤러’(외국에서는 ‘터보 트레이너’라 부른다)가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롤러는 자전거에 관심이 많은 소수의 동호인이나 선수들의 실내훈련용으로 샀다. 하지만 현재는 자전거 동호인을 대상으로 롤러만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로라방’(사이클 실내 연습장)이 많이 생기면서 롤러는 동호인에게도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롤러의 대중화로 만들어진 로라방

롤러는 자전거 고정방식에 따라 분류하는데, 뒷바퀴를 고정하여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을 ‘고정롤러’라 한다. 자전거를 고정하지 않은 채 강도보다는 자유롭게 롤러 위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자세교정에 도움이 되는 것을 ‘평롤러’라 한다.

 

 

 

▲ (상)평롤러 (하)고정롤러 Ⓒ 임건엽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방식을 적용하여, 실제 거리가 촬영된 영상을 보면서 도로의 상태(경사도, 노면 등등)에 따라 저항 방식이 달라지는 스마트 형식까지 출시되었다. 이런 스마트롤러 출시로 인해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도 마치 밖에서 타는 느낌을 받아 실내에서 탄다는 답답함과 지루함이 사라졌다. 롤러의 기술발전은 동호인이 롤러에 흥미를 느끼며, 친숙해지는데 한몫하였다. 또한, 가상현실의 캐릭터와 롤러가 연결되어 페달에 가해지는 힘 만큼 움직여서 마치 게임을 하듯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즈위프트’는 롤러 대중화의 일등공신이다.

 

 

▲ 즈위프트 화면 Ⓒ 임건엽

 

실내로 모여드는 사이클 동호인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추위로 한산해진 자전거도로와 달리 난방이 아닌 선풍기를 틀며 열을 식히는 로라방(사이클 실내 연습장)은 사이클 동호인들로 인산인해다. 유명한 로라방은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처음부터 로라방이 인기 있었던 건 아니다. 전문 로라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로 그전에는 자전거 전문판매점에서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2~3개의 롤러를 매장에 두고 고객들만 이용하거나 겨울에도 훈련을 원하는 클럽 동호인들이 따로 장소를 마련하여 모여서 운동하는 정도였다.

 

 

 

▲ 마음이 맞는 동호인들끼리 모여서 만든 로라방 Ⓒ 임건엽

 

2015년부터 점차 증가하는 자전거 인구와 자전거대회로 좀 더 자전거를 잘 타고 싶어 하는 동호인들의 수요에 맞춰 로라방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롤러를 구매하여 집에서 혼자 훈련하는 사람은 훈련의 방향성을 잡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지루함이 커져서 며칠 뒤에 롤러를 중고로 팔거나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다. 로라방은 혼자 타는 지루함을 여러 사람과 함께 목표의식과 경쟁의식을 같이 느끼게 해준다. 기본적으로 샤워장과 훈련 코치 및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로라방은 보통 은퇴한 프로 사이클 선수가 운영하므로 신뢰성과 전문성이 보장된다. 매년 겨울이면 같은 로라방에서 운동을 하는 오민우(로라방 이용자) 씨는 로라방 장점에 대한 질문에 “전문기술인 있는 코치가 있어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과 같은 동호인들끼리 모여서 타므로 실내에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라고 대답하였다. 로라방은 다양하다. 롤러를 타면서 자세교정 및 자전거 피팅과 분해정비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기도 하고 헬스장처럼 근력운동 기구와 함께 롤러를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고급 자전거 한 대 가격 정도인 파워미터(사람이 자전거 페달에 가하는 힘의 수치를 측정하는 기계)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요소도 동호인들을 로라방으로 불러들인다.

 

 

 

▲ 소규모에 속하는 기본만 갖춰진 로라방 Ⓒ 임건엽

 

새로운 자전거 문화

사이클 동호인 대상으로 로라방이 성행하면서 로라방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났다. 야외에서만 개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자전거대회를 실내에서 고정된 롤러를 이용하여 실내 자전거 경기를 개최하기도 하고, 사이클 관련 강의 장소로도 사용된다. 자전거 용품 기업들은 로라방을 판촉행사 장소로 마케팅활동을 한다. 밖에서만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추운 겨울 로라방으로 모이면서 로라방을 운동도 하고 자전거정보에 관한 교류의 장으로 만들었다.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사랑방이자 훈련장소인 로라방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콘텐츠를 더 생산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