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운동 동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인조잔디 운동장, 이대로 괜찮은가

#운동 동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인조잔디 운동장, 이대로 괜찮은가

#엄세훈기자




축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4년 562,226 →2015년 596,853, 34627명 증가) 동호인들은 대부분 인조잔디구장이 있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축구를 한다. 정부는 학생들의 체육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17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해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인조잔디에서 중금속인 납과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백 배를 초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드러났다.


JTBC는 2014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국 1037개 초중고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 물질을 점검한 결과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중금속인 납의 경우, 8곳 중 1곳꼴인 총 133개 학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인조잔디의 납 허용 기준은 1kg당 90mg이나 충북 가덕초등학교의 경우 무려 11000mg을 넘는 납이 검출됐다. 발암물질인 벤조피렌(폐암 유발)의 경우 총 43개 학교에서 검출됐다. 가장 심각한 곳은 포항 동지고등학교로 기준치의 473배였다. 



▲ JTBC가 분석한 보도 내용과 학교 명단(출처: http://news.jtbc.joins.com/Etc/NewsNotice.aspx)



이런 유해물질들은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아이들,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코와 입, 피부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장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벤조피렌은 폐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고, 납은 중추신경 계통에 많은 영향을 일으키는 물질이다”며 “유해물질 노출이 최근에 와서는 학업 성적 성취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왜 벌어진 걸까. 폐타이어는 인조잔디 운동장의 충전재인 고무칩 자재로 쓰인다. 고무칩은 잔디가 눕지 않도록 탄성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인조잔디를 만드는 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 폐타이어를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수입된 페타이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재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2010년 인조잔디에 관한 한국표준규격(KS)이 제정되기 전에 폐타이어 등을 갈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처: JTBC 누리집



기준치보다 적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인조잔디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단국대학교 예방의학과 하미나 교수는 “발암물질이 조금이라도 인체에 노출이 되면 그 양만큼 건강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외국 분위기는 다르다. 미국같은 경우 기준치 이상이 검출되면 즉시 철거한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143개의 우레탄 트랙 성분을 조사한 결과 서울 51개 학교의 기준치를 30배 초과한 납이 나왔다. 납은 지능지수, IQ를 낮추거나 아니면 ADHD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나온 학교는 전국의 1767개. 전국에 있는 중금속 트랙을 모두 교체하려면 14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된 건 680억 원 뿐. 내년 상반기까지 교체를 완료한다는 교육부의 계획은 실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장평중학교에서 축구하기를 원하는 동호인들



서울 장평중학교는 납이 573mg으로 기준치보다 6배 초과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동호인들은 현재 이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상당수 동호인들과 학생들이 납과 발암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인조잔디 운동장에 노출돼있다.


독일 7부 리그 팀인 마을의 클럽에서 축구를 익히며 16골로 월드컵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한 클로제, 잉글랜드 8부 리그 팀인 스톡스 브릿지 파크 스틸스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레스터 시티로 이적한 뒤 빛을 본 제이미 바디. 이 둘은 지역기반의 생활체육 리그를 통해 월드스타 반열에 들어섰다. 통합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와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2017년부터 프로 축구와 아마추어 축구를 아우르는 한국형 축구리그 디비전 시스템(승강제)을 도입한다고 한다. 그 첫 단추로 142개 시·군·구, 852개 생활축구클럽이 참가하는 최하부 리그인 기초리그를 2017년도에 운영한다. 쉽게 말해 K4리그다. 2033년까지 K7리그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부분의 경기는 인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앞으로의 생활체육 정책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인조잔디 운동장과 중금속 트랙에 대한 교육당국의 빠른 후속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