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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의 공적, 도핑

#스포츠의 공적, 도핑





한 선수가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하고 팀 버스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도핑 검사관이 찾아와 버스의 문을 두들긴다.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던 선수는 급하게 수액 봉지를 찾아 본인 팔에 수액 주사를 놓는다. 이 장면은 사이클 황제였던 랜스 암스트롱의 실제 이야기로 구성된 영화의 이야기 중 혈액도핑을 피하기 위한 모습이다. 


고환암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TDF)에서 7년 연속 우승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은 2012년 공식적으로 그의 도핑 사실이 확인되면서 하루아침에 스포츠 영웅은 사기꾼이 되어버렸다. 스포츠에서 도핑은 현재까지도 도핑을 몰래 하는 자와 그것을 막는 자의 추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도핑이 특정 약물이나 혈액으로만 행해졌지만, 최근에는 기계를 이용한 도핑까지 발견하여 수많은 스포츠팬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달콤한 유혹이지만 죽음으로까지 갈 수 있는 도핑의 종류





Ⓒ 임건엽 기자



투르 드 프랑스에서 제일 험난한 오르막 구간인 알프 듀에즈(Alpe d'huez)의 1997년 1등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약 20년간 사이클 기술의 발전과 과학적인 훈련방법들도 깨지 못한 기록의 주인공은 마르코 판티니 ‘이탈리아 해적’이라 불렸던 사이클 영웅이다. 하지만 그는 2004년 코카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였다. 2013년 미국 유명 TV 프로그램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랜스 암스트롱은 1900년도 후반 대부분 사이클 선수들은 도핑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1997년 마르코 판티니의 깨지지 않는 1등 기록도 도핑의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미 고인이 되었기 때문에 의혹만 남아있다. 현재 밝혀진 도핑의 방식은 약물, 혈액, 기계가 있다.



1. 약물 도핑

약물 도핑은 알약으로 복용하거나 액체로 된 것을 주사기로 신체에 투여한다. 스포츠에서 허락되지 않는 금지약물은 원래가 치료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약물이 대다수이다. 무좀이나 습진 치료제의 주성분인 합성 스테로이드를 뜻하는 동화작용제는 단백질의 생성 및 합성을 촉진해 신체의 근육을 증진하게 시키지만 부작용으로 급성 심장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금지된 약물의 개수는 311개이다. 다음으로는 랜스 암스트롱이 했던 도핑인 펩타이드 호르몬 및 성장인자제이다. 신체에 적혈구 생성을 자극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것과 관련되어 사이클과 같은 유산소 능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에서 많이 발견되었으며, 금지된 약물의 개수는 223개이다. 


이외에도 각성효과를 내는 베타-2 작용제와 단백질 합성에 사용되는 호르몬 및 대사 변조제가 있다. 약물 도핑의 은폐제로 사용되는 이뇨제 및 기타 은폐제는 소변량을 증가시켜 체내에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하여 부종이나 고혈압 치료에 사용된다. 이러한 이뇨제의 특성 때문에 스포츠에서는 도핑 은폐제로 사용되지만, 체력을 저하하는 부작용이 있으며, 금지된 약물의 개수는 1,129개이다.




▲ 경기 직후 도핑 검사를 받으러 가는 선수의 장면 Ⓒ Graham Watson



2. 혈액 도핑

신체의 무게 중 약 8%를 차지하는 혈액의 구성은 다양하다. 그중 산소 운반 능력과 관련된 적혈구 수와 헤모글로빈 수치는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산소 섭취 능력이 향상되어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스포츠에 도움이 된다. 혈액 도핑은 산소 섭취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몸에 피를 수혈받는 방법이다. 헌혈처럼 생각하면 부작용이 없는 도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자가 수혈은 고강도 훈련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에게 체력저하 등 훈련 부담을 가져올 수 있으며, 타인의 피를 이용한 혈액 도핑은 혈액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또 한 부작용으로는 과도한 적혈구 증가로 심장의 손상이나 뇌경색까지 올 수 있는 위험한 도핑이다.


3. 기계 도핑

2016년 2월 스포츠 도핑의 역사가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도핑의 범위가 약물이나 혈액으로 한정됐지만 2016 세계 사이클 크로스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여성 선수가 자전거 내부에 작은 모터를 장착하여 대회에서 기계의 힘을 빌린 것이 발견되어 새로운 도핑 방법인 기계 도핑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전에는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기계 도핑이 공식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후 여러 국제 사이클 대회에서는 태블릿 PC를 이용하여 대회에 사용할 자전거 주변에서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기계 도핑을 근절하고자 하였지만 최근 프랑스 스포츠 매체인 '프랑스TV스포츠' 'STADE2' 프로그램에서 기획 제작한 기계 도핑 특집 프로그램에 의하면 기계 도핑은 전자파로는 잡히지 않고 실제 레이스를 하면서 열 감지기로 측정되는 열로 판단해야 한다며,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계 도핑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기계 도핑에 사용된 소형 모터는 약 2만 유로(약 2,500만 원), 바퀴 내부에 네오디뮴 자석을 설치하여 전자기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전자기력 도핑은 최소 20만 유로(약 2억5천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유럽의 스포츠 매체에서는 이런 기계 도핑이 가격 부담은 있지만, 프로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인 일반인들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여 새로운 도핑과의 싸움의 시작을 알렸다.


스포츠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핑 전쟁

스포츠에서의 공식적인 도핑은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도핑과 도핑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즉, 생명과학 발전에서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도핑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이자 선수의 생명을 빼앗기 때문에 척결되어야 할 대상인 건 확실하다. 스포츠에서 도핑이 시작되면서 과도한 약물 복용으로 사망하는 선수나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져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이에 스포츠에 실망하는 스포츠팬들이 발생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99년 도핑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설립하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잦은 사전 도핑검사로 출전 선수들의 불평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올림픽 기간 중 가장 적은 도핑이 적발되어 깨끗한 올림픽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국제대회에서 세계반도핑기구는 스포츠 공정성을 위해 도핑과 전쟁 중이다.





▲ 한국도핑방지위원회 홈페이지 / (http://www.kada-ad.or.kr)




국내에는 종목별로 자체검사와 소변검사로만 이어지던 도핑검사가 2016년 4월부터 한국도핑방지원회(KADA)가 중심이 되어 도핑 검사를 주관하게 되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선수 중 이상 징후를 보이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채혈까지 하게 된 것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4월에 시행된 국내 프로선수 채혈 검사의 결과가 4월 안으로 나올 것이라 밝혔다. 추후 검사 결과가 나온다면 결과에만 반응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스포츠 환경의 발전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핑과 싸우는 사람들과 달콤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 땀을 흘리는 선수들의 응원하고 관심을 가지는 스포츠팬들의 확대야말로 도핑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이다.



참고 사이트

1. 한국도핑방지위원회, (http://www.kada-ad.or.kr)

2. UCI, (http://www.uci.ch)

3. FranceTvSport, (http://www.francetvsport.fr/stade-2)

4. Cyclingweekly, (http://www.cyclingweekly.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