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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출연하는 광고 감상법

                                                                          글 / 김기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조교수)


삼성 하우젠 에어콘이 김연아 선수 덕을 톡톡히 본 듯하다. 지난 여름 김연아 선수의 광고
출연 이후, 대당 가격이 4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까지도 전년 대비 매출이 40%이상
늘었다니 말이다. 사실 김연아 효과를 본 광고주들이 어디 삼성 하우젠 뿐이겠는가. 대충
생각해도 떠오르는 광고가 줄잡아 대여섯 개는 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스포츠 스타의
광고출연은 어떠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광고는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이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제품홍보를, 선수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소통 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즉, 광고주와 선수 상호간의 "소통의 목적"이
맞아 떨어졌을 때 광고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주와 스포츠 스타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 기업의 입장

기업의 입장에서 고려할 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스포츠 스타가 자사 제품의 고객층에
매력적인 인물인지를 확인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유명하다는 것과 매력적이라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선수라 할지라도 자사의 고객층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지 못한다면, 고액의 광고 출연료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어 질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스포츠 스타는 그 자체로
또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문화적 아이콘이다. 따라서 각각의 운동선수는 그들 특유의
"느낌"과 "메시지"를 끊임없이 표출하고 있다. 악동의 느낌이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꿈과
희망을 의미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광고주 입장에서는 선수가 표현하는 느낌과
메시지가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의 고객층에 적합 하다고 판단될 경우 매력적인 선수라 할
수 있을 것 이다. 따라서 무조건 유명한 선수를 고르기 보다는, 제품의 주 고객층이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 이다.

➤ 선수의 입장

스포츠 스타의 입장에서 바라본 광고 역시 대중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이는 광고에 나오는
제품에 대한 소통을 의미하기 보다는 선수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전달 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수의 입장에서도 제품의 특성, 또는 전반적인 광고의
 제작방향이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잘 맞지 않는 제품의 광고에 출연했다가 기존에 형성된 긍정적인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광고출연을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분별없는 광고출연 또한 지양해야 한다. 과도한 광고출연은 다양한 제품에서 전이되어 오는
제각각의 이미지로 인해 선수 고유의 이미지를 퇴색시킬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들에게 (사실이든 아니든) 돈만 밝히는 속물 이미지를 심어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철저히 계획되고 균형 잡힌 광고출연이 바람직 할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출연하는 광고는 그 수가 적지는 않지만, 기업의 매출과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기업과 선수
모두가 Win-Win하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쪼록 기업과 선수, 그리고 대중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소통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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