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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키장의 지문인식 시즌권 시스템 “문제 있다.”








글/이원주






“혹시 여러분은 스키장 지문인식 시즌권 시스템의 문제점을 아시나요?”



출처: free digital photos plus net



 얼마 전 중년의 여성이 “억울하다, 꼭 알려야 할 사실이 있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다짜고짜 스키를 좋아하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그렇다면 “이 사실을 꼭 알아야 한다.”며 최근 바뀐 스키장 지문인식 시즌권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지문인식 시스템 도입 배경


스키장은 시즌권 양도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기존의 시즌권은 카드형식으로 본인의 사진이 포함되어있어 리프트를 탑승할 때 이를 직원에게 보여주면 통과되는 형식이었다. 스키장 특성상 모자, 고글 그리고 마스크 등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리프트 관리 직원들은 불법으로 시즌권을 양도받은 사람들이라도 사진을 보고 쉽게 구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스키장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즌권 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한 장의 시즌권이라도 더 팔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지문인식 시스템의 문제점


 아직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비자들은 이 사실에 무덤덤한 반응이다. 하지만 개인의 생체정보인 지문을 수집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먼저, 지문은 매우 민감한 생체개인정보로 국가나 공공기관도 법률적인 근거 없이 수집, 보관, 전산화 할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결과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2011년 공익근무요원의 출퇴근 기록을 위해 지문을 수집했던 사례와 2014년 한 고등학교의 초과수당 관리를 위해 지문을 사용했던 사례는 신체정보에 대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사실상 웹상에서 약관을 정독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게다가 지문 수집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문 등록을 거부하면 시즌권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스키장 시즌권 이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즉, 스키장에서는 개인에게 지문 등록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키장별 정책


 휘닉스파크, 웰리힐리 파크, 곤지암 리조트 정도가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휘닉스파크는 얼마 전 항의 전화로 지문인식 거부 시즌권 구매자에게는 별도의 본인확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미 약관에 동의하고 지문 인식 시즌권을 구매한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있다.


웰리힐리 파크는 약관 ‘제 8조 기타’ 1항에 고객의 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도난, 분실, 누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시즌권은 교부후에 사고나 기타 불가피한 사유로 개인정보 중 일부가 공유될 수 있습니다.”라고 예외 조항을 만들어놓아 ‘사고’로 인한 개인 정보 누출은 책임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반면, 양지 파인리조트의 경우 아직 지문 수집은 도입되지 않았지만 믿을 만한 개인정보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정보 사용 목적 변경은 고객의 동의가 필요하고 언제든 요구하면 개인정보를 폐기할 수 있다.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시즌 종료 후 즉시 개인정보는 파기된다.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그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분별 있는 소비를 지향해야 한다. 스키장 지문인식 시즌권 구매자를 포함하여 모든 소비자들은 항상 약관을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가져야하고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