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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축구하는 여자를 다시 보자

 

 

 

 

 

글/김진엽

 

 

출처: 한국여자축구연맹

 

 

 과거 축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축구가 시작된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남자 축구대회는 1921년 처음 개최됐지만, 여자 축구는 1946년에 국내 최초 여자축구팀이 창단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미 유럽은 물론 일부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여자 축구가 성행했지만 유독 대한민국에서의 여자 축구는 발전이 더뎠다.

이유는 간단했다. 학부모들의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시아버지 밥상을 발길로 차버리게 할 것이냐'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학생들이 즐겁게 경기를 하는 것을 본 후 반대했던 학부모들이 서서히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첫 대회에는 무학여중, 중앙여중, 명성여중 총 세 팀이 참가했는데, 무학여중이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축구와는 다른 규칙이 있었는데, 바로 가슴으로 오는 공은 두 손으로 막아도 핸들링 반칙으로 간주하지 않은 점이다. 이후 여자 축구는 5개 팀이 창단되며 상승곡선을 탔으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소멸하고 말았다.

 

하지만 소멸 36년 만인 1985년 축구협회 직할팀으로 여자축구단이 탄생했다. 이후 1990년도에 최초의 여자대표팀이 출범했다. 이후 WK리그가 생기며 본격적인 여자축구가 시작됐다.

 

 

출처: 한국여자축구연맹

 


 WK리그는 여자 축구의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2009년에 탄생했다. 고양 대교 캥거루스,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충남 일화 천마, 서울시청 아마조네스, 부산 상무 등 총 6개팀으로 출범하였다.

 

 이후 2011 시즌을 앞두고 충북 스포츠토토와 전북 국민체육진흥공단(전북 KSPO)가 창단되면서 8개팀으로 리그를 치르게 됐다, 리그 출범 초대 챔피언은 대교 캥거루스가 차지했다.  2011 시즌과 2012 시즌에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리그 4년동안 3차례 우승하는 등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현재 WK리그는 대부분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며 총 7개 구단이 있다. 전 구단이 홈구장을 정하여 홈 앤드 어웨이를 전면 시행한다고 하였으나 부산 상무의 경우 연고지가 아닌 보은에서 홈경기를 치룬다. 대교의 경우 연고지를 고양에서 이천으로 옮겼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또한 전북에서 화천으로 연고지를 옯겼다.

 

그러나 여자축구와 WK리그의 현실은 냉혹하다. 아직도 국내에는 ‘여자가 축구를?’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지난 6월, 한국여자축구는 지난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며 새 역사를 썼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였다. 한국여자축구 발전에 한줄기 희망을 본 것이다.

 

 

 

출처: 한국여자축구연맹

 

 

 한국여자축구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자축구 인구수는 5,500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경우, 865만 명으로 한국 인구에 약 1600배 많다. 축구를 하는 인구수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니 축구의 질이나 인프라가 열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여자축구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엘리트 중심의 한계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인식의 문제도 있다.  ‘축구는 남자가 하는 운동’이라는 사고방식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축구하는 여자’를 본다면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여자축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날을 꿈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시작은 WK리그를 보러다니며 여자축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익숙해지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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