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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 그리고 1승의 꿈

 

 

 

 

글/이원주

 

 

 

 

 

 3경기 1득점 32실점. 초라한 성적표이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충청북도 청주시 한 시골마을 교원양성 종합대학인 한국교원대학교의 축구부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먼지바람이 휘날리는 운동장에 모인다. 주간의 수업이 다소 많아 피곤하지만 우렁찬 기합소리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1987년 팀 창단 이래로 전패의 기록을 이어가는 그들은 만년 꼴찌이다. 선수들은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 시절부터 선수생활을 한 엘리트 축구 선수들을 이기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 매년 30점 가까이 실점하며 동네북 신세를 면하지 못하지만 지난 28년처럼 올해도, 내년에도 그들은 도전은 진행 중이다.


 교원대학교 축구부는 1~3학년의 체육교육과 학생들이 주축이다. 4학년에 올라가면 교원 임용고사를 위해 학업에 매진하기 때문에 운동에 매진할 여력이 없다. 졸업 후 프로 축구선수가 아닌 체육교사가 되는 그들에게 그날의 경기들은 가슴 뛰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알아봤다.

 

 

‘이기고 싶다’


 2014년 주장을 역임했던 이도경(4학년)은 아직도 여름날의 추억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작년 춘계연맹전에서 3패 32실점을 기록했지만 후배들과 그라운드를 누비며 학창시절 동경해왔던 축구선수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도경은 “지금은 교원 임용고사를 위해 매일 같이 도서관에 출근 하지만 아직도 후배들이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며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언젠가 1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교원대학교 골문을 지켰던 졸업생 문형진씨(청주 옥산중학교)는 아직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의 기록은 총 8경기 출전 79실점. 그는 그때의 기억을 이렇게 전했다. “매 경기 실점 뒤 더 많은 골을 내주지 않기 위해 공을 끌어안고 공을 뺏으려는 상대에게 주지 않았던 순간은 돌아보면 참 웃음이 난다.” 며 “다른 대학의 파상공세에 수많은 골킥을 찰 수밖에 없었고 너무 많은 킥으로 둘째 날부터 골반이 움직이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며 추억을 곱씹었다.

 

2008년 한국교원대학교 축구부의 첫 승리?
 없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3분경 코너킥을 얻은 상황. 키커에는 당시 3학년 박성일씨(광주 일곡중학교)는 강한 킥으로 골대에 붙여주었는데 때마침 바람과 함께 볼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모두가 어리둥절했지만 선제골에 우승한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전설처럼 교원대 축구부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축구부 제공

 

 

지독한 골 가뭄, 그리고 단비
 한국교원대 축구부는 늘 골 가뭄에 시달린다. 사실 순수 아마추어가 대학 엘리트 선수들을 상대로 골을 넣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 해 열렸던 추계연맹전(2014년) 한국국제대와의 경기에서 구건우(3학년)의 득점은 6년 만의 쾌거이다. 비록 그 경기에서 11실점을 했지만 교원대 축구부는 우승한 것 마냥 기뻐했다.  구건우는 장학금 100만원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역시 노력은 실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매일 같이 주간에는 수업을 야간에는 축구부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한국교원대 선수들은 모두가 단결하여 너무도 값진 ‘한 골’을 성공 시켰다.


 한국교원대학교 축구부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리즘에서 비롯된 스포츠 애호주의를 잘 보여준다. 그들은 승패와 관련 없이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고 서로를 독려한다. 그들의 불굴의 도전 정신은 훗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스포츠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기 충분하다. 게다가 그들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아마추어로서 선수 생활의 경험은 교사가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기대된다.

 

 

출처 : 한국교원대학교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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