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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코트 위의 감독’ 가드에 웃고 운 2014-2015 KCC프로농구

 

글/조승윤

 

 

 

 

  2014-2015 KCC프로농구가 약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여러 가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흥미로운 경기가 속출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팬들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안기고 막을 내렸다.
 2014-2015 프로농구를 요약하자면 ‘가드에 울고 웃었다’고 할 수 있다. 시즌 개막 전, 한국 농구는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여러 차례 국제대회를 경험하면서 가드의 역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외국인 선수나 빅맨 위주로 집중되었던 시선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 4월4일 원주 동부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슛 시도하는 양동근 선수 (사진=KBL 공식홈페이지)

 

 사실 가드, 정확히 말하면 포인트가드의 역할은 야전사령관이라고 불릴 만큼 항상 중요했다. 2014-2015 프로농구 통합 우승팀인 울산 모비스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울산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의 지휘 아래 조직력과 강력한 수비력이 강점이지만 이것이 가능한 데는 양동근이 있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비시즌 기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경기에 출전하면서 평균 35분에 육박하는 시간을 소화했다. 출전 시간에서 볼 수 있듯이 양동근은 팀의 주축이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양동근

(정규리그)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3456

11.76

4.9

1.8

1.5

※ 양동근의 2014-2015 정규리그 성적

 

 

 양동근의 가치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더 빛을 발했다. 심지어 정규리그보다 출전 시간이 더 늘었고 평균 득점은 20점에 육박했다. 가드는 팀을 리딩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역할이 더 많다고 한다. 그러나 양동근은 보이지 않는 활약과 더불어 눈에 보이는 활약까지 선보이며 팀을 3시즌 연속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기간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플레이오프

3819

18.20

4.4

0.6

1.8

챔피언결정전

3627

20.00

4.8

0.8

2.3

※ 양동근의 2014-2015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 성적

 

▲ 3월12일 6강PO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이승현 선수와 볼 경합하는 김시래 선수(사진=KBL 홈페이지)

 

 모비스뿐만 아니라 상위팀에는 수준급 가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즌 초반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중후반부터 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한 창원 LG에는 김시래가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에는 김시래의 활약이 있었다. 정규시즌 51경기를 소화한 김시래는 평균 9.41득점, 4.7어시스트, 1.1 스틸을 기록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0경기 동안 김시래는 정규시즌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그 결과 LG는 6강 PO를 넘어 4강 PO에서도 우승 팀 모비스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김시래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3458

14.90

5.7

1.1

2.0

※ 김시래의 2014-2015 플레이오프 성적

 

         220일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슛을 시도하는 김선형 선수 (사진=KBL 홈페이지)

 

 또한 이번 시즌은 아쉽게 3위를 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와 우승을 다투던 서울 SK의 상승세에는 김선형이 있었다. 인천아시아게임 대표팀의 일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세 시즌 동안 SK 상승세의 원인이었다. SK는 2012-2013 시즌부터 차례로 정규리그 우승, 3위, 3위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동안 김선형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기간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12-13

3139

12.08

4.9

1.7

2.0

13-14

3427

11.92

4.9

1.4

2.3

14-15

3316

11.45

4.0

1.5

2.3

▲김선형의 최근 3년간 정규리그 성적

 

 

 김선형은 신인 때부터 폭발적인 스피드, 화려한 드리블과 덩크슛으로 농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외곽슛이나 리딩 등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서서히 단점을 보완했고 이는 결국 SK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 왼쪽부터 서울삼성의 이정석 · 이시준 · 박재현 선수 (사진=KBL 공식홈페이지)

 

  반면 하위권 팀들의 가드들의 성적은 초라하다. 우선 최하위 서울 삼성은 ‘가드 왕국’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가드들의 활약이 저조했다. 최악의 활약을 보인 가드들로 인해 시즌 중반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를 고양오리온스의 이호현과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호현이 가세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이정석

2855

7.07

3.5

1.0

1.4

이시준

2418

6.20

2.5

1.8

1.0

박재현

2410

6.41

2.3

1.0

1.2

※ 서울 삼성의 2014-2015 정규리그 가드의 성적


 삼성 세 명의 가드들의 시간을 40분으로 환산했을 때 기록은 약 10득점, 4.2어시스트, 2스틸이다. 상위팀 1명의 가드가 하는 활약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그 결과 삼성은 수준급 외국인 선수와 신인 김준일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각종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 2015-2015 KCC프로농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박찬희(왼쪽) 김태술(오른쪽) 선수 (사진=KBL 공식홈페이지)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과 박찬희를 보유한 전주 KCC와 안양 KGC도 믿었던 가드의 부진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KCC는 하승진의 군 제대에 맞춰 상위권 진입을 노렸지만 좀처럼 부활하지 않은 김태술의 활약으로 9위에 머물렀다. KGC 역시 인천아시아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인한 오세근의 군 면제와 강병현의 가세가 겹치면서 우승후보로 점쳐졌지만 박찬희의 아쉬운 활약 속에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김태술

2657

6.25

3.7

0.9

1.6

박찬희

2835

8.76

4.3

1.6

1.9

※ 김태술, 박찬희의 2014-2015 정규리그 성적


 

 

 ‘코트 위의 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포인트가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득점이나 어시스트와 같은 개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조율하고 경기를 리딩 하는 것이 포인트가드이기 때문이다. 
 상위팀들과 하위팀들의 차이는 경기의 30분 이상을 책임지는 포인트가드의 유무이다. 결국 가드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결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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