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정해륜
‘옷은 달랐지만 마음은 하나’
각양각색의 25가지 티셔츠가 잠실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휠체어를 탄 사람, 수화를 하는 사람, 신체 일부분이 마비 된 사람까지 다양했다. 하나같이 서로 다른 색깔의 티셔츠을 입고 웃고 땀 흘리며 자신들의 운동 능력을 뽐냈다. 2014 서울특별시 장애인 생활체육대회 현장 모습이다.
이날 체육관에는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에서 총 6,000여 명의 선수, 보호자, 자원봉사자가 모였다. 이날 ‘움직임은 곧 행복이다’를 주제로 한 서울특별시 장애인생활체육 사진공모전이 진행되어 일명 대포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기자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개회식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와 사회자가 함께 진행했다. 25개 자치구를 각각 소개하는데 한곳 한곳 소개가 될 때 마다 함성소리는 점점 커졌다. 시작부터 자치구별 신경전이 느껴졌다. 자치구 기수단의 입장 후 국기에 대한 경례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애도의 묵념이 있었다. 애국가는 시각장애인 합창단과 함께했다. 마지막으로 힘찬 개회식 선언과 함께 대회기가 하늘 높이 올라갔고, 본격적인 화합의 시작을 알렸다.
체육관 실내에서는 세 군데로 나누어 팔씨름, 보치아, 줄다리기가 진행 되었다.
뇌성마비인들의 스포츠인 보치아는 간단하게 흰색의 표적구를 던지고 그 공에 가장 가깝게 보내는 경기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OPEN 경기도 준비되어 뇌성마비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도 함께 참여 했다.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집중을 요하며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할 수 있어 흥미 있게 참여했다. 줄다리기와 팔씨름의 협동력과 힘 대결도 볼만했다.
숨 막히는 승부차기
다음 체육관을 나와 5인제 축구가 진행되고 있는 보조경기장을 찾아갔다.
강동구와 노원구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청각장애와 경도의 시각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준 높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전후반 10분의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고 각 팀 세 명씩 나와 승부차기를 했다.
승부차기 전 감독은 세 명의 키커를 선정해 주고 키퍼에게 다가가 살며시 주문했다. “앞으로 한발 나가면서 막아” 이해하지 못하자 몸으로 보여주며 지도해 주었다.
강동구가 먼저 찼다. 첫 번째 키커는 강동구 팀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던 선수였다. 결과는 역시 골이다.
노원구 첫 번째 키커 또한 성공 시켰다.
승부는 두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강동구는 성공시켰지만 노원구는 성공시키지 못했다.
마지막 키커로 강동구 키퍼가 슛을 했다. 결과는 성공
경기는 3대1로 강동구가 승리를 차지했다. 노원구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을 가릴 수 없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패배를 인정하고 강동구 격려하며 악수로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다음 체육관 내 6인제 배구가 진행되고 있는 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협응이 느린 지적장애인과 경력이 없어 배구 기술이 부족한 분들이 참여하다 보니 좌식배구의 규칙도 잘 지켜지지 않았고 랠리도 잘 되지 않았지만 공이 코트에 떨어지지 않도록 움직이고 네트를 넘기는 방식은 배구와 같았다. 경기가 끝난 참가자들은 모두 좌식배구를 흥미로워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배구경기장 옆에는 커롤링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조금 생소한 종목 이다.
소치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주목받았던 컬링을 변형하여 빙판이 아닌 체육관에서도 할 수 있도록 바퀴 롤을 달아
진행하는 경기 이다
강북구와 마포구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1대1 무승부,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다.
마포구가 선구로 첫 번째 시도는 중심부로 안전하게 보냈다.
강북구의 첫 번째 시도는 많이 벗어나고 말았다. 동점을 만들어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첫 번째 롤이 벗어나자
매우 아쉬워했다.
두 번째 시도 결과이다.
네 번째 시도 결과이다.
마지막 하나씩 남은 상황
마포구의 파란색 공은 더욱더 많이 들어왔고 승부는 많이 기울었다고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투구를 하게 된 박국자 할머니. 매우 신중한 표정이 역력했다.
롤은 할머니의 손을 떠났다
마지막 투구 결과다. 진줄 알았던 강북구의 마지막 투구가 가운데 공을 치고 중심부로 들어갔다. 결과는 강북구 승리. 정말 근소한 차이였다.
심판이 강북구 승리라고 외치자마자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모여들어 방방 뛰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투구 하나로 승리를 이끌어낸 강북구 박국자 할머니께서는 처음 해보는 경기임에도 정말 재미있고 가슴 졸이게 한다며 커롤링에 관심을 보이셨다.
이번 서울특별시장애인생활체육대회는 집밖으로 쉽게 나오는걸 어려워 하는 어르신, 장애인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스포츠로 하나되는 화합의 공간이었다. 각기 다른 25가지 색이 자연스럽게 조화된 하루였다.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인공에 맞춰 잘 비춰진 조명 -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0) | 2014.12.10 |
---|---|
여성 스포츠리더, 꿈을 위해 함께 내딛은 첫 걸음의 현장 (0) | 2014.11.25 |
‘우리랑 같이 운동해요’ - 스포츠 사회적 기업 (0) | 2014.11.25 |
이제 ‘노(老)는 물’이 달라졌다. (0) | 2014.11.25 |
“인체에 대한 이해와 트레이닝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AT트레이너 취업을 위한 Tip (3) | 2014.11.25 |